외형은 성장, 삼성 300조·LG 80조원대 등 연간 최대 매출
경기침체·금리인상으로 수익성 급감
올해 파운드리·전장에 집중할 듯

삼성전자, LG전자가 오는 6일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 각 사. 
삼성전자, LG전자가 오는 6일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 각 사.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 2022년 씁쓸한 성적표를 받아든다. 

외형적으로는 성장세가 예상되나 엔데믹 및 고금리에 따른 물가상승 여파 등으로 수익은 대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올해도 경기 침체 속에 금리 인상 지속으로 경영환경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양사는 각각 시스템반도체와 전장을 동력 삼아 한파를 감내할 전망이다. 

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는 6일 전후로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연간 실적만 놓고 보면 준수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취합한 증권사 전망치(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매출 305조402억원, 영업이익 46조136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9.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0.65% 줄었다. LG전자는 매출 84조4421억원, 영업이익 3조9340억원으로 관측됐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01%, 1.82% 증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물가와 금리, 환율이 일제히 올랐던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특히 연간 최대 실적을 거둔 점에 눈에 띈다.  2021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279조6048억원, 74조721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경영 환경이 악화된 가운데에도 신기록을 다시 경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분기 실적을 들여다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컨센서스는 매출 73조549억원, 영업이익 7조363억원이다. 전년도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그나마 매출은 4.59%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49.26%나 빠졌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컨센서스는 매출 22조8205억원, 영업이익 4470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6.59%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5.45% 떨어졌다. 

4분기 성장세가 둔화된 것보다 우려스러운 점은 수익성이다. 3분기 삼성전자 10조8520억원, LG전자 746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증권가의 전망대로라면 3개월 만에 영업이익이 35% 이상 급감하게 된다. 연말로 갈수록 경영 환경이 악화됐음을 시사한다. 

엔데믹 체제로 접어들면서 비대면·펜트업 수요가 사라졌다. 상반기 이후엔 고금리·고물가에 경기 침체까지 겹쳐 기존 매출마저 방어하기 녹록치 않았다. 소비 심리 위축→판매량 감소→반도체 재고 증가→전자·IT 재고 누적→수익성 악화가 꼬리를 물고 이어진 탓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이자 부담이 높아짐에 따라 가계 실질소득이 줄어든 소비자들이 지출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지출 우선 순위를 따졌을 때, 비용이 높거나 당분간 구입한 이유가 없는 것부터 제외되는데 가전, TV, 스마트폰, 노트북이 그렇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LG전자의 주력 사업도 타격을 입었다.

삼성전자가 전 세계 시장을 잡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는 계속 내리막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PC용 D램(DDR4 8Gb)과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128Gb) 고정거래가격은 각각 2.21달러, 4.14달러를 기록했다. 1년 만에 D램과 낸드 가격이 40%, 14% 떨어진 것이다. 고정거래가격은 기업 간 거래 가격이다. 고정거래가격이 떨어졌다는 건 완제품이나 제이터센터와 같은 IT 투자가 줄고 반도체 재고는 누적됐음을 의미한다. 

LG전자의 생활가전 상황도 다르지 않다. 원자재값 상승, 물류비 증가로 원가 부담이 커졌지만 가전 판매량은 줄었다. 숨은 수요를 끌어내려 대대적인 판촉 경쟁을 벌이다보니 제반비용은 더 늘었다. 단가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과 시장에서 반응이 좋은 신가전을 내세워 간신히 방어해왔지만, 4분기에는 한계치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TV사업은 2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4분기에는 믿었던 가전과 B2B 사업마저 손실을 볼 가능성이 점쳐진다.

문제는 올해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일부 1분기 계약 협상을 보면 가격이 전 분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PC D램 계약 가격은 4분기보다 15∼20% 하락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재고가 과잉 수준인 점을 들어 최소 상반기까지는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특히 2분기 반도체 부문은 적자을 예상한다. 

TV와 생활가전 또한 당분간 한파가 지속될 전망이다. 교체주기가 긴 데다, 이미 2020~2021년 상당수의 소비자들이 새 제품을 구입했기 때문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교체 주기가 10년 이상 되는 가전제품은 2020~2021년 보복 소비가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3년 내에 수요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팬데믹 기간 동안 보복 소비의 중심이었고 지난해 월드컵 특수까지 발생한 TV 역시 교체 수요가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LG전자는 신성장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병기는 시스템 반도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은 꾸준히 성장했다. 3분기에는 역대 최대 실적인 55억8400만달러를 달성했다. 인공지능과 고성능 컴퓨팅, 클라우드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파운드리는 유망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기업간거래가 대부분이라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기에도 좋다. 삼성전자는 내년 미국 제2 파운드리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시점에 맞춰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을 추진할 공산이 크다. 

LG전자는 영업이익이 늘고 있는 전장사업에 집중한다. 지난해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VS사업본부는 지난 연말 수주 잔고만 80조원을 넘길 정도로 급성장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LG전자의 VS사업본부가 700억원에 육박하는 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LG전자는 생산설비를 확대하고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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