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도 높은 브릿지론, 6월 만기 앞두고 ‘빨간불‘
2금융권 전체 본 PF보다 브릿지론 비중 높아
본 PF 전환 무산될 경우 연쇄도산까지 우려
금융당국, PF 대주단 협의체 출범으로 해결책 모색

사진=이미지투데이 제공
사진=이미지투데이 제공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연일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PF 대출에서 가장 위험도가 높은 브릿지론이 PF 대출 만기 도래 금액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브릿지론은 상반기에 만기가 몰려있어 당국과 업계의 고민이 더욱 커지고 있다.

브릿지론은 사업 초기 단계에 일으키는 고금리 단기 대출로 일반적으로 토지매입잔금이나 토지구입 계약금을 치를 때 일으킨다. 보통 시행사들은 브릿지론 대출을 받고 향후 분양 수익이 확보되면 본 PF를 발생시킴과 동시에 브짓지론 대출을 갚게 된다. 

하지만 최근 브릿지론에서 본 PF로 전환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연장 조차 쉽지 않기 때문에 PF 부실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신용도가 낮은 시행사들이 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대출을 받은 경우가 대다수라 리스크가 더욱 큰 상황이다.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 증가...당국 “우려할 수준 아냐“

20일 데일리임팩트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전달받은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2021년 말 112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29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도 0.37%에서 1.19%로 올랐다. 

이 가운데 증권사 PF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10.38%로 전 분기(8.16%)에 비해 2%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저축은행과 캐피탈도 동반 상승했다.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각각 2.05%와 2.20%로 2021년 말 1.22%와 0.47% 대비 소폭 증가했다.

다만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금융권 PF 연체율이 2012년 말 13.62%와 비교하면 매우 낮고 증권사 연체대출 규모 역시 자기자본 대비 0.7%에 해당하는 낮은 수준이라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브릿지론 만기 코앞...본 PF 전환 무산될 경우 연쇄도산 우려

하지만 시장에서는 오는 6월 브릿지론 만기를 앞두고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브릿지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 PF로의 전환이다. 자칫 사업장 시공이 무산돼 본 PF로 전환되지 못할 경우 자금을 빌려준 금융사는 유동성 위기에 몰리고 최악의 경우 연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초고급 주택 ‘루시아 청담’이 들어설 계획이었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 49-8번지에선 우려가 현실이 됐다. 브릿지론이 본 PF로 전환되지 못하면서 공매로 넘어갔는데 이달 초부터 세차례 입찰을 진행했지만 유찰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부동산 시장 침체로 PF가 사실상 중단된 점을 고려하면 브릿지론 비중이 높은 차주들을 중심으로 부실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브릿지론의 만기 도래시기가 올해 상반기에 집중돼있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사의 경우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부동산 PF 대출 금액 중 58.4%가 브릿지론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도 전체 사업장 중 1회 이상 만기 연장된 사업장 비중은 브릿지론이 24%로 본 PF(15%)보다 더 높다. 캐피탈사 역시 브릿지론은 약 90%의 상환 기간이 1년 내 집중돼있어 만기 집중도가 높고 본 PF 전환 여부에 따른 부실화 리스크가 높다. 

당국, PF 대주단 협의체 출범...대출 만기 연장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대주단 구성을 기존 은행권 뿐 아니라 새마을금고와 신협·농협 등 상호금융권을 포함한 2금융권 등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은행 뿐 아니라 증권, 보험, 캐피탈, 카드,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업 등이 취급하는 브릿지론까지 PF로 간주해 협약에 포함시킨 것이다.

PF 대주단 협약은 상환 유예, 출자전환, 신규자금공급 등의 금융지원을 통해 정상화 계획을 마련한다. 대주단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할 경우 대출 만기를 연장하도록 하고, 4분의 3 이상의 동의가 이뤄지면 추가 자금지원이나 이자유예 등 채무조정까지도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PF 대주단 협의체 출범으로 만기가 연장되더라도 차주의 이자부담이 높아져 사업성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결국 공매 등을 통한 채권회수 노력 등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PF 대주단 협의체 출범에도 불구하고 브릿지론이 하반기 복합 위기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상반기 만기 도래되는 브릿지론 상환 문제에 본 PF 하반기 만기 도래까지 겹칠 경우 증권사,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 2금융권 전체의 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