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성·결제 속도 장점...단말기 보급 등 단점도 여전
경쟁 카드사들 긴장...애플페이 도입 시기 고민

애플페이/사진=현대카드 제공
애플페이/사진=현대카드 제공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현대카드가 출시한 근거리무선통신(NFC) 서비스 애플페이가 국내 진출 3주 만에 등록 카드 기준 200만건을 돌파했다. 이는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애플페이의 국내 진출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카드업계가 바싹 긴장하고 있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전날 본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애플페이 론칭 3주째”라며 “가입토큰수(신용카드 정보를 암호화해 발행하는 번호, 1토큰=1가입자 )는 200만 돌파, 가입자 이용률은 60%, NFC 단말기는 품귀현상”이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단말기 보급과 관련해서도 “NFC 단말기 보급이 아직 열세라지만 가입과 이용률은 간편페이 새로운 경지를 개척 중”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간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삼성페이의 독주 체제였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삼성페이 월간 이용자 수는 1608만명(올해 1월 기준)에 달한다.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수 기준 1위이고 국내 앱 시장 전체로 확장해도 10위권이다. 삼성페이 누적 결제금액은 지난해 8월 182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애플페이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급변했다. 애플페이는 서비스 론칭 첫날이었던 지난 3월 21일 등록 100만건을 기록했고 3주 만인 전날 200만건을 돌파했다. 간편결제 서비스 도입을 고대했던 국내 아이폰 유저들의 성원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폰 유저들이 애플페이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연 편의성 때문이다. 최근 MZ세대 뿐 아니라 유행에 민감한 40~50대 중장년층 일부까지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는 풍토가 자리잡고 있다. 삼성페이, 애플페이를 사용할 경우 신용카드 없이도 스마트폰을 오프라인 매장 단말기에 갖다 대면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페이는 결제 속도 면에서 사용자 편의성이 높다. NFC 방식은 삼성페이가 주로 사용하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에 비해 결제 속도가 빠른 편이다. 애플페이는 NFC 결제 단말기 근처에서 전원 버튼을 두 번 눌러 애플페이 결제를 활성화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결제된다.

또 애플페이는 암호화된 토큰을 기기 내에 저장하는 방식이라 별도 인터넷 연결이 없어도 사용이 가능하다. 반면 삼성페이는 결제를 활성화할 때마다 토큰을 발행해야 돼서 반드시 데이터 제공 환경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애플페이는 다른 기기와 호환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애플페이는 애플워치와 아이패드에도 카드를 등록할 수 있다. 애플워치의 경우 와이파이를 연결해서 쓰는 GPS 모델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 지갑이나 핸드폰을 챙기지 않아도 워치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삼성페이는 현재 갤럭시 워치에서 해당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장점과 별개로 애플페이가 풀어야 할 과제 역시 분명하다. 애플페이는 주로 해외에서 쓰는 NFC 결제 방식을 채택했다. 국내에선 MST 방식이 주류로 사용된다. NFC 결제 단말기는 많이 보급되지 않은 실정이다. 

애플페이 국내 론칭과 함께 약 120개 브랜드가 전용 단말기를 도입했지만 전체 신용카드 가맹점에 비하면 수가 적다. 캐시비나 티머니 등 교통카드 사용이 불가능하고 ATM(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현금을 입출금할 수 없는 것도 문제다.

결국 애플페이가 삼성페이와 어깨를 견주려면 NFC 방식의 단말기 보급을 확대하고 제휴 브랜드를 늘려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카드업계 ‘긴장‘...애플페이 도입 시기는?

해결해야할 과제가 분명하지만 애플페이를 바라보는 카드업계에는 긴장감이 가득하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페이가 내년 간편결제 시장에서 15%의 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애플카드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현대카드의 존재감도 커질 수밖에 없는 점 역시 경쟁 카드사들의 고민거리다.

그럼에도 경쟁 카드사들은 NFC 단말기 설치와 수수료 문제를 이유로 애플페이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 NFC 단말기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국내 보급이 미미한 상태다. 여기에 카드 소비자가 애플페이에 카드를 등록하고 결제하면 카드사가 해당 결제금액의 0.15%를 애플에 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애플페이의 인기가 계속 유지된다면 결제 인프라 구축은 시간문제라는 견해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출시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등록 200만건을 돌파한 것을 보면 예사롭지 않다“며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로 작동한다. 결국 사용자가 증가할수록 인프라를 구축은 자연스럽게 선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의 경쟁 카드사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애플페이의 인기에 카드업계 전체가 긴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시기는 알 수 없지만 국내 카드사들이 애플페이를 도입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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