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신규 회원 한 달 만에 감소
NFC 단말기 보급, 삼성페이 수수료 문제 걸림돌
네이버페이와 손잡은 삼성페이는 '순항'

사진=현대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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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지난 3월 21일 국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애플페이가 출시 2개월을 넘긴 상황에서 정체기를 맞았다. 

출시 초반 아이폰을 사용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었지만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 문제 등 인프라 구축이 늦어지면서 주춤하는 모양새다.

현대카드 신규 회원 감소...애플페이 반짝 인기?

3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4월 현대카드의 개인 신용카드 신규 회원 수는 16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3월 신규 회원 수 20만3000명 대비 18.2%(3만7000명) 감소한 숫자다. 

반면 카드를 해지한 회원 수는 증가했다. 4월 현대카드의 신용카드 해지 회원 수는 8만5000명으로 3월(5만5000명) 대비 54.5%(3만명) 늘었다. 현대카드는 국내 카드사 중 유일하게 애플페이 서비스 독점 제휴를 맺은 회사다.

업계에서는 현대카드 신규 회원 수 감소를 주시하고 있다. 애플페이의 인기가 출시 초반 반짝 인기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는 근거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애플페이 출시 후 현대카드 신규 가입자 수가 전월 대비 74.1%(8만3000명) 급증했다. 하지만 한 달 만에 곧바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

국내 카드사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애플페이가 출시 초기 큰 관심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효과가 길게 가진 못하는 걸로 보인다“며 “단말기 문제와 주요 고객층이 상대적으로 약한 MZ세대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들해진 인기의 영향인지 현대카드는 4월 중순 애플페이 가입토큰수(신용카드 정보를 암호화해 발행하는 번호) 200만을 돌파했다고 발표한 이후 갱신된 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최근 데일리임팩트에 “실시간으로 가입토큰수 집계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현대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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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C 단말기 보급 문제 해결 급선무

애플페이가 다시 인기 상승 곡선을 이어가려면 단말기 보급 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다. 애플페이는 주로 해외에서 쓰는 NFC 결제 방식을 채택했다. 국내에선 삼성페이로 대표되는 MST(마그네틱 보안전송) 방식이 주류로 사용된다. NFC 결제 단말기는 많이 보급되지 않은 실정이다. 

애플페이 국내 론칭과 함께 약 120개 브랜드가 전용 단말기를 도입했지만 전체 신용카드 가맹점에 비하면 수가 적다. 실례로 국내 1위 대형마트 이마트에서도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없다. 캐시비나 티머니 등 교통카드 사용이 불가능하고 ATM(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현금을 입출금할 수 없는 것도 문제다.

애플페이 주요 사용자가 아이폰을 쓰는 MZ세대라는 점도 문제다. MZ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구매력과 소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국갤럽이 발표한 ‘스마트폰 사용률 & 브랜드,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애플과 삼성의 제품이 비슷하지만 40대 이상에서는 삼성이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이어 50~60대의 경우 삼성의 점유율이 80%에 달한다.

삼성페이가 애플페이 등장에도 타격을 받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대목이다. 앞서 삼성페이는 애플페이 출시 전인 지난 2월 네이버페이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전열을 가다듬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에서 QR코드로만 결제가 가능했던 네이버페이는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 삼성페이 결제가 가능해졌다. 그 결과 지난달 삼성페이 이용자 수는 3월 대비 53만명, 네이버페이는 44만명 증가했다. 특히 삼성페이는 카카오페이와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 카드도 악재

수수료 이슈 또한 장기적으로 애플페이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페이가 애플페이를 겨냥해 수수료 유료화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삼성페이는 지난 2015년 도입 이후 그동안 한국에서 카드사에 별도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반면 애플은 애플페이 계약을 맺을 때 카드사에 수수료를 받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애플에 결제 건수당 수수료 0.15%를 지급한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현대카드가 애플에 수수료를 내는 만큼 삼성페이도 수수료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페이의 유료화 카드가 애플페이에 악재인 이유는 삼성전자의 속내가 애플페이 제휴를 고심 중인 카드사들에 대한 압박 차원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간편 결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페이가 고객 이탈 현상을 감수하고 무리하게 유료화 정책을 강행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 참여자 2147명 중 ‘간편결제 서비스 유료화 시 사용하지 않겠다’는 답변이 88.5%(1901표)로 응답자 10명 중 약 9명꼴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데일리임팩트에 “삼성카드는 오는 8월 카드사들과의 개별 협상에서 애플페이 도입 불가를 명분 삼아 수수료 유료화 카드를 철회할 확률이 크다“며 “이렇게 되면 애플페이는 국내 시장 확산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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