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바렐라의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 수주
5나노 공정서 생산…파운드리 영역 확장
2027년 非모바일 비중 50% 이상 확대
이해상충 적은 전장·AI 집중 공략할 듯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주역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주역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새 고객사를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신규 고객사 영입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맡아서다. 향후 자율주행 산업의 성장에 따라 다양한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뿐더러, 인공지능(AI) 반도체에서도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TSMC 추격전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1일 삼성전자는 미국 AI 반도체 전문기업인 암바렐라의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암바렐라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고성능·저전력 첨단 반도체를 개발하는 미국 반도체 설계(팹리스) 회사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생산하는 반도체는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에 탑재되는 암바렐라의 최신 시스템온칩(SoC), CV3-AD685다. 해당 칩은 암바렐라의 차세대 인공지능 엔진을 탑재해 운전 상황을 판단해 차량을 제어한다. 자율주행 차량의 두뇌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런 만큼 신속한 데이터 처리는 기본이고, 기술 안정성과 신뢰성에서도 높은 수준을 갖춰야 한다. 이번 수주는 삼성전자가 이 같은 요구를 충족할만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삼성전자는 5나노((㎚·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공정에 오토모티브 전용 IP, 최신 공정, 패키징 기술 등을 집약했다. 그 결과, CV3-AD685 AI 성능은 전작 대비 20배 이상 향상됐다.

삼성전자와 암바렐라의 협력은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고성능·저전력 인공지능 반도체 기반 차세대 운전자 지원 시스템의 안전 수준을 한 차원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페르미 왕 암바렐라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삼성전자의 검증된 오토모티브 공정을 통해 자율주행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과 레벨 2+부터 레벨 4 구현에 필요한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 성능과 전력 효율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미국 AI 반도체 전문기업인 암바렐라의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한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국 AI 반도체 전문기업인 암바렐라의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한다. 사진. 삼성전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새 먹거리로 키울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를 통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입지를 넓히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에서 쌓은 제조 기술력을 응용할 수 있는 분야인 데다, 시장 전망도 밝아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매출이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한 1252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업황이 반등하는 내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10.3% 성장세가 기대된다. AI, 자율주행, 고성능컴퓨팅(HPC) 같은 첨단산업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게이트올오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하고도 대형 고객사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파운드리 물량 중 모바일의 비중이 압도적인데,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위탁생산을 맡기는 데 불편함이 있었을 것”이라며 ”게다가 5나노 이하 수율 논란까지 불거져 TSMC로 주문량이 몰려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가 눈을 돌린 분야가 차량용 반도체다. 고객사와 이해상충이 일어날 가능성이 적고, 장기 계약이라 업황에 따른 영향도 덜하기 때문이다. 시장의 성장성도 좋다.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2028년까지 연 평균13.4%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본다.  차량용 반도체를 발판으로 영역을 확대할 경우, 파운드리 시장 내 점유율도 자연스럽게 상승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4나노 공정도 오토모티브로 확대하고, 자율주행 차량 분야 신규 고객사를 늘려 나가기로 했다. 2027년까지 파운드리 사업에서 모바일 외 제품군의 매출 비중을 50% 이상 높인다는 목표다. 

동시에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규모의 경제를 갖춘다. 평택공장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올해까지 1.6배 늘리고, 내년 말부터는 미국 테일러공장 가동을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2027년까지 파운드리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3.3배 늘릴 방침이다. 선단공정 역시 조기 상용화를 추진한다.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일정을 밝히기도 했다. 이를 통해 TSMC와 격차를 좁힌다는 게 삼성전자의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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