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녕 88.29%, 유명희 99.25%의 높은 찬성률로 의결

"ESG 경영 제고-이사회 독립성 유지 위해 빠른 선임"

       삼성전자 임시주주총회가 11월 3일 용인시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열렸다. 사진. 황재희
       삼성전자 임시주주총회가 11월 3일 용인시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열렸다. 사진. 황재희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삼성전자가 3일 오전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허은녕 서울대 공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삼성전자가 임시 주총을 개최한 것은 2016년 10월 이후 6년만으로, 두 사외이사는 85%이상의 찬성률을 획득하며 선임됐다.

한종희 부회장은 "이번 주총은 삼성전자의 사외이사가 지난 4월과 5월 중도 사임 및 퇴임함에 따라 신규로 사외이사를 선임하기 위해 열렸다"며 "회사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지속 유지하고 회사 발전과 주주 이익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진 사외이사가 지난 4월 윤석열 정부 초대 환경부 장관으로 지명 받아 사임하고, 박병국 사외이사가 5월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삼성전자 사외이사가 6명에서 4명으로 줄었다. 이에 지난 8월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는 허은녕 서울대학교 공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유명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김종훈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 위원장은 "두 사외 이사는 관계 법령에 하자가 없고 탁월한 전문성과 폭넓은 식견으로 회사 발전에 기여하며 경영 투명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감사위원회는 이번 임시 주주총회에 대해 의안 제출 경위와 내용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들었고 두 후보자의 관련 서류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법령에 위반되는 등의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허은녕 사외이사 투표 결과. 사진. 황재희
          허은녕 사외이사 투표 결과. 사진. 황재희

새로 선임된 허은녕 사외이사는 서울대 자원공학 석사 졸업후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자원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1996년부터 현재까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로 재직중이며, 에너지 분야 전문가로 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 부회장, 한국혁신학회 회장, 한국자원경제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한국 신·재생에너지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등 에너지 분야 전문가인 만큼 삼성전자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에 일조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판단이다. 

유명희 사외이사는 서울대 영문학 학사와 정책학 석사를 받고 미국 반더빌트 대학교에서 법학박사를 받았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산업통상자원부 자유무역협정교선관 겸 자유무역협정추진 기획단장을 맡은 후 산업부 통상교섭실장과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경제통상 분야 전문가다. 

통상교섭본부장이던 2020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입후보해 최종 후보 2인에 오르기도 했으며 2021년부터 외교부 경제통상대사로 근무하고 있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심화되는 무역경쟁 속에서 삼성전자의 해외시장 점유율 확대에 역할할 전망이다. 

두 사외이사가 각자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유한 만큼, 높은 찬성률을 기록했다. 허은녕 사외이사는 주식 총수 41억8688만0410주 중 36억9655만6302주가 찬성해 88.29%의 찬성률을 보였다. 유명희 사외이사도 41억5552만1157주가 찬성해 99.25%의 높은 찬성률을 기록했다.

      유명희 사외이사 투표 결과. 사진. 황재희
      유명희 사외이사 투표 결과. 사진. 황재희

두 사외이사의 역할에 대해 주주들 또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질의 응답 시간에서 한 주주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여건 속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임직원분들에게 감사하다"며 "사외이사의 이력에서 전문성이 느껴져 미래 가치를 위한 비전있는 삼성전자가 되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사외이사 선임이 늦어진 배경을 놓고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소액주주는 "본 주주가 반대한다고 하여 부결될 사항이 아니므로 찬성한다"면서도 "앞서 두 후보자가 사임한지 6~7개월됐는데 왜 조기에 선임하지 않았는지, 또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하지 않고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는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임시 주총과 사외이사 선임이 이재용 회장 승진과 연관이 깊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 회장의 승진으로 불거질 ESG 문제를 상쇄하기 위해 사외이사 선임을 앞당겼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부회장은 "상법상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충원할 수도 있었지만 이사회의 독립성 유지를 위해 빠른 시일내에 선임하고자 이번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또 허은녕 사외이사의 역할에 대해 " 에너지, 자원, 환경 관련 정책 분야 최고 전문가이자 세계적인 석학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최근 ESG가 중요해짐에 환경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회사의 환경 경영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으로 임시 주총을 시작했다. 경계현 사장, 노태문 사장, 박학규 사장 등 경영진과 기관투자자, 주주 등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 중계를 진행하는 한편, 전날까지 미리 전자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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