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 복구도 아직인데…‘철강 쇼크’ 심화 앞둔 철강·車·조선

철강업계는 이미 비상경영, 조선·자동차는 그나마 손실 상쇄 가능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철강·자동차·조선 등 중후장대 산업군에 고환율·고금리 쇼크 공포감이 엄습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핵심 원자재와 수입자재 가격 상승은 원가부담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 고금리에 따라 산업계 전체적으로 수요 침체 현상이 만연화될 수 있다.

산업 기초자재인 철강재를 공급하는 포스코의 경우 가뜩이나 포항제철소 수해 피해 복구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 원자재값 상승과 재무구조 악화 등이 겹치며 산업계에 험난한 하반기가 예고된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13.5원을 기록하며 1400원대를 넘어섰다.

이는 금융위기였던 지난 2009년 3월 31일의 1422.0원 이후 13년 6개월만의 최고가다.

제일 비상이 걸린 것은 철강업체들이다.

업계의 심장인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최근 태풍 침수 피해로 인한 피해로 정상 가동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 해외에서 철광석과 연료탄 등의 원자재를 구매 후 가공 판매하는 영업구조상 고환율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인한 수요 위축 때문에 환율 인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 역시 문제로 꼽힌다.

여기에 최근 현대제철 노동조합이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는 소식에 일부 철강 제품 가격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주변 업계에도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조선업계는 포항제철소의 후판 생산 압연공정 정상화에 적어도 3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이 예측되는 가운데 수주 호황으로 인해 증가한 후판 수요로 공급난은 물론, 납기일을 못 맞추는 상황마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 5사(현대자동차·기아·한국지엠·르노코리아자동차·쌍용자동차)의 경우 대부분 강판을 광양제철소에서 공급받고 있으나 포항제철소 중단 이후 해당 생산분까지 광양제철소가 생산중인 만큼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경상남도 포항 북구 소재 포스코 포항제철소 3전기강판 공장 정상화 후 생산된 첫 전기강판의 모습. 사진.포스코
지난 15일 경상남도 포항 북구 소재 포스코 포항제철소 3전기강판 공장 정상화 후 생산된 첫 전기강판의 모습. 사진.포스코

철강업계는 사실상 이런 분위기가 지난달부터 존재했던 만큼 2분기의 좋은 실적에도 불구 하반기 리스크를 줄이는 쪽으로 전략을 짜 놓은 상태다.

포스코는 지난 21일 사장단 그룹경영회의를 열어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바 있으며 현대제철은 지난 2분기 컨퍼런스 콜서 하반기 조선사에 납품하는 후판가 하락의 불가피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때문에 포스코 등 철강업체들은 비상 판매 체제에 돌입해 밀 마진(철강 판매가에서 원료비를 제외한 부분) 등을 확보하거나 자동차 강판 가격을 인상하고, 그 외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실적 부진을 방어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고로를 가지고 있는 포스코나 현대제철 등 대형 철강사들의 경우 특히 고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편”이라며 “때문에 현지 물량 이득을 현지에서 처리하는 방식으로 리스크 헤지를 시도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물론 고환율로 철강재 공급단가가 오르면 그 피해는 조선과 자동차 같은 전방산업에도 돌아간다.

이 관계자는 이어 “철강재 공급단가 인상 문제는 현재 하반기 단가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봐야할 문제지만 고금리에 따른 경기 침체로 발주나 주문이 줄어드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토로했다.

다만 조선업은 금리 인상으로 경기침체가 유발될 경우 선박 발주 자체가 뜸해질 수 있지만, 해외수주가 많고 선박 건조 대금을 달러로 지급받는 만큼 고환율 시기에 가격 경쟁력이 상승하는 등의 수혜를 받는다.

실제로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8월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환율 상승 영향으로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며 “당초 조선 부문 흑자를 4분기 정도로 예상했는데 3분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환율 상승 영향으로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완성차업계의 경우에도 환율 상승으로 인해 지난 2분기에도 매출 증가세를 보인 만큼 수출에 힘을 준 전략으로 남은 하반기에도 실적 고공행진을 기대해볼 만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2분기 자동차업계 전반이 고환율로 인한 실적 향상 효과를 많이 본 상황”이라며 “원자재 가격이 인상될 경우 어려움이 생길 수 있긴 하겠으나 환율의 도움을 꾸준히 받을 경우 적어도 수익성 방어에는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