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공동취재사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그동안 고수했던 ‘베이비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25%p 인상)’ 기조에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암시했다. 사실상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인데, 이는 지난밤 진행된 미국 연준의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과 14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창용 총재는 22일 진행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해 “0.25%p 인상을 결정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이 많이 바뀌었다”며 기준금리 정책 기조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한은은 그간 미국의 기준금리가 4%선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기대해왔다”며 “하지만 오늘 새벽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얘기했듯 4% 수준 그 이상으로 최종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고 밝힌 만큼 기존의 기대는 사실상 바뀐 셈”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준은 지난 20일부터 양일간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75%p 인상했다. 이번 인상을 통해 기존 2.25%~2.50% 수준이었던 미국 기준금리는 단숨에 3.25%(상단 기준)까지 상승했다.이는 지난 6월과 7월 정례회의에 이어 올해 들어 세 번째이자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 결정이다.

특히 미국 연준은 이번 세 번째 자이언트스텝 결정을 발표한 직후, 여전히 강도 높은 긴축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치(2%)를 달성할 때까지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을 것”라고 언급했다. 올해 미국 연준 FOMC는 오는 11월과 12월, 두 차례 더 열린다.

만약, 미국 연준이 올해 남은 두 차례 회의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각각 0.75%p, 0.50%p 씩 올리면 연말 기준금리는 4.5% 수준에 도달한다. 반면, 한국은행이 그간의 기조를 고수해 남은 두 차례의 금통위에서 각각 0.25%p의 금리인상에 나선다면 연말 기준금리는 3%가 되는데, 금리차는 1.25%p까지 벌어지게 된다.

이창용 총재는 “다음 금통위까지 2∼3주 시간이 있는 만큼 금통위원들과 함께 이러한 전제조건 변화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한 후, 기준금리 인상 폭과 시기 등을 결정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다음 한은 금통위는 오는 10월 12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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