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해제에도 재택+사무실 출근 병행하며 편의성↑

업무별 형평성 문제, 취약한 보안 등은 해결해야 할 숙제

사진. 현대카드.
사진. 현대카드.

[데일리임팩트 최동수 기자] 코로나19는 지난 2년간 많은 것을 바꿔놨다. 대면 활동은 급격히 줄었고 재택근무는 보편화됐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점차 힘을 잃으면서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이했다. 직장인들의 업무 여건도 엔데믹(풍토병화) 국면이 본격화되면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조직 문화가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대면 고객 서비스 비중이 적은 카드사의 경우 재택과 사무실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Hybrid)' 근무 형태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재택근무를 둘러싸고 발생할 수 있는 부서·업무별 형평성 문제 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27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현대·롯데·신한·BC·우리·NH농협카드 등은 현재 하이브리드 근무를 시행하고 '거점 오피스'도 따로 운영하며 근무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현대카드는 국내 금융권 최초로 이달부터 '상시 재택근무'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임시로 도입했던 재택근무를 향후에는 일상화해 평소에도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뜻이다.

상시 재택근무 도입을 위해 지난 1년간 보스턴 컨설팅그룹과 함께 준비를 해왔던 현대카드는 사무실 출근이 필수적이고 대면 커뮤니케이션이 많은 정도에 따라 각자가 정해진 비율 내에서 재택 근무일을 자유롭게 정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약 1달 정도 해당 제도를 시행했지만 반응은 좋다"며 "업무 효율성도 예전보다 올라간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상시 재택근무와 함께 다음 달부터 '강남 거점 오피스'도 도입한다. 서울 2호선 강남역 인근에 설치되는 거점 오피스는 분당, 판교, 용인 등 경기권 및 강동, 송파, 강남 등 서울 동남권 지역에 거주하는 임직원들의 출퇴근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거리두기 당시 직원의 약 30%를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운영했던 신한카드도 현재는 10%의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대신 '스마트워크플레이스'를 적극 확대하고 활용하여 유연한 근무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본사 발령이 났지만 거주지가 지방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장소 제약 없이 업무를 수행하도록 만든 스마트워크플레이스는 현재 부산, 대전, 대구, 제주, 인천 등 5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지역거점 오피스인 스마트워크플레이스를 통해 거주하는 지역에서도 본사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는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도 이전과 같은 30%의 재택근무 비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우리카드도 임산부와 같은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향후 코로나 유행 상황에 따라 재택근무 비율을 유동적으로 조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C카드는 재택근무 비율을 20% 이상으로 뒀다. 일정 비율을 두기보다는 업무와 부서 특성을 고려해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는 만큼 실제 재택근무 비율은 부서별 차이가 있지만 30% 이내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카드는 현재 재택근무를 최대 20% 내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실무 관계자의 판단하에 면역이 낮거나 재택근무가 필요한 경우 해당 비율 내에서 재택근무가 가능하다. 임산부를 위한 근로 시간 단축제(하루 6시간 근무) 역시 운영 중이다.

신한카드 거점 오피스 전경. 사진. 신한카드.
신한카드 거점 오피스 전경. 사진. 신한카드.

경험·인프라 좋지만 형평성·보안 문제는 숙제

업계 관계자들은 금융권 기업 중 유독 카드사가 재택근무에 호의적인 이유에 대해 경험과 인프라를 꼽았다. 팬데믹 시국이 2년간 이어지며 직원들과 기업은 하이브리드 근무에 대한 경험치가 충분히 쌓았고 자신감도 높아졌다.

IT 관련 인프라도 충분히 갖춰지면서 언제 어디서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고 이러한 경험치와 인프라 덕분에 재택근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한 카드 업계 관계자는 "재택근무가 자리를 잡으면서 하이브리드 근무가 가능해졌다"며 "근무 방식 협의를 통해 회사와 직원 모두 효율적인 일 처리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형평성 문제, 업무·사생활 간 불균형, 보안 약화 등은 각 기업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부서·업무별 재택근무 형평성 문제는 차별 논란으로도 번질 수 있다. 업무 특성에 따라 사무실 근무가 상대적으로 많은 IT 등의 직군에서는 해당 문제에 대한 불만이 종종 발생한다.

또 관리자의 성향이 작업 상태와 근무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업무와 사생활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특정 인원만 재택근무를 지속적으로 하면 결국 불만은 쌓이게 될 것"이라며 "장시간 집에서 근무를 하면 보안 문제 역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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