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선방 예측에도 곳곳에서 '경고등' 우려
취약한 비은행 포트폴리오‧건전성 지표 또한 위축
이자수익 감소 불가피한 상황서 해법 필요하단 지적

JB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JB금융지주 
JB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JB금융지주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국내 3대 지방 금융지주사 중 한 곳이자 전라도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JB금융지주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부터 실적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금융‧비은행 부문에 집중하고 있는 경쟁 지방 금융지주사와 달리 JB금융이 관련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 못한 부분은 치명타라는 분석이다.

긴축 완화로 인한 이자 수익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이를 상쇄할 만한 뾰족한 해법을 찾고 있지 못하는 듯한 모습도 포착된다. 금융업계에서 조차 올해 전반적인 지방 금융지주사들의 침체를 예상하는 상황에서, 이를 만회하기 위한 대책을 찾지 못할 경우 JB금융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국내 주요 금융사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되는 가운데, 대표적인 지방 금융지주사들 또한 실적 감소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물론 서울을 기반에 둔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들 또한 지난해와 같은 실적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대형 금융지주사 대비 수익원이 한정돼 있고 지역 기반도 다소 약한 지방 금융지주사들이 받을 실적 감소의 충격은 단순 수치 그 이상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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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은 ‘긍정적’, 하지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지방금융지주 3사(BNK금융지주·DGB금융지주·JB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5460억원 수준이다. 이는 전년 동기(6053억원) 대비 9.8%가량 줄어든 수치다.

우선 부산‧경남 지역 기반의 BNK금융은 올해 1분기 24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전년 동기(2763억원) 대비 12.7% 감소한 수준이다.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한 DGB금융은 14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1622억원) 보다 200억원 가량 감소한 실적 기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DGB금융의 경우, 3대 지방금융 지주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실적 감소세(14.4%)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전라도 지역 금융지주사인 JB금융은 앞서 언급한 두 개사와 비교하면 실적 감소세는 다소 작을 것으로 예측됐다. JB금융의 1분기 실적 예상치는 1594억원로 예상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1668억원) 대비 4.1%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익뿐 아니라 영업이익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DGB금융이 3대 지방금융 지주사 중 가장 큰 폭의 감소세(-9.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BNK금융지주(-8.2%), JB금융(-2.5%)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지방금융지주의 실적 감소가 예상된 직접적 배경으로는 기준금리 동결에 따른 긴축 완화, 전반적인 지방 경기의 침체, 부동산PF‧전세사기 등 현안 이슈가 거론됐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서 지방금융 지주사의 유동성 위축, 그리고 이자수익 및 수수료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최근 지방 금융지주사들의 활동 영역을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넓히는 것 또한 수익원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라며 “다만, 대형 금융지주사 대비 위험자산이 많고 순이자마진(NIM) 또한 낮아 금융환경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30일 전주 JB금융지주 본사 3층 강당에서 개최된 제10기 정기주주총회 현장 사진. 박민석 기자
30일 전주 JB금융지주 본사 3층 강당에서 개최된 제10기 정기주주총회 현장 사진. 박민석 기자

건전성 우려도 부각

특히, 금융업계에서 주목하는 지방금융지주사는 바로 JB금융이다. 표면적으로 JB금융의 올해 1분기 예상 실적은 타지방 금융지주사 대비 다소 안정된 수준이다. 단순 순익 규모로는 BNK금융에 이어 2위이지만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 기준으로는 순익과 영업익 모두 가장 작은 감소 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JB금융은 6183억원의 연간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는 전년(5254억원) 대비 20% 가까운 성장세이자 △BNK금융지주(8342억→8585억원) △DGB금융지주(5538억원→4364억원) 보다도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금융업계 내부에선 표면적으로 드러난 실적을 제외한 상당수 지표에선 주요 지방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우려스러운 곳이 바로 JB금융지주라는 의견을 제기한다. JB금융지주 내 핵심 계열사들의 연체율, 부실채권 비율 등 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이 나란히 악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핵심 계열사인 광주은행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연체율(가계 기준)은 0.45%로 전분기(0.32%) 대비 0.13%p 상승했다. 또 다른 은행 계열사인 전북은행 또한 지난해 연말 기준 1.04%의 연체율을 기록했는데 이 역시 전분기(0.83%) 대비 0.21%p나 악화된 결과다.

고정이하여신비율(NPL)도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흐름이다. 전북은행의 경우 전년 대비 0.07%p 상승한 0.57%, 광주은행은 0.1%p 오른 0.29%의 NPL을 기록했다. NPL은 전체 채권(대출) 중 3개월 이상 연체돼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부실채권의 비율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NPL이 높아질수록 건전성이 악화됐다고 평가되는데, 지난해 JB금융지주의 NPL은 전년 대비 0.04%p오른 0.59%로 국내 금융지주사 평균 NPL(0.49%)보다 0.1%p가량 높았다.

사진=JB금융지주
사진=JB금융지주

비은행 공백‧이자 수익 감소는 숙제

물론 이러한 문제는 비단 JB금융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일부 금융지주사들 또한 전년 대비 건전성이 악화됐고, 설사 부실채권이 늘어났다 해도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한 만큼 JB금융이 당장 큰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은 작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업계에서 JB금융의 향후 행보에 물음표를 던지는 이유는 현재 은행과 이자 이익에 지나치게 치우쳐진 사업 구조 때문이다.

실제로 JB금융의 경우 3대 지방금융 지주사 중 유일하게 비은행(증권·보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비은행 계열사의 실제 성과를 배제하더라도, 수익원 다변화 자체가 쉽지 않은 구조라는 것이다. 물론 캐피탈, 자산운용, 해외법인(프놈펜상업은행)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타 지주사와 비교했을 때 비은행 포트폴리오 자체는 다소 빈약하다는 평가다.

물론 JB금융지주뿐 아니라 우리금융지주 또한 증권‧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실적 규모 그리고 현재 증권‧보험사 M&A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점과 비교하면 동일선상에서 이를 비교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JB금융의 실적은 은행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긴축 완화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가 불가피한 시점에서 마냥 이자에만 기댈 수도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주목해 볼 부분은 JB금융의 은행 계열사의 예대금리차(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가 공시 대상 은행 가운데 가장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전북은행 예대금리차는 관련 공시가 시작된 지난해 7월(5.73%) 이후, 지난 3월을 제외하곤 단 한 차례도 ‘1위 자리’를 놓친 적 없는 다소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갖고 있다.

가장 최근 공개된 지난 3월 기준 예대금리차 공시에서도 전북은행 4.82%의 예대금리차를 기록하며 토스뱅크(5.4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같은 달 주요 지방은행의 예대금리차가 모두 1%대에 머물렀다는 점과 비교하면 단연 돋보이는 수치다.

현재 금융당국은 이자 장사 논란을 억제하기 위한 예대금리차 축소를 은행권에 압박하고 있다. 이자수익 비중이 큰 은행계열사의 경우, 실적 감소가 불가피한 예대금리차 축소가 더 큰 압박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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