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회의. 사진. 한국은행.
금통위 회의. 사진. 한국은행.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두 번째 금융통화위원회의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이는 올 한해 기준금리 정책의 ‘속도 조절 가능성’을 언급한 미국 연준의 기조, 그리고 이제는 물가와 함께 경기침체 우려도 고려해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변화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23일 오전 진행된 올해 두 번째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이하 금통위)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연 3.5% 수준으로 동결했다. 이로써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국내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7회 연속 인상’에서 마무리돼며 10개월만에 기존 수치로 동결됐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번 금통위에서의 금리 동결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실었다. 여전히 5%대의 높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미국 연준이 긴축 완화의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보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포함해 금융당국 수장들이 직접 “이제는 경기침체 요소로 고려해야 할 때”라며 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 수도 있음을 시사한 점 또한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거론됐다.

그동안 한국은행은 급등하는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한 통화정책 카드로 기준금리 인상을 활용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한국은행은 연간 2.25%p에 달하는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강력한 긴축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한미 기준금리. 디자인. 김민영 기자.
한미 기준금리. 디자인. 김민영 기자.

하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이 경기침체의 장기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에 속도조절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금통위에서의 금리 동결 역시 이 같은 시장의 반응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여전히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를 상회하는 만큼 고금리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은 또한 금리 인하와 같은 긴축 완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내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소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한은의 금리 동결은 향후 이번 기준금리 사이클의 최종 수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번 동결이 사실상 긴축 완화의 시그널을 보낸 것이란 예측과 함께 시장이 전망한 기존 최종치(3.75%)에서 인상이 멈출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석유류 등 국제원자재 가격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안정돼 주요국들의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없다면 국내 기준금리는 상반기 한차례 인상(0.25%p)된 후 하반기에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렇지 못할 경우 하반기에도 기준금리는 한 차례(0.25%p) 더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6%로 0.1%p 하향 조정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또한 기존 3.6%에서 3.5%로 0.1%p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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