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지난해 4분기 가계대출이 사상 처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금리의 여파로 여유자금이 생긴 차주들을 중심으로 대출 상환에 나선 것이 주된 원인으로 손꼽힌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4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전분기 대비 0.2%(4조1000억원) 감소한 1867조원으로 집계됐다. 가계신용이 전분기 대비 감소한 건 지난 2013년 1분기(-9000억원)이후 처음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한다.
가계신용 가운데 카드대금과 같은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도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전년 대비 0.4%(7조8000억원) 줄어든 1749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전년 대비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한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지난 2002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전분기 대비로도 7조5000억원 가량 감소하며 역대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이 전년 대비 38조1000억원 늘어난 1012억6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0.5%(4조7000억원) 늘어나며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다.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전분기 대비 12조2000억원 감소한 736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예금은행에서는 가계대출이 전분기 대비 4000억원 감소했고,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도 3조8000억원 줄었다. 보험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역시 3조3000억원 감소했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부동산 경기의 부진과 대출금리 상승,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여파로 대출감소세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