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업황 악화에 데이터 경쟁 치열
데이터전문기관에 신한·삼성·비씨 선정
데이터 경쟁에서 밀린 카드사는 혜택 축소

사진.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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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최동수 기자]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및 빅테크와의 경쟁, 조달 비용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신성장동력이자 미래 수익원으로 '데이터' 사업을 지정하고 경쟁에 돌입했다.

최근 데이터 전문기관에 주요 카드 3사가 지정되면서 카드사들이 데이터 전문회사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간 쌓아온 데이터 분석 능력을 활용해 마케팅 등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도 도모할 예정이다.

다만 데이터 산업 경쟁력이 점차 중요해지면서 '데이터 전문기관'에 지정된 카드사와 선정되지 못한 카드사들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BC카드가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국가 지정 민간 데이터전문기관으로 예비 지정을 받았다. 

앞서 국세청, 금융결제원 등 공공부문에만 데이터전문기관을 허용했던 금융위원회는 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해 데이터전문기관 문호를 민간에게도 개방했다. 데이터전문기관은 기업들의 신청에 따라 가명 처리된 데이터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결합해 주는 기관이다.

데이터전문기관은 해당 데이터를 안전하게 전달하고 데이터를 받은 회사들은 이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단순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는 카드사들에겐 데이터라는 신사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간 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왔던 만큼 이를 활용하기 위해 전문기관 선정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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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먹거리 찾는 카드사에게 '기회의 장'

그간 카드사들은 결제 시장이 점차 치열해지면서 기존의 사업 방식이 아닌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공을 들여왔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빅테크와의 경쟁, 조달 비용 상승 등 업계 전반에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 압박이 심해지자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사활을 걸어왔다. 실제 카드사 내부에서도 내년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한 만큼 새로운 자금 조달 모델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1위'이자 데이터전문기관으로 지정된 신한카드는 여러 기관의 데이터 결합 참여를 지원해 기업뿐 아니라 공공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데이터 생태계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다루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정보보안과 내부통제를 위한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이해상충 방지 체계도 구축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빅데이터 분석과 컨설팅 역량을 활용해 단순 결합 서비스를 넘어 데이터 분석, 데이터 유통까지 원스톱 데이터 서비스를 지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카드도 이번 데이터전문기관 선정을 계기로 다양한 신사업 모델 발굴에 나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통신, 유통, 플랫폼 등 다양한 기업과 데이터 결합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강점인 빅데이터, 디지털 역량을 기반으로 데이터 전문기관 업무 수행을 철저히 준비할 예정"이라며 "정부가 추진 중인 데이터 산업 활성화 등 데이터전문기관 지정 본연의 목적 달성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 개인사업자CB 본허가,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 면허 등 데이터 사업 관련 핵심 인허가를 모두 획득한 유일한 카드사인 BC카드도 KT 그룹 내 데이터 결합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이종 분야 데이터 결합을 통한 데이터 기반 융합 신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사진. 각 사.
사진. 각 사.

경쟁서 밀린 카드사로 인해 고객이 피해 볼 수도…

민간 데이터전문기관에 카드사가 포함되면서 본격적으로 데이터 관련 경쟁이 시작됐지만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이번 기관 선정이 각 카드사 간 격차를 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업황 악화가 점차 심각해지는 가운데 데이터 사업에서 밀린 카드사들이 전문기관으로 선정된 카드사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사업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수익 창출보다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추면서 고객 대상 혜택을 줄이고 필요한 혜택을 받아야 하는 고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몸집 줄이기가 이어지면서 인력 감축, 영업점 축소 등 업계 종사자들의 피해 역시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을 일부 카드사에게만 주는 것이 형평성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며 "각 카드사가 노력하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면 격차는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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