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 캘리포니아 산호세 SAP센터에서 갤럭시 언팩 개최
카메라부터 편집까지 스마트폰 핵심 기능에 생성형 AI 확대 적용
13개 언어로 실시간 통·번역…프로비주얼 엔진으로 고화질 제공
전 모델, 최대 120Hz 적응형 주사율 구현…맞춤형 이미지 편집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위치한 SAP센터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에서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이 갤럭시S24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미국 산호세=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갤럭시가 돌아왔다. 예년과 비교해 보름 가량 빠른 등판이다. 복귀를 앞당겼으나, 변화의 폭은 크다. 안정적 발전을 꾀했던 전작과 달리 인공지능(AI)을 적용, 성능을 대폭 끌어올렸다.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겠다는 삼성전자의 결의가 읽힌다. 

삼성전자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위치한 SAP센터에서 갤럭시 언팩을 개최하고, 상반기 전략(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공개했다.

'모바일 AI 새 시대 개막(Opening a New Era of Mobile AI)-갤럭시 AI가 온다(Galaxy AI is coming)'라는 언팩의 홍보문구처럼 S24 시리즈는 AI에 집중한 스마트폰이다. S23의 경우, AI 기술을 결합해 야간촬영(나이토그래피), 동영상 화질 개선 등이 이뤄졌는데 신제품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사용하는' 일상 기기인 스마트폰의 강점을 극대화하면서 경쟁사와 차별화에 역점을 둔 것이다. 모든 모델에서 촬영, 이미지 편집 같은 활용도가 높은 기능은 물론 출장·여행 증가로 수요가 많아진 번역·통역 등의 기능이 강화됐다.  

특히 '하이엔드 프리미엄'이라는 지향점에 맞게 일반·플러스의 발전이 눈에 띈다. 1~120Hz까지 적응형 주사율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고 화면 크기를 6.2인치(일반), 6.7인치(플러스)로 키웠다. 일반·플러스 단말 후면과 프레임이 연결되는 원 매스 디자인으로 통일감을 주기도 했다. 최대 2600니트의 밝기를 구현,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가장 밝은 화면을 제공할 뿐더러, 주변 조명 상황에 따라 픽셀 단위로 디스플레이의 밝기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비전 부스터를 개선해 시인성을 높였다. 

전반적인 성능이 향상됨에 따라 S24는 전작 보다 많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MX사업부장인 노태문 사장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갤럭시S24 시리즈는 스마트폰 시대를 넘어 새로운 모바일 AI폰의 시대를 열 것"이라며 "갤럭시 AI는 사용자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고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갤럭시S24에 탑재된 실시간 통·번역 기능. /영상=삼성전자.
갤럭시S24에 탑재된 실시간 통·번역 기능. /영상=삼성전자.

"언어가 문제랴" 낮아진 소통의 장벽

S24 시리즈는 자체 생성형 AI 기술인 삼성 가우스를 경량화한 갤럭시 AI가 탑재됐다. 온디바이스 AI 기술인 까닭에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아도 신속하고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보장한다. 

통화 중 실시간 통역은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사용자 간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지원한다. 한국어·중국어(간체)·영어·프랑스어·독일어·힌디어·이탈리아어·일본어·폴란드어·포르투갈어·스페인어·태국어·베트남어까지 13개 언어를 양방향으로 통역해준다. 반면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아 개인정보 유출의 우려가 적다.

실시간 통역은 문자를 포함해 국내외 주요 모바일 메신저 앱에서도 쓸 수 있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낼 경우, 삼성 키보드로 한국어 톡을 쓰면 즉시 상대방의 언어로 번역돼 전달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오타, 잘못된 표현은 손쉽게 수정할 수 있다. 게다가 톤 앤 매너를 맞춰준다. 메시지를 받는 상대, 메시지를 작성하는 상황에 따라 적절한 문구를 AI가 제안해준다. SNS 특성에 따라 적절한 표현으로 바꿔주는 것은 덤이다. 

AI가 획기적으로 적용된 기능은 검색이다. 신제품엔 구글의 '서클 투 서치'가 들어갔다. 웹 서핑, SNS, 유튜브를 사용하면서 바로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홈 버튼을 길게 누른 뒤 화면 이미지나 단어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구글 검색 결과가 뜬다. 이와 별도로 생성형 AI가 정리한 다양한 정보도 제공된다.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대화하듯 이어 추가로 검색할 수도 있다.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사진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하단 창에 명칭, 장소, 역사 같은 종합 정보가 뜬다. '샌프란시스코를 관광하기 좋은 계절' '샌프란시스코 여행 주의점' 같은 질문을 검색 창에 입력하면 추가 정보를 확인 가능하다. 

갤럭시 AI는 업무 환경 개선, 학업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될 예정이다. 네이버의 클로바 노트와 유사한 기능이 탑재됐기 때문이다. 노트 어시스트는 삼성 노트 앱에서 작성한 글·메모 등을 요약 정리해준다. 정리된 내용은 회의록을 비롯, 사용자가 원하는 탬플릿에 맞춰 변환할 수 있다. 각각의 내용에 적절한 제목과 미리보기 문구를 담은 커버를 자동으로 생성해 시일이 지난 뒤에도 원하는 내용을 수월하게 찾을 수 있다. 아울러 음성 녹음 앱으로 회의나 강의를 녹음하면 STT(Speech-to-text) 기술을 활용해 최대 10명까지 발표자 별로 음성을 분리해 각각의 스크립트를 만들어 준다. 

"어둡거나 흔들려도 OK" 카메라의 진화

스마트폰 기능 중 통화, 메시지만큼 활용도가 높은 기능은 카메라다. S24 시리즈는 AI 기반 프로비주얼 엔진을 탑재, 줌부터 나이토그래피까지 고화질을 제공한다. 또 후면 카메라는 물론 전면 카메라에도 전용 ISP Block을 탑재해, 저조도 영상 촬영 시 노이즈를 줄여준다.

카메라 개선이 가장 확연하게 이뤄진 모델은 울트라다. 쿼드 텔레 시스템을 최초로 넣어 2배, 3배, 5배, 10배줌을 광학 수준의 고화질로 구현한다. 5배줌을 지원하는 5000만화소 적응형 픽셀 센서와 AI 기술은 10배줌을 포함해 어떤 거리에서도 우수한 결과물을 보장한다. 100배 스페이스줌도 향상된 디지털 줌 화질 덕분에 멀리 떨어진 피사체를 보다 명확하고 깨끗하게 포착한다. S시리즈 카메라의 상징인 나이토그래피는 저조도 환경에서 줌 기능을 활용해도 선명한 화질을 보여준다. 5배 광학줌 카메라에 1.4 마이크로미터(μm) 사이즈의 픽셀을 탑재해서다. 픽셀 크기가 전작 대비 약 60% 커지면서 어두운 환경에서도 더 많은 빛을 받을 수 있다. 손떨림방지 기능(OIS)도 더 넓은 각도를 지원한다. 

갤럭시S24의 카메라 핵심 기능. /영상=삼성전자.

'똥손도 금손'으로 만들어 주는 이미지 편집

S24 시리즈의 또다른 강점은 이미지 편집이다. 갤러리 앱 편집 기능으로도 완성도 높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AI가 사진을 분석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편집 도구를 제안(편집 제안)해주고, 그림자나 빛 반사를 제거해준다. 게다가 생성형 편집은 전문가 못지 않은 편집을 가능케 한다. 기울어지거나 배경화면이 잘린 경우, AI가 화면 속 잘린 피사체를 자연스럽게 바꿔주기 때문이다. 화면 속 피사체를 길게 누르면 다른 위치로 옮기거나 크기를 조정할 수도 있다. 

다만 이미지 편집은 딥페이크와 같은 문제를 야기시킬 소지가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대비책'을 마련했다. 생성형 AI로 만든 모든 이미지에 워터마크가 자동으로 들어가도록 한 것. 워터마크를 자르더라도 메타데이터(속성정보)에 '생성형 AI 기반 이미지'라는 정보가 저장되게끔 해 악용 가능성을 줄였다. 

영상 편집은 더 섬세해졌다. 인스턴트 슬로모 기능이 들어가서다. 원하는 장면에서 화면을 꾹 누르면 느린 속도로 영상이 재생된다. 1배속 영상도 슬로우 모션으로 촬영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AI가 피사체의 움직임을 분석해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 필요한 '장면'을 생성해주기 때문이다. 

자체 카메라가 아닌 SNS 앱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에도 고화질을 보여준다. 셔터를 누르기 전부터 저장된 이미지까지 슈퍼 HDR 화질을 제공한다. 인스타그램을 포함, SNS 앱 카메라 기능을 써도 마찬가지다. 슈퍼 HDR 화질로 촬영한 뒤 고화질 그대로 피드, 릴스를 통해 공유할 수 있다. 

똑똑한 뇌에 강력한 하드웨어

S24 시리즈는 전작과 동일하게 최적화된 모바일 AP가 적용됐다. 퀄컴의 스냅드래곤8 3세대는 향성된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을 구현, AI 프로세싱을 효율화 했다.

또 게이밍 시 안정적 성능을 구현하도록 했다. 열을 분산시키는 베이퍼 챔버는 최대 1.9배(울트라 기준) 커졌다. 실제와 같은 비주얼 그래픽을 제공하는 레이 트레이싱으로 몰입감을 더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게임 업계 선두 파트너사들과의 협업해 관련 게임 레이블을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야외 시인성도 좋아졌다. 최대 2600니트의 밝기로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가장 밝은 화면을 제공한다. 최대 120Hz까지 콘텐츠에 따라 주사율을 자동으로 조정해 전력 효율을 높였다. 전 모델 중 울트라는 내구성까지 갖췄다. 전면 디스플레이에는 코닝 고릴라 아머가 신규 적용됐다. 새로운 코닝의 글라스는 최대 75%까지 빛 반사율을 감소시킨다. 사상 처음으로 티타늄 소재를 단말기 프레임에 적용해 생활 스크래치 등에 더욱 강하게 견디도록 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S24는 모든 모델에 변화를 줬다. 전작과 동일하게 물방울 디자인을 채택한 데 이어 신제품은 일반과 플러스 모델에 단말 후면과 프레임이 하나로 연결되는 원 매스 디자인을 적용했다. 더 얇은 베젤로 화면 크기 역시 키웠다. 울트라는 엣지 디스플레이를 플랫으로 대체해 두께를 줄이고 그립감을 높였다.

보안 성능 또한 강력해졌다. '향상된 인텔리전스 설정'에서 데이터를 일괄 차단할 수 있게 했다. 사용자 데이터가 온라인 서버를 거치는 클라우드 AI 기능을 사용할 때,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권리를 부여한 셈이다. 디지털 인증서인 녹스 매트릭스 기반 패스키로 인해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등록된 웹사이트, 앱을 열 수 있다. 삼성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백업·싱크·재저장 할 때도 'End-to-End 암호화(E2EE)'를 적용한다. 여러 기기로 데이터를 연동해도 민감 정보가 유출되지 않게끔 안전성을 강화한 것이다.

배터리 용량은 울트라의 경우 전작과 동일한 5000mAh를 채택했다. 단 일반과 플러스는 100~200mAh 늘어난 4000mAh, 4900mAh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울트라·플러스 모두 45W의 초고속 충전이 지원된다. 

갤럭시S24 울트라 티타늄 바이올렛. /사진=삼성전자.

AI 적용으로 대체적으로 성능이 나아졌지만 카메라는 아쉬울 수 있다. S23 울트라는 전면에 1200만 화소 듀얼 픽셀 카메라, 후면엔 2억 화소 광각, 1200만 화소 초광각, 1000만 화소 망원(3배줌), 1000만 화소 망원(10배 줌)의 카레라 4개가 들어갔다. S24는 전면엔 1200만 화소 카메라가 탑재됐고, 후면 또한 5000만 화소 광각, 1200만 화소 초광각, 1000만 화소 망원(3배줌) 카매라를 넣었다. 카메라 자체 성능이 내려간 셈이다.

이러한 다운그레이드는 일반과 플러스도 동일하다. 전작의 경우, 전면 카메라는 1200만 화소 듀얼픽셀 기능을, 후면 카메라는 5000만 화소 듀얼픽셀 광각, 1200만 화소 초광각, 1000만 화소 망원(3배줌) 기능을 제공했다. 그러나 신제품은 화소는 동일하지만 듀얼픽셀이 빠졌다. AI 보정이 적용되는 점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되지만, 사용자 입장에선 아쉬움을 느낄 법 하다. 

S24는 31일부터 전 세계에 순차 출시된다. 이에 앞서 국내에서는 19일부터 25일까지 사전 판매를 진행한다.

색상은 블랙∙그레이∙바이올렛∙엘로우의 4가지로 출시된다. 삼성닷컴과 삼성 강남 구매 시 울트라는 그린∙블루∙오렌지가, 일반과플러스는 제이드 그린∙사파이어 블루∙샌드스톤 오렌지가 추가된다.

일반은 8GB 램을, 플러스와 울트라는 12GB 램을 제공한다. 가격은 일반의 경우, 256GB 115만5000원, 512GB 129만8000원이고, 플러스는 256GB 135만3000원, 512GB 149만6000원이다. 울트라는 256GB 169만8400원, 512GB 184만1400원, 1TB 212만74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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