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공정위에 신고
카카오, 모바일상품권 시장 70% 독점
높은 수수료·차별적 부과·늑장정산 '잡음'

카카오톡 선물하기./사진=카카오.
카카오톡 선물하기./사진=카카오.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카카오가 카카오톡 모바일 상품권 거래 불공정 논란에 휩싸였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판매중인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율이 과다하게 책정됐고 사업자 간 차별적으로 적용해 중소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와 중소가맹점주들은 카카오가 모바일상품권 시장에서 70%가 넘는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어 시장지배적인 지위를 남용한다고 지적한다. 반면 카카오는 플랫폼 권한을 남용한 게 아니고 카카오와 가맹점 사이에 쿠폰사와 프랜차이즈 본사 등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개입돼 있어 이들간의 협의가 필요한 문제라고 해명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참여연대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등은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의 모바일상품권 수수료 과다 책정 등이 불공정행위와 시장지배적 지위남용이라고 고발했다.

이날 중소상인들과 시민단체가 지적한 문제는 크게 세 가지로 △모바일상품권 수수료 과잉 부과 △대기업과 중소프랜차이즈간 수수료율 차별적 부과 △늑장 정산으로 인한 가맹점주 부담 가중 등이다. 

먼저 일반 신용카드 수수료 대비 최소 2배, 최대 10배에 달하는 높은 모바일상품권 수수료를 문제삼았다. 중소상공인이 매출액에 따라 내는 신용카드 수수료는 보통  0.5%~2.07% 수준이다. 반면 카카오는 최저 수수료를 적용하는 사업자마저 5% 수준으로 높고 10%가 넘는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가맹 브랜드도 있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카드사 수수료와 모바일상품권 수수료의 절대적인 비교는 어렵다'라는 입장이다. 모바일 상품권은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 고객의 매장 방문을 유도,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의 매출 증대를 위해 활용하는 마케팅 수단인 까닭에 전자상거래 판매 대행 수수료 범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로 제기된 상품공급자에 따른 차별적 수수료율에 대해서도 카카오는 수수료율은 고정된 게 아니라고 못박았다. 카카오는 입점사와 브랜드별 수수료를 협상하고 있고 입점사는 누구나 수수료 협상을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대기업 여부나 교섭의 여지가 수수료 협상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시민단체에 따르면 카카오는 스타벅스 등 가맹본사가 직영하는 브랜드의 모바일상품권 수수료율은 5%대로, 가맹점주가 모두 수수료를 부담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했다. 메가커피 9.4%, 컴포즈 10%, 반올림피자 11%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대기업에 대해선 수수료를 깍아주고 교섭여지가 없는 작은 가맹점주에게는 높은 수수료를 물리는 행태로 불공정하다"고 꼬집었다.

다만 카카오도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모바일상품권은 '카카오-쿠폰사-프랜차이즈본사-가맹점'으로 이어지는 계약구조로 이뤄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수수료율 문제는 쿠폰사와 협의하고 있고 수수료율 결정이나 정산 등 정보 제공은 프랜차이즈 본사·쿠폰사와 가맹점 간 협의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카톡 선물하기의 늑장 정산 문제에 대해서는 월 1회 정산 시스템에서 현재 월 4회로 정산 주기를 단축하며 재정 부담을 완화해왔다고 부연했다.

다만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카카오가 적극적으로 수습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카카오의 전반적인 사업에 대한 정부당국과 국민 눈높이가 까다로워진데다 경영진 사법리스크 위기로 윤리와 상생 경영을 확대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어서다. 게다가 모바일상품권 사업과 관련된 주요 이해관계자는 중소가맹점주들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카카오가 문제를 회피할 수 없는 노릇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카카오 선물하기의 높은 수수료율에도 관련 거래 비중이 갈수록 높아져 중소사업자의 수수료 부담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며 "카카오가 다른 플랫폼보다 높은 수수료율을 취하는 것은 경쟁사가 없는 시장 독점적 지위에서 비롯됐다"라고 말했다.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에 따르면 카카오는 모바일 상품권 시장에서 약 74%, 선물하기 시장에서는 약 90%의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이날 시민단체와 중소상공인은 카카오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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