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국내 최대 수소 생산·판매 기업과 청정수소 협력

그룹 수소모빌리티 주역 현대제철, 수소강재 개발 박차 세아그룹

탄소배출량 최고 수준에 ‘미운 털’…기업이미지 개선 절실

지난 28일 포스코홀딩스가 포스코건설, 어프로티움과 ‘청정수소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교환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지난 28일 포스코홀딩스가 포스코건설, 어프로티움과 ‘청정수소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교환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철강업계가 조기 탄소중립 달성에 따른 탄소배출 기업이미지 전환을 위해 수소화를 서두르고 있다.

포스코는 전문기업들과 협력하며 수소사업을 본격화 하고 있고 현대제철과 세아그룹 역시 저마다의 방법으로 수소 산업 역량 증대에 나선 상황이다.

3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건설 및 어프로티움과 ‘청정수소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어프로티움은 국내에서 유통되는 산업용 수소의 약 40%를 공급하고 있는 국내 최대 수소 전문기업이자 액화이산화탄소 생산·판매 기업이다.

포스코그룹은 어프로티움과의 사업 협력을 계기로 국내에서 블루수소(화석연료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활용하는 것)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수도권에서 CCU(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반의 블루수소 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하고 오는 2026년까지 천연가스 개질 및 이산화탄소 포집 설비 설치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4만톤의 수소를 생산하는 한편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전량 회수해 반도체 공정가스·드라이아이스 등 산업용 원료로 활용한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수소 산업 전시회인 ‘H2 MEET 2022’에서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를 필두로 수소의 생산·운송·저장·활용 등 수소사업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청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3일까지 열린 수소전시회 'H2 MEET 2022'에서 공개된 현대제철의 1.0GPa급 저탄소 판재가 적용된 자동차 부품. 사진.현대제철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3일까지 열린 수소전시회 'H2 MEET 2022'에서 공개된 현대제철의 1.0GPa급 저탄소 판재가 적용된 자동차 부품.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과 세아그룹 등 타 철강업체들 역시 최근 수소 산업 전시회서 수소 모빌리티 계획 참여와 수소강재 개발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소화를 꾀하고 있음을 알렸다.

현대제철은 최근 H2 MEET 2022에서 수소 기반 탄소중립 제철 공정 모형과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수소연료전지 금속 분리판을 선보였다.

수소연료전지 금속 분리판은 수소전기차의 연료전지 스택에 공급되는 수소와 공기를 분배하고 발생된 전기를 전달하는 수소전기차의 핵심부품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8년부터 현대차·기아의 수소 전기자동차 넥쏘에 적용된 2세대 금속 분리판을 공급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금속 분리판은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인 ‘저탄소 고급 판재’라는 데에서도 의미를 가진다.

저탄소 판재는 고로에서 철광석과 석탄을 환원시켜 만든 쇳물 대신 전기로에서 직접환원철과 철스크랩(고철)을 사용해 생산된 쇳물을 활용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을 30% 이상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 최초로 미세 성분을 제어할 수 있는 특수강 전기로를 활용해 1.0GPa(기가파스칼, 단위면적당 100㎏의 하중을 견디는 강도)급 고강도 제품 생산과 부품 제작에 성공한 만큼 저탄소 판재의 실용화 부문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아그룹의 자회사인 세아창원특수강은 이번 H2 MEET 2022 행사를 통해 높은 압력에서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니켈 함량이 높은 스테인리스 소재와 이음매가 없는 심리스(seamless) 강관 등을 공개한 바 있다.

세아그룹은 현재 원가 절감형 금속 소재와 수소 산업 등에 투입되는 고기능성 금속 소재 개발의 투 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고질소강과 같은 신형 합금 개발 등을 통해 가혹한 사용 조건에서도 버틸 수 있는 수소 저장 장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철소 전경.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환경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은 상위 30개 제조업체들은 총 2억6080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포스코는 총 785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1위를, 현대제철은 2907만톤으로 2위를 차지했다.

다른 철강 기업들의 수치가 더해질 경우, 철강 기업들이 국내 산업의 약 절반 가까이 되는 탄소 배출량을 차지하고 있다는 셈이 되는 것이다.

이에 국내 철강업계는 오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계속해서 수요가 증가하며 생산량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다 탄소 절감 기술 발전 속도도 빠르지 않은 만큼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이 ‘배출권거래제 어떻게 해야 하나’ 주제로 개최한 산업발전포럼에서 정만기 KIAF 회장은 “철강업의 경우 2018년 배출량 1억100만톤 대비 약 1억톤인 90.8%의 온실가스를 2050년까지 감축해야한다”며 “이는 아무리 현존 기술을 개량하고 시설교체를 한다 해도 달성할 수 없는 목표”라고 말했다.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철강 산업을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이 점점 따가워지고 있는 만큼 철강업계 내에서는 친환경 이미지 구축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열을 올려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수소환원제철 등 기술의 발전과 탄소 배출을 줄인 친환경 철강재 개발 및 공급으로 산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점차 늘려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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