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박동철 굿네이버스 베트남 대표는 지난 15년간 인도네시아, 몽골, 베트남 등 동아시아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지역사회 변화를 온몸으로 체감한 국제개발협력사업 전문가다.

동아시아권 현지 사업장의 예산을 검토하고 사업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동아시아 권역 코디네이터기도 한 그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현지 기업의 CSR 활동 변화와 개발협력 이슈에 대해서 이야기 나눴다. 

박동철 굿네이버스 베트남 대표(동아시아권역 코디네이터) 사진. 데일리임팩트
박동철 굿네이버스 베트남 대표(동아시아권역 코디네이터) 사진. 데일리임팩트

현재 몸담고 있는 굿네이버스 베트남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굿네이버스 베트남은 총 6개 지역에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헤드 오피스는 하노이에 있다. 베트남에서도 타 굿네이버스 해외사업국과 동일하게 해외아동결연 및 지역개발사업(CDP)을 추진 중이다.

지역개발사업은 베트남 일부 마을 지역사회와 협력해 주민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이다. 해외아동결연을 통해 한국 후원자와 베트남 아동을 매칭하고, 아동을 포함한 마을을 지원해 그 결과를 후원자들에게 보고한다. 현재 베트남 결연아동은 약 1만 2000명 정도다.

교육과 보건·위생 사업, 식수 위생, 소득 증대 사업, 아동 권리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앞서 소개한 사업들을 통해 한 마을의 변화를 보기 위해 보통 5년 계획을 잡고, 마을이 자립적으로 살 수 있게 되면 그 마을을 떠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동아시아권역 대표의 역할은

굿네이버스 동아시아권역 범위는 7개 아세안 국가(인도네시아,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필리핀)와 몽골을 포함한 8개 국가다. (코디네이터는) 이 8개 국가에서 행정과 사업 관련 총괄업무를 담당한다. 행정적으로는 국가별 연간사업평가 및 사업예산 검토, 사업측면에서는 국제개발 사업기획과 평가 모니터링을 한다.

중요 업무 중 하나는 국가별 굿네이버스 한해 예산을 검토하는 운영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이다. 국가별 굿네이버스 운영위원회에서는 매년 한 두 차례 그 나라의 인사들이 모여 한해 국가별 예산을 검토 및 승인하고 감사결과를 공유한다. 이는 의사결정 투명성을 확보하는 절차로 코디네이터도 8개 국가별 모든 위원회에 위원으로 활동한다. 이 같이 권역 내 국가 간 모니터링과 네트워킹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지정사업이 활발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권 사업장의 특징이 있다면

지정사업은 민간, 기업, 정부 등 도너(기부자)들과 함께 대상과 서비스 등 기부금 사용처를 정해 추진하는 사업을 말한다. 동아시아권역에서 지정사업이 활발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우선 국내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해외 사업장이 있는 국가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하려한다. 최근에는 ESG가 확산되면서 현지기업의 사회공헌 기여도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졌다. 특히 기업이 진출국가에서 사회공헌사업을 하지 않으면 현지 주민들의 평판도 낮아지기에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정부의 신남방정책이다.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아시아 국가는 신남방 정책의 중심지다. 정책적인 영향으로 동아시아 국가와 국내 교역 및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국가와 기업차원의 사회공헌사업과 투자도 활발해진 상황이다.

동아시아권 국제개발협력 전문가로 활동해오면서 겪었던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기업 협력 사례로는 베트남에서 기아와 함께 추진 중인 ‘그린 라이트 프로젝트’를 뽑을 수 있을 것 같다. 쓰레기 문제로 고민하던 베트남 한 산골 마을에 쓰레기 처리장을 만들고, 분리수거를 통해 쓰레기 처리를 할 수 있게 만들었다. 플라스틱만 골라내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지역주민들과 아이들이 위생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환경 관련 교육도 진행했다. 최근 환경 이슈나 에너지분야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될 사업 분야 사례라고 생각한다.

몽골 소득증진사업 가운데 하나인 세탁 사업도 기억에 남는다. 세탁 사업은 관련 기술이 없으면 진행이 어렵다. 때문에 한국인 세탁 강사분을 모신 적이 있다. 그분이 오셔서 현지 사람들에게 드라이크리닝을 어떻게 하는지, 일반 빨래할 때 세제는 어떻게 사용하는 지, 이런 기본적인 부분부터 디테일한 기술도 상세히 알려주셨다.

이처럼 큰 기업이 아니더라도, 큰 규모의 액수와 물품지원이 아니더라도 각자가 가진 재능으로도 주민들을 돕는데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작은 도움일지라도 현지 주민들에게는 변화의 첫걸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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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철 굿네이버스 베트남 대표(동아시아권역 코디네이터) 사진. 데일리임팩트

동아시아권역 현장에서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과 유관기관 협력이 필요한 부분은

코로나 이후 동아시아 국가 전체적으로 교육 격차가 더욱 심해졌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 정부정책에 따라 학교가 폐쇄되어 도시와 시골 아이들간 교육 격차가 더욱 커졌다. 일부 아이들은 학습 능력과 먼 미래에는 취업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상황이다.

현지에는 현재 교육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교육 관련 지원이 필요하다. 국내 학습지, 전자책 등 교육 콘텐츠 기업이 교육 격차 해소에 나서줬으면 한다. 모바일이나 디지털화된 교육 콘텐츠를 각 국가의 언어로 번역해 아이들에게 제공한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했을 때 동아시아권 내 기업 CSR활동에 변화가 있다면

베트남, 라오스 등 현지 국가차원의 코로나 봉쇄정책에 의해 사회공헌 활동이 중단되는 경우도 있었다.

베트남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모든 국민들이 3개월간 집에만 머물러야 했던 적이 있다. 당시 사업을 지원하는 마을 방문도 금지되면서 지역주민들에게 필요한 물품이나 직접적인 서비스를 제공 못하기도 했다.

이런 물리적인 어려움으로 초기에는 잠시 사업 진행이 주춤했었고,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지원이 필요한 대상은 늘어났다. 기업도 현재 (지원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여러 사업지원이 다시금 활성화 되고 있는 단계로 보인다.

올해 동아시아권역 국제개발협력사업에서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목표는

기부자와 굿네이버스 관점에서 두 가지 목표가 있다. 기부자 입장에서 현재 가장 관심 갖고 있는 이슈는 환경이다. 실제 탄소 감축, 물 사용 등 환경관련 분야 사업에 사회적 관심도가 높기에 이를 실현가능하도록 추진하는 것에 책임도 느끼고 있다.

현지에서는 사회적 이슈와 후원사의 니즈에 맞춘 프로그램 개발을 고민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관점에서는 마을주민들의 빈곤 극복, 주민 소득 증대가 중요한 목표다. 현재 베트남, 캄보디아, 몽골 등 일부 동아시아권역 국가에서는 사회적기업 육성에 많은 예산을 할애한다. 사회적기업을 통해 창출한 이윤으로 이들이 자립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또 다른 중요한 목표다.

디지털 교육에도 신경 쓰고 있다. 비대면 교육과 디지털화는 코로나 이후 모든 국가가 중장기 계획을 갖고 있을 정도로 관심사다. 동아시아권 국가에서도 IT기반 교육 등을 통한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등 4차 산업 인력 육성에 관심이 많다. 이같은 4차 산업 관련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도 올해 중요한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지 모금 관련 인식개선 활동도 확대할 계획이다. 자국민 모금을 통해 궁극적으로 자신의 나라를 돕는 모금교육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초·중학교에 제공해 우리나라와 같이 ‘수여국’에서 ‘공여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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