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로 수많은 아동이 다시 극빈층으로 밀려나고 있다. 문해력 저하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국제 아동권리 정책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정부의 정책 방향과 기업의 참여, 국제개발협력 NGO의 변화를 점검한다. [편집자 주]

 

UN 지속가능발전보고서를 통해 확인한 코로나19가 주요 지표에 미친 영향

[데일리임팩트 이승균 기자] 코로나가 지속되면서 국제사회의 아이들은 완전히 다른 일상을 마주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비대면 수업이 가능하나 해외 아이들은 휴교령으로 인해 노동 현장에 내몰리고 있고 가정폭력과 빈곤에 빈번히 노출되고 있다.

UN이 지난해 7월 발간한 2021 지속가능발전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극빈율은 20여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1억 2400만 명이 극빈층으로 밀려났다. 1억 100만 명의 아이들의 문해력이 최소 읽기 능력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

여성은 증가하는 가정 폭력에 빈번히 노출되고 있다. 아동 결혼도 최근 몇 년 동안 감소 추세였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급과 저임금 돌봄 노동은 점점 더 여성과 소녀들의 몫이 되고 있어 교육 기회를 박탈당하고 건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고서는 2020년 35%의 국가가 영양 서비스와 함께 생식, 산모, 신생아, 아동 및 청소년 건강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전염병 확산으로 인한 보건 서비스 중단으로 2020년 남아시아에서만 22만8000명의 아동과 1만1000명의 산모가 추가 사망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각국 정부는 회복을 위한 첫 걸음으로 재개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따라 재개학을 위한 기반 시설의 개보수가 요구되고 있다. UN 통계에 따르면 2016부터 2019년 기간 전 세계 초등학교 5분의 1 이상이 기본적인 식수나 화장실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4곳 중 1곳은 전기조차 공급되지 않았다. 학교의 컴퓨터와 인터넷 서비스 공급 수준도 열악하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 적절한 위생 시설과 원격 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ICT 인프라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무엇보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이 산업화 이전보다 약 1.2℃에 달하면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고 특히 개발도상국은 막대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가 부채가 증가하고 외국인 직접 투자와 무역이 극적으로 감소하면서 아동권리 옹호, 양성평등 증진을 위한 재정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더 나은 지원을 위해서는 효과적인 다자주의와 사회 구성원의 완전한 참여가 필요하다.

정부, 아동 인권 증진...파트너십 강화·ICT도 적극 활용

이에 따라 정부도 아동 권리 옹호를 포함한 인권 증진,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교육 사업 강화, ICT 기술을 활용한 SDGs 달성 등 방향성을 갖고 국제개발협력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해 6월 G7 확대정상회의에서 공동 선언한 ‘열린 사회 성명’의 이행 차원에서 인권 침해 예방,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공동체를 위한 인권 교육, 이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지난 1월 부처합동 업무보고를 통해 교육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GPE)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개도국 아동의 취학 지원과 문맹률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여성과 아동뿐만 아니라 난민을 대상으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우간다에 감염병 예방 및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우즈베키스탄 아동병원 의료인력 역량 강화에 나서는 등 스마트 방역 체계를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또, 사업 추진 과정에서 유상-무상 ODA 사업을 연계한다. 우즈베키스탄 국립아동병원 건립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를 활용하고 의료인력을 대상으로 소아과 임상역량 강화 교육은 KOICA를 통해 무상으로 제공한다. 병원운영 관련 컨설팅은 복지부가 담당한다. 국립대학교 건립, 기업가양성 교육과정 개발프로그램 운영 등 사업도 동일한 방식으로 유상-무상 연계 방식으로 추진한다.

정부는 일련의 ODA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과학 기술 기반 ICT 추진 전략도 구체화한다. 개발도상국 아동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교육 사업 강화와 함께 디지털 전환을 활용한다. 특히, 디지털화를 통해 여성과 아동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부패 등 사회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한다.

교육 콘텐츠는 맞춤형 온라인으로 제작할 수 있도록 일련의 과정을 지원한다. ICT 교육센터 등 온라인 교육 콘텐츠 제작을 위한 시설을 제공하고 교육 콘텐츠와 플랫폼 개발 등 소프트웨어 측면까지 패키지로 제공한다.

예를 들어 스리랑카 중등교육을 위한 ICT 허브구축, 방글라데시 ICT 교육훈련센터 건립, 융합교육(STEAM)을 위해 개발도상국에 개방형 대학 과정을 개설하고 온라인 교육 콘텐츠 기획과 제작을 지원한다. 이 과정에는 국내 현직 교사들이 개발에 참여해 현지 수용성을 높인다.

ESG와 ODA 접목, 민간 기업 진출 길 연다

한편, 아동권리와 관련한 기업의 사회공헌, ESG 경영도 올해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ESG 경영의 중요성이 증대되는 점을 감안해 개발협력분야 민간부문 참여 전략을 이달 중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민간 기업이 협력의 주체로 직접적인 ESG 경영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ODA 사업과 연계를 적극 독려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원국 정부와 협력해 기업이 직접 개발도상국에 진출, 자사의 브랜드와 기술을 적극적으로 내세우며 ESG 경영에 나설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셈이다.

정부는 에듀테크 기반 디지털 교육 인프라를 확산하기 위해 한국형 이러닝 시스템을 토대로 가나,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등 국가의 아동과 여성 교육 접근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전자 칠판, 스마트TV 등 기자재가 구비되어 있고 모바일 교육 방송 송출이 가능한 첨단 ICT를 활용한 시범 교실도 운영한다.

이에 따라 학교 내 무선망, 스마트기기 보급 등 비대면 교육 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국내 에듀테크·ICT 기업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동 보건, 위생과 관련한 혁신 기술과 브랜드를 보유한 진단키트 기업의 동참도 요구된다.

굿네이버스, 국제사회를 위한 위생교육과 이러닝 교육지원사업 적극 추진

굿네이버스 인도네시아와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교육부가 이러닝 교육을 통한 교사 역량 강화 사업에 대한 MOU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 : 굿네이버스
굿네이버스 인도네시아와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교육부가 이러닝 교육을 통한 교사 역량 강화 사업에 대한 MOU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 굿네이버스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도 다자간 파트너십을 확장하고, 기업 파트너와 함께하는 교육, 위생 지원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인도네시아에선 TV, 라디오 등을 이용한 정부 차원의 이러닝 교육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기기 부족과 인터넷 사용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농촌 지역 어린이의 교육 접근성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에 굿네이버스는 2021년 5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총 36개월간 6억원을 투입해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지역의 현지 초등학교 교육 환경에 적합하고 지속가능한 이러닝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사업 대상은 해당 지역 초등학생 2250명을 포함해 교사, 학부모, 지역 주민 등 총 7875명으로 이러닝 교육 체계를 구축하고 수업을 통해 학생의 교육 과정을 개선한다. 학습지도와 아동 교육권 인식 개선 교육도 진행한다.

굿네이버스는현대엔지니어링,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교육문화청, 현지 교육업체 등 광범위한 파트너십을 통해 보다 전문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이러닝 지원 사업을 설계, 추진하고 있다.

또, 굿네이버스는 2019년부터 아프리카 여아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소녀공간 걸스 룸(Girl’s Room)’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소녀공간’ 사업을 통해 여아들이 생리 기간에도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청결하고 안전한 휴게공간을 제공하고, 생리대나 진통제, 비누 등 위생용품도 지원한다.

효성과 굿네이버스가 함께하는 르완다 '소녀공간 걸스 룸(Girl’s Room)'. 사진 : 굿네이버스
효성과 굿네이버스가 함께하는 르완다 '소녀공간 걸스 룸(Girl’s Room)' 캠페인에 참여한 학생들. 사진. 굿네이버스

2020년부터 효성도 ‘소녀공간 걸스 룸(Girl’s Room)’ 사업에 공감하여 굿네이버스와 함께 르완다 기사가라 지역과 카모니 지역 3개 학교에 위생적인 화장실과 ‘소녀공간’을 설치했다. 또 생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학생 약 3,600명과 교사 90명을 대상으로 캠페인과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기존의 아동 사업을 상황에 맞게 재정비하여 중장기적으로 극빈층에 몰린 아이들을 보호하고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다자 협력 방안을 고안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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