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새 가입토큰수 200만 돌파, 정태영 승부수 通했다
MZ세대의 절대적 지지...인기 요인은 압도적인 편의성
국내 간편결제 시장 요동...일부 사업자 서비스 종료 수순

사진=현대카드 제공
사진=현대카드 제공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애플페이의 예상을 뛰어 넘는 인기에 국내 간편결제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당초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 등의 문제로 사용자가 국한될 것이란 전망과 달리 애플페이는 지난 3월 21일 출시 이후 1달도 채 지나지 않아 가입토큰수(신용카드 정보를 암호화해 발행하는 번호 ) 200만을 돌파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달 본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가입토큰수는 200만 돌파, 가입자 이용률은 60%, NFC 단말기는 품귀현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카드가 실시간으로 가입토큰수 집계를 하지 않아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없지만 이날 기준 가입토큰수 300만을 넘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실시간으로 가입토큰수 집계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페이 흥행 돌풍...현대카드도 ‘미소‘

애플페이의 흥행 돌풍에 덩달아 현대카드도 미소 짓고 있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애플페이 출시 이후 한 달간 신규 발급한 카드는 35만5000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회원 중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79%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20대가 51%, 30대는 28%, 40대는 12%였다.

현대카드 고객이 지난달 말까지 애플페이로 결제한 건수는 930만건에 달했다. 애플페이 전체 결제 금액 중 9%는 해외 결제액이다. 일반 카드 결제 금액의 해외 결제 비중이 2% 수준인 것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흥행성공에 대해 업계에서는 정 회장의 승부수가 통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1년 전만 해도 애플페이의 인기를 예상한 사람은 드물었다. 애플페이 결제에 필요한 NFC 단말기 인프라가 국내에 갖추지지 않은 데다 애플에 지급하는 수수료 부담도 클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현대카드가 기존 카드사들을 넘어서기 위해선 애플과 선제적인 협업이 필요하다고 확신했다. 실제 현대카드는 6년 전부터 애플페이 결제 방식이자 세계에서 보편화된 비접촉 NFC 결제 기능을 발급하는 모든 신용카드에 적용하고 있었다.

사진=현대카드 제공
사진=현대카드 제공

애플페이 인기 요인? 압도적인 ‘편의성‘

MZ세대를 중심으로 아이폰 유저들이 애플페이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연 압도적인 편의성이 첫 손에 꼽힌다. 최근 MZ세대 뿐 아니라 유행에 민감한 40~50대 중장년층 일부까지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애플페이를 사용할 경우 신용카드 없이도 스마트폰을 오프라인 매장 단말기에 갖다 대면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페이는 결제 속도 면에서 사용자 편의성이 높다. 애플페이의 NFC 방식은 삼성페이가 주로 사용하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에 비해 결제 속도가 빠른 편이다. 애플페이는 NFC 결제 단말기 근처에서 전원 버튼을 두 번 눌러 애플페이 결제를 활성화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결제된다. MST 방식은 자기장을 기반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이고 NFC 방식은 기기에 내장된 칩을 이용해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이다. 

애플페이는 다른 기기와 호환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애플페이는 애플워치와 아이패드에도 카드를 등록할 수 있다. 애플워치의 경우 와이파이를 연결해서 쓰는 GPS 모델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 지갑이나 핸드폰을 챙기지 않아도 워치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삼성페이는 현재 갤럭시 워치에서 해당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다만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도 갤럭시 워치에 삼성페이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페이 인기에 국내 간편결제 시장 요동

이처럼 편의성으로 무장한 애플페이의 등장은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경쟁사는 다양한 방법으로 애플페이 견제에 힘쓰고 있고 일부 사업자는 경쟁력에서 밀려 서비스 종료 수순을 맞이하고 있다. 

애플페이 출시 전 간편결제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삼성페이는 애플페이 출시 한 달 전이었던 지난 2월 온라인 쇼핑 시장을 장악한 네이버페이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에서 QR코드로만 결제가 가능했던 네이버페이는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 삼성페이 결제가 가능해졌다. 삼성페이 사용자 수는 1630만명, 네이버페이는 약 3150만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애플페이 등장 전부터 삼성페이가 긴장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네이버페이와의 결합은 사용자 이탈을 막으려는 목적이 크다. 실제 서비스 연동 효과로 최근 사용자 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페이 출시로 더욱 설자리가 없어진 LG페이 등 비인기 간편결제 사업자는 결국 사업 철수를 앞두고 있다. LG전자가 출시한 LG페이는 2024년 7월께 서비스가 종료될 예정이다. 2021년 모바일(MC) 사업부 정리에 따른 것으로 서비스 종료 전까지 일부 카드사와 온라인 결제 연계 서비스는 유지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출시한 미래에셋페이는 오는 6월 서비스가 종료된다. 2021년 10월 미래에셋은 스마트폰의 NFC 기능을 이용해 국내 최초로 아이폰에서 터치 방식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사용자 감소 등으로 결국 서비스를 종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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