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대표 등 3억원 자사주 매입.."책임 경영 의지"
1년새 주가 반토막인데..스톡옵션 비중은 1.5배 늘어
"실적저조한데 임직원 보상 과도할 경우 주가 하락"

/사진제공. 네이버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네이버 주주들이 경영진이 내놓은 3억원의 자사주 매입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실적 악화와 함께 1년새 주가가 40% 빠진 상황에서 임직원 성과급으로 지급 될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이 전년대비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과도한 임직원 보상에 따른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12일 IT업계에 따르면, 최수연 대표이사와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3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로서 최 대표와 김 CFO는 네이버 주식을 각각 1443주, 833주를 보유하게 됐다.

자사주 매입 소식에 따라 지난 11일 네이버 주가는 전일 종가대비 6900원(3.58%) 상승한 19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네이버측은 이번 자사주 매입이 "대표, CFO가 취임 1주년을 맞아 회사의 성장과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자사 주식을 추가로 매입한 것"이라며 "작년 취임 직후 약 1억원 규모의 주식 매입에 이어 추가 매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자사주 매입은 두 경영진이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주주들에게 주주가치제고 및 주주환원책 마련을 약속한 점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존 주주환원 정책 기간이 현재 종료돼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지난 2022년 네이버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5.8%, 96% 줄어들었으며, 최 대표 취임 1년 동안 네이버 주가는 40% 가량 떨어지기도 했다.

주주환원엔 '3억'...성과급 위한 자사주 처분 규모는 '2610억' 

이번 최 대표와 김 CFO의 자사주 매입에도 주주들은 탐탁지 않은 눈초리다. 저조한 실적에도 최 대표가 받은 연봉과 성과급 지급을 위한 자사주 처분 규모에 비해 매입 비중이 작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주주들은 "임직원 성과급엔 2000억 이상 쓰고, 주가부양엔 3억만 쓰면서 주주환원이라는 표현이 맞는거냐"며 또 다른 주주는 "네이버가 주가보호 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토로했다.

실제 네이버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최 대표는 지난해 보수로 11억 원을 받았다. 성과급은 4억9500만원으로 기본급 6억보다 낮았다. 성과급 지급 근거는 "성장 가시화 기반을 만들어낸 점”과 "사업 간 이해관계를 성공적으로 조율하고 지원한 점”이 언급됐다. 

실적 악화에도 임직원 대상 '스톱옵션' 지급을 위한 자사주 처분 규모는 오히려 늘었다는점도 주주들이 불만을 가지는 요인이다. 

현재 네이버는 연초부터 현재까지 총 2차례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스톡옵션'을지급을 위해 자사주 처분 결정 공시를 냈다. 처분규모는 140만3500주이며(발행주식의 약 0.85%), 금액으로 따지면 약 2610억원이다. 

올해는 전년대비 인력이 늘어 자사주 처분 규모도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네이버는 2차례 1246억 규모의 자사주 89만1577주를 처분한바 있는데, 올해는 이에 비해 1.5배 이상 자사주 처분 규모가 늘어난 셈이다.

액수로만 따지면 이번에 최 대표와 김 CFO가 자사주 매입 비용인 3억원의 870배 수준이다. 이번에 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들은 언제든지 판매할 수 있다. 이에 유통주식수가 증가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칠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네이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지난해 코로나 이후 인력이 늘어, 성과급으로 제공할 스톡옵션도 늘고, 이에 자사주 처분 규모도 함께 늘었다"며 "스톡옵션으로 제공된 임직원의 총 주식 규모도 크지 않고, 받은 주식의 판매·보유 또한 선택에 따라 달라져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명확히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자시연 "실적 저조한데 자사분 처분 규모 늘리면 주가 하락"

업계에서는 특정 기업이 자사주 처분 시 실적이 저조하고, 임직원 성과급으로 주어지는 스톡옵션이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실제 네이버가 올해 자사주 처분 공시를 한 지난 3월 2일과 4월 3일 주가는 각각 전일 대비 -1.2%, -1.88%씩 빠지기도 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데일리임팩트에 "자사주 매입·처분은 주당 가치를 올리기 위한 방법으로 일반적으론 주가 향상에 기여한다"면서도 "다만 실적이 저조할 경우 시장에서 임직원들에게 지급되는 스톡옵션 등 보상이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주가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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