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현물 지난 7일 8만7600원까지 상승...역대 최고치
이달들어 일주일새 골드바 25억원어치 팔려
골드바 구입, 금 통장 개설 등 관련 상품 인기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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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지난해 말 5%대까지 올랐던 예금금리가 이달 3%대까지 내려오면서 이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금‘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들도 투자자들을 잡기 위해 금 관련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10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이달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예금 3% 수준에 머물고 있다. NH농협은행의 ‘NH고향사랑기부예금(3.8%)‘ 금리가 가장 높고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3.5%)‘, 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3.5%)‘ 등이 뒤를 이었다.

적금 상품은 그나마 사정이 조금 낫다. 신한은행의 ‘신한 알.쏠 적금(4.65%)‘, 우리은행의 ‘우리SUPER주거래적금(4.65%)‘, 국민은행 ‘KB반려행복적금(4.5%)‘ 등 순으로 금리가 높았다.

◆금값, 한때 8만6700원 돌파...역대 최고치

예금금리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상품은 금이다. 지난 7일 기준 KRX 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은 8만6330원을 기록했다. 이는 3 거래일 연속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이날 장중엔 8만6700원까지 올라 2014년 KRX 금시장이 거래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이날 오후 1시 기준 8만4628원에 거래되며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 모양새다.

금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전 세계를 덮친 경기 침체 공포와 연관이 있는데 통상 경제가 침체할 경우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의 투자 수요가 높아진다.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 등의 변동성이 큰 만큼 가치가 크게 변하지 않는 금을 보유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에 제동이 걸린 점 역시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 각국 중앙은행들은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금을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중앙은행의 금 보유고는 올해 1월 74t, 2월 52t 늘었다. 중국인민은행이 지난 2월 한 달 동안 사들인 금만 25t에 달한다. 

◆금 관련  투자 상품 인기...골드바부터 금 통장까지

금 투자의 핵심은 골드바다. 이달들어 지난 6일까지 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팔려나간 골드바는 약 24억9760만원에 달한다. 1주일 만에 지난달 판매액(39억5594만원)의 63%가 팔린 셈이다.

실물 금을 보유하지 않고 금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도 인기다.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금 거래 건수는 약 2400여건으로 평소 1200여건의 2배로 늘어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5월 한국금거래소 디지털에셋의 e-금 투자 플랫폼 ‘센골드‘와 제휴를 맺고 금 투자 서비스도 선보였다. 1만원부터 100원 단위로 금을 매수할 수 있다. 케이뱅크와 센골드는 케이뱅크를 통해 산 금을 실물로 변환해 전문업체에 별도 보관한다. 고객이 원할 경우에는 100g 단위로 실물 금을 받아볼 수도 있다.

금 통장도 주목받고 있다. 금 통장은 금 실물을 사지 않고 입금을 하면 해당 금액만큼 무게로 환산해 통장을 통해 투자하는 상품이다. 금을 실물로 보유하게 되면 작은 단위 거래가 힘들지만 금 통장의 거래 단위는 0.01g으로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 또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기 때문에 언제든 현금화 할 수 있다. 

금값이 오르면서 주요 은행의 금 통장 잔액은 중량이 줄었음에도 증가했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금 통장 계좌의 금 중량은 지난 1월 말 6818kg, 2월 말 6714kg, 3월 말 6290kg, 4월 6일 기준 6237kg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그럼에도 통장 잔액은 1월 말 5212억원에서 2월 말 5168억원으로 감소했다가 3월 말 5186억원, 4월 5298억원으로 증가했다.

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달 주식 계좌에 있는 돈을 빼서 금 통장에 넣었다“며  “향후 경기 침체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금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들은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국민은행은 거래소를 통해 금을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는 ‘미니골드바 신탁‘ 가입 채널을 늘렸다. 앞서 투자위험 등급 3등급(다소 높은 위험)에 해당하는 금융투자상품이라서 영업점에서만 가입할 수 있었는데 지난 7일부터 KB스타뱅킹에서 영상통화로도 가입할 수 있게 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그간 금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들이 제한돼 있던 게 사실“이라며 “아직 세부적인 상품 확대 계획은 없지만 금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는 만큼 향후 더욱 다양한 금 관련 투자 상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금융 업계 일각에선 더는 금 투자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금융 업계 한 관계자는 “본격적인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 약간의 금 가격 상승을 기대할 여지는 남아 있다“면서도 “이미 많이 오른 만큼 단기적 차익거래를 목표로 금 실물을 거래할 경우 부가세 등을 고려했을 때 기대수익률 대비 투자 가치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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