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황에도 2115억 수주...5년 연속 최대 실적
비결은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우수 인재 영입
"시장 저평가됐을 때 좋은 물건 확보해 다음 기회 준비"

권준명 무궁화신탁 대표이사 사진. 무궁화신탁
권준명 무궁화신탁 대표이사 사진. 무궁화신탁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5년 연속 수주실적 증가’, ‘국내 최대 규모 사업대행자·시행자 방식 수주’ 

무궁화신탁은 지난해 역대 최고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토지신탁사업에 '몰빵'하는 대신 담보신탁 등 비토지신탁 사업을 균형있게 가져가는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가 성공 비결로 꼽힌다.   

무궁화신탁은 2030년까지 '리딩 부동산금융그룹'을 목표로 업계를 선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무궁화신탁의 권준명 대표이사로부터 성공 노하우와 함께 진솔한 뒷 이야기를 들었다.  

취임 이후 수주 실적이나 인력이 가파르게 성장했다. 남다른 노하우가 있었나

무궁화신탁이 신탁업 인가를 받은 2009년부터 2019년 신생 3사가 신규 인가를 받기 까지 10년 동안 부동산신탁 11개사 체제가 지속됐다.  치열한 경쟁구도가 고착화된 것이다. 

경쟁사들은 많은 자본을 조달해 차입형토지신탁 위주 개발사업에 치중하거나 금융지주 계열사의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 위주 영업에 집중했다.

반면 무궁화신탁은 후발주자였기에 다른 지향점과 전략이 필요했다. 그래서 집중한 것이 어느 하나의 상품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상품에 대한 영업력을 갖춘 뒤 이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관리역량이었다. 이를 위해 영업 중심의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구축하고 금융기관과 시공사 등 다양한 배경의 우수 인재를 영입해 영업력을 키웠다. 실적 중심 평가 시스템과 업계 최상위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직원 교육에도 힘썼다. 영업력 강화로 수주실적을 높이는 한편 안정적 사업관리가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한 것이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부동산신탁 전 상품을 고르게 취급하는 포트폴리오가 구축됐고, 이 덕분에 수주실적의 건실한 성장이 가능하게 됐다.

2018년~2022년 무궁화신탁 5개년 수주실적 사진. 김민영 디자인 기자
2018년~2022년 무궁화신탁 5개년 수주실적 사진. 김민영 디자인 기자

결과적으로 지난 19년 1124억에서 20년 1635억원, 21년 2084억원 등 매년 역대 최고 수주실적을 경신하며 연평균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침체기였던 지난해에도 2115억을 기록하며, 2년 연속 2000억 이상의 수주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이 많이 어려웠다. 시장여건이 힘든 가운데 수주실적은 오히려 늘었다. 경쟁사와 비교해 무궁화신탁의 남다른 점이 있다면?

경쟁사에 비해 선방할 수 있었던 건 앞서 말했듯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덕분이었다.

업계 전반적으로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실적이 좋았으나, 하반기부터 나빠졌다. 하반기에 PF대출이 막히면서 그와 연계된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 수주가 급격히 줄었다. 최근 몇 년간 신탁업계 주력상품이 무너지면서 경쟁사들은 다른 수주원을 찾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무궁화신탁은 담보신탁을 포함해 자금관리대리사무 등 비토지신탁의 비중이 높아 하반기에도 선방할 수 있었다.

자금관리대리사무는 부동산신탁사의 부수 업무로 대출기간 동안 인허가비용, 이자유보금 등을 관리할 필요가 있을 때 신탁회사 명의로 계좌를 개설해 신탁회사가 자금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차주 명의가 아닌 신탁회사 이름의 계좌에 돈이 들어가 있어 대주 입장에서는 마음을 놓을 수 있다. 

특히 담보신탁에 대한 접근 방식이 무궁화신탁과 경쟁사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 경쟁사들은 담보신탁이 토지신탁보다 수익성이 낮고, 많이 수주하면 관리물건이 늘어나는 걸 우려해서 제한적으로 수주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우리는 영업저변을 늘리고 일반 개인고객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는 상품으로 판단했고 전국 영업망을 갖춰 지속적으로 장려했다. 그 덕분에 지난해 담보신탁 수수료 수익은 260억원으로 타사 대비 2배 이상 많아 수익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올해도 부동산 시장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어떤 경영전략으로 대응할 계획인가

부동산 시장도 업다운 사이클이 있는데, 타이밍을 맞추기는 쉽지 않다. 개발사업은 시행에서 시공까지 기간이 길고, 공급 탄력성이 없어 공급이 부족한 듯하다가도 미분양이 쌓이거나 반대 경우도 발생한다. 따라서 지금이 아니라 다음 사이클 전환을 감안해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우선 토지신탁과 비토지신탁이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저평가 됐을때 우량 사업장을 확보해 다음 상승국면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다행히 지금까지 수주해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장의 수익이 향후 2~3년간 인식될 것이기 때문에 준비할 시간이 있다. '목욕탕은 여름에 수리한다'는 말이 있듯이 시장이 어려운 지금이 프로세스 효율화, 리스크 관리 등 내부 시스템과 역량을 재정비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 법제화가 추진중인 도심복합개발사업과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 그리고 금융당국에서 논의 중인 신탁업 혁신과 수익증권발행신탁, 토큰 증권(Security Token) 등 신성장동력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말 도심복합개발부문 조직을 신설했다.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는가

지난 2019년부터 신탁방식 도시정비사업에 진출해 '인천 청천2구역 재개발 정비사업'(국내 최대인 5050세대 규모)을 수주하는 등 업계 수위의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도시재생사업에서 쌓은 전문성을 토대로 도심복합개발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박진수 전 한국토지신탁 도시재생사업본부장을 도심복합개발 부문대표로 영입했다. 박 부문대표는 신탁방식 정비사업 경험이 많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도시재생관련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 입법 단계인 도심복합개발사업의 추진에 큰 힘이 될 것이다.

향후 도시재생 분야는 노후화된 도심과 1기 신도시 등 민간과 공공이 협력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도심복합개발부문 조직 신설로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도 민간과 공공을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ESG 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국내 부동산신탁 가운데 ESG에 가장 관심이 많아 보인다. 올해 ESG 추진 방향이 있다면?

‘지속가능한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리딩(LEADING) 부동산 금융그룹’

지난 21년 ESG위원회를 발족하면서 그룹 내외부에 천명한 무궁화신탁의 비전이다. 신탁사 최초로 ESG 로드맵도 구축했다. 그 이후 2년은 ESG 도입기로, ESG 경영에 대한 임직원 마인드셋과 사내문화 형성에 중점을 뒀다. 현재는 분기별 1회 이상 ESG 위원회 회의를 진행 중이며, 신탁사 특성에 맞는 ESG 활동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ESG 활동을 내재화하는 원년이다. 중장기 목표 수립과 시행에 방점을 두고 무궁화신탁 및 자회사, 관계사들도 참여하는 그룹 차원의 ESG 활동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사업장 소재 지역민과 상생을 위한 봉사활동, 매칭그랜트를 통한 기부활동 등을 고려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무궁화금융그룹 전사 ESG 위원회와 운영시스템을 구축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과 ESG 관련 인증도 획득할 계획이다. 

부동산 신탁사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요인이 있다면

부동산 개발시장이 대형화, 금융구조화 되면서 시행사, 시공사, 금융기관, 수분양자 등 이해관계자가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부동산PF와 관련해 신탁사에 대한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부동산PF 개발사업에서 신탁사가 사업장 관리와 준공업무 등 제 역할을 다함으로써 과거 저축은행 사태처럼 저축은행과 시공사들이 한꺼번에 부실화되는 사태를 방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과거 부동산신탁업계는 1997년 IMF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등을 거치면서 그 역할과 시장 규모가 더 확대됐다. 이번에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등 여러 어려움을 거치면서 기존 부동산금융 구조의 취약점이 드러나고, 이를 보완하는 과정에서 다시 부동산신탁업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다.

특히 신탁사들은 30여년의 역사를 통해 개발과 금융 양 측면에서 경험와 역량을 쌓아왔다. 이에 향후 신탁사가 코디네이터(Coordinator)로서 주도하는 개발형태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신탁업계는 스스로 끊임없는 연구로 신상품을 출시하고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야한다. 특히 무궁화신탁이 업계 수위의 영업력과 관리역량을 보유했기에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리라 생각한다.

최근 금융당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신탁업 혁신 방안도 신탁사가 지속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신탁제도를 활용해 노년층에 축적된 부를 자녀 세대로 이전해 경제활력과 출산율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국내 신탁제도 역시 고령층 등 개인의 다양한 재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본연의 기능에 맞도록 혁신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이 흐름에 맞는 상품을 출시한다면, 일반 개인 대상 리테일 신탁상품 시장도 확대될 수 있다.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지난해보다 더 좋은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다. 성장은 수주와 같은 영업지표일 수도 있고, 당기순이익같은 수익지표일 수도 있지만, 프로세스 효율화나 내부 역량의 성장도 있다. 회사가 정체하지 않고 계속 성장해야 무궁화신탁을 믿고  재산을 맡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와 수익을 돌려드릴 수 있다. 임직원과 그 가족의 행복한 삶에 회사가 기여하는 길이기도 하다.

지난 1월 무궁화신탁은 현대자산운용, 케이리츠투자운용, 무궁화캐피탈 등 관계사와 함께 비전2030 선포식을 진행했다. 한 해 한 해 성장을 거듭하다 보면 ‘리딩 부동산금융그룹’ 이란 비전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꿈을 향해 임직원 모두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무궁화신탁이 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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