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형 토지신탁·도시정비 성장세..2년 연속 수주 2천억 돌파
전략적 인재 영입과 신속한 조직개편 등으로 경쟁력 확보

사진. 무궁화신탁
사진. 무궁화신탁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무궁화신탁이 전략적 인재 영입과 과감한 조직 개편을 내세워 지난해 우수한 실적을 달성, 부동산 신탁업계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20일 신탁업계에 따르면 무궁화신탁의 지난해 누적 수주금액은 2115억원으로 2021년에 이어 2년간 2000억원 이상의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재건축·재개발과 같은 도시정비사업과 관리형 토지신탁 부문에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은 글로벌 금리상승과 거래절벽 등으로 국내 주택업이 크게 위축됐다. 특히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유동화 증권 부실사태가 건설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수주시장도 썰렁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투자는 전년 대비 2.4% 감소한 258조6000억원으로 201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무궁화신탁의 누적 수주실적은 2020년 1635억원, 2021년 2083억원, 2022년 2115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토지신탁 및 하나자산신탁 등 대형 부동산 신탁사 가운데 수위를 차지했다.

대표적인 수주 사업은 ‘대구 서구 내당 아파트지구 3주구’ 재건축이다. 지하 3층에서 지상 36층 아파트 18개 동 2900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신탁사가 단독으로 사업을 끌고 가는 사업시행자 방식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시공사가 준공기한까지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신탁사가 시공사 대신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는 책임준공형 실적도 꾸준하다. 여전히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PF 대출 사업장 60% 이상은 무궁화신탁이 따내고 있다.

무궁화신탁이 지난 2022년 3월 수주한 대구 서구 내당3지구 재건축 조감도. 사진.무궁화신탁
무궁화신탁이 지난 2022년 3월 수주한 대구 서구 내당3지구 재건축 조감도. 사진.무궁화신탁

신속한 조직신설·개편 및 전략적 인재 영입 

성공의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2016년 오창석 무궁화신탁 회장이 최대주주가 된 뒤 꾸준히 진행된 조직개편과 인재영입 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먼저 무궁화신탁은 신탁사업별 전문성 강화를 위해 여러 사업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IB사업부문과 금융사업부문은 토지/담보신탁 등 부동산신탁 상품 연계를 중심으로 영업을 진행하며, 전국 농축협 등 금융기관 중심 영업을 진행하는 전략사업부문, 금융사/시행사/건설사 경력의 전문가를 중심으로 하는 미래사업부문, 신탁방식 재건축/재개발을 진행하는 도시재생사업부문, 개발사업 발굴/투자를 담당하는 개발사업부문, 그리고 리츠사업부문 등이 있다.

이에 더해 2022년 도시복합사업부문이 신설돼 현재 8개 사업부문이 운영되고 있다. 신설된 도시복합사업부문에는 도시정비 전문가인 박진수 전 한국토지신탁 도시재생사업본부장이 부문대표로 영입됐다. 

정부가 지난해 '8ㆍ16 대책'을 통해 공공주도로 추진되던 도심복합사업을 민간 신탁사나 리츠도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텄다. 공공 도심복합사업에만 부여됐던 용적율 상향 등 각종 특례가 민간 사업자에게도 허용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도심복합개발특례법을 연내 제정할 계획으로 시장 규모가 증대되고 있는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직을 늘리는 한편 전략적 인재 영입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우수인재 영입은 양질의 네트워크 확보와 우량 사업 중심의 수주에 도움이 되고 있다. 고객 만족과 리스크 관리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게 무궁화신탁의 설명이다.

무궁화신탁 임직원은 지난해말 기준 473명으로 국내 부동산 신탁사 가운데 가장 많다. 2019년 307명, 2020년 339명, 2021년 406명 등으로 매년 늘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지난해말 248명)과 한국자산신탁(지난해말 208명)에 비해 단연 돋보인다.

무궁화신탁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정비사업의 성패는 플레이어들과의 원활한 관계 설정에 달려있다"면서 "결국 맨파워로 진행하는 사업이다 보니 좋은 사람을 모시는 데 가장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무궁화신탁이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 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중인 경기도 구리시 유탑 트윈타워팰리스 전경. 사진.구혜정 기자
무궁화신탁이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 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중인 경기도 구리시 유탑 트윈타워팰리스 전경. 사진.구혜정 기자

"부동산신탁 전 상품 고르게 취급...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축"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는 바람에 최근 신탁사의 주력상품인 차입형토지신탁,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 수주가 급감하고 있다. 무궁화신탁의 경우 담보신탁, 자금관리, 대리사무 등 비토지신탁의 비중이 타사에 비해 높아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었다. 무궁화신탁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타사는 담보신탁의 수익성이 토지신탁보다 낮아 제한적으로 수주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무궁화신탁은 담보신탁이 영업저변과 개인고객과 접점을 늘리는 상품이라 판단해 장려해왔다. 그로 인해 2022년 담보신탁 수주수료 수익은 260억원으로 타사 대비 1.5~2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궁화신탁은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확보한 영업기반을 토대로 저평가돼 있는 우량 사업장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업다운 사이클이 있는 부동산시장 특성상 현재 저평가되어 있는 사업장을 확보해 다음 상승 국면에 성장 발편으로 삼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무궁화신탁은 미래 먹거리 준비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과 수익증권 발행신탁, 토큰증권(Security Token)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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