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중 유일하게 ESG위원회 부재
여성등기임원도 '0명', ESG평가도 '낮아'

메리츠증권 신사옥 전경. 사진.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 신사옥 전경. 사진.메리츠증권

[데일리임팩트 이상현 기자] 지난해 증권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1조원대의 실적을 기록하며 실적 제고에 성공한 메리츠증권이 정작 최근 금융업계의 화두로 떠오른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는 다소 취약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특히,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ESG위원회를 보유하지 않은 데다 지난해 기준 여성등기임원 또한 '0명'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ESG경영, 특히 '지배구조(G)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메리츠증권은 1조925억3167만원의 영업이익과 8280억9509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전년대비 15.1%, 5.8% 가량 상승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 지난해 기준, 유일한 실적 제고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같은 실적 성과와는 달리, ESG부문에 대한 평가는 다소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ESG경영과 전략을 총괄하는 'ESG위원회'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데다, 여성 등기 임원도 '0명'을 기록하는 등 ESG 각 요소별로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지적 때문이다.

특히 ESG리서치플랫폼 ESG행복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메리츠증권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은 '0%'다. 이는 은행·증권·카드 업종 15개 회사들의 평균치인 0.04%보다도 적은 수치다.

특히 비정규직 고용률의 경우 62.4%로 국내 시총 200대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는데, 이는 은행·증권·카드 업종 15개 회사의 평균치(22.2%) 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아직 지난해 자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업황이 좋지 않았던 만큼 큰 폭의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업계 내부의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글로벌 지수산출 업체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발표한 ESG 평가에서도 최하위인 CCC 등급을 받는 등의 굴욕을 겪기도 했다.

ESG 관련 이미지. 사진.이미지투데이
ESG 관련 이미지. 사진.이미지투데이

증권업계에서는 메리츠증권의 실적 성장세와 달리 ESG경영 부문에서는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다며 지금보다 확대된 ESG경영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지난해 말 정부가 ESG 인프라 고도화 방안을 내놓으며 국내기업 ESG 경영의 투명성과 비교가능성 제고를 위한 국내 ESG 공시제도 정비를 예고한 만큼, 메리츠증권도 ESG 역량의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지적에도 힘이 실린다.

이에 대해 메리츠증권은 꾸준히 친환경 활동 및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고, 지난 2021년 기준 ESG 펀드 판매잔고가 1조원을 돌파하는 등의 성과도 거뒀다고 해명했다.

앞서 언급한 다소 낮은 MSCI의 ESG 평가등급에 대해서도 "데이터가 격년마다 업데이트되는 특성상 수정치가 반영되지 않아 낮은 점수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이 밖에도 가화 태양광 발전사업, 인도네시아 소재 수력발전소 등의 국내외 친환경 PF 투자 역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며 “다만 아직까지는 공식화된 ESG위원회는 없지만 여러 부서들이 타회사들의 ESG위원회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여성등기임원은 없지만 사업보고서에 기재되는 여성임원은 2명이며 타사 대비 적은 수치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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