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표 '기업문화' 주제로 소통행보 강화
조직문화 개편 앞두고 직원 의견 청취
카카오 직원행복지수 국내평균 밑돌아
전문가 "소통에서 실행까지 이어져야"

                                 정신아 카카오 신임 단독대표 내정자. /사진=카카오
                                 정신아 카카오 신임 단독대표 내정자. /사진=카카오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실종된 카카오 조직문화가 '투명과 공정' 방향으로 바뀔 수 있을까? 조직문화 변화에 나선 정신아 대표 내정자는 과연 그 일을 해낼 수 있을까?

정 대표 내정자는 지난 11일부터 약 한달간에 걸쳐 카카오 임직원들과 직접 만나 6개의 아젠다와 관련해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미팅을 위해 선별한 아젠다 가운데 기업문화, 일하는 방식, 인사 제도 등 구성원들의 복지나 조직문화와 관련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한 외부기관이 직장인 설문조사를 통해 카카오 직원들의 행복지수가 국내 직장인 평균 점수 이하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카카오 구성원들 역시 해당 이슈에 대해 집중된 발언을 쏟아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크루들과 소통 행보 강화

16일 업계에 따르면 정 대표 내정자는 다음달까지 '크루톡(크루+톡)' 행사를 통해 직원들과 릴레이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 11일 열린 첫 크루톡의 주제는 '기업문화'였다. 

기업문화 또는 조직문화는 카카오 공동체 구성원들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목한 핵심 사안 중 하나다. 앞서 카카오노조 크루유니언 역시 지난 8일 열린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 2차 회의에 참가해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자체 설문조사를 통해 직원들에게 물은 결과 소통 강화를 비롯한 조직문화 개선은 카카오 경영진 교체 다음으로 가장 많았던 직원들의 요구사항이었다.

카카오 경영진 역시도 이같은 요구에 일정 부분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지난달 자신의 영문명을 딴 임직원 간담회 '브라이언톡' 행사에서 "카카오의 기업문화 역시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면서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영어 이름 사용, 정보 공유와 수평 문화 등까지 원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지난달 11일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임직원들과 2년10개월만에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지난달 11일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임직원들과 2년10개월만에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카카오

소통 부재했던 카카오, 직장인 행복지수 하락

조직문화는 기업 구성원인 경영진과 직원들이 함께 만들어가기에 어느 한쪽에게 책임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직원들이 조직에 쇄신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 경영진이 이를 차단했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특히 지난해 경영진 사법리스크로 촉발된 카카오의 위기 사태는 그간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현 경영진들에 책임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카카오노조는 그간 창업자의 측근으로 이뤄진 회전문 인사에 따른 무책임 경영과 일부 계열사의 경영실패를 직원들의 구조조정으로 해결하려는 자세를 비판해왔다. 

이에 더해 일부 경영진들의 스톡옵션 행사, 법인카드 남용 등 모럴헤저드(도덕적 일탈) 문제가 불거저도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는 행태가 발생하자, 지난해 9월 카카오노조는 직접 그룹 재무담당 임원을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추락한 상황에서 직원들의 직장 만족도나 행복도가 높을리가 없다. 지난해 하반기 카카오 직원들의 행복지수는 전체 한국인 직장인의 평균 행복지수인 41점보다도 낮게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원과 직장인 소셜플랫폼 블라인드가 공동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28일부터 11월28일까지 시행된 조사에서 카카오 직원들의 행복지수는 39점에 그쳤다. 반면 구글코리아, 네이버 등 동종 IT업계의 선두기업들은 70점 이상의 평가를 받아 카카오와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11일 오후 2시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열리는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의 미팅을 앞두고 카카오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 사지=황재희 기자
11일 오후 2시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열리는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의 미팅을 앞두고 카카오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 사지=황재희 기자

전문가 "소통에서 그치면 안돼...실행으로 이어져야 "

카카오 노조가 앞서 준신위 2차 회의 때 공동체의 문제점으로 지적한 사안들은 지난해 직원 구조조정 여파로 인한 불안한 노동환경과 조직을 이끌 제대로 된 리더십 부재, 신뢰 부족, 내부통제 실패 등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다만 이번에 정 대표 내정자가 직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기로 작정하면서 카카오 공동체 안팎으로는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직원들과 소통을 강화한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조직문화가 직원들의 행복도, 만족도 등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카카오의 쇄신은 곧 조직문화의 쇄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에 경영 전문가들 역시도 동의하고 있다.

이와관련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데일리임팩트에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직원들과 소통을 강화하는 것도 바로 (조직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일환 중 하나일 것"이라며 "다만 소통에서만 끝나고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카카오의 직원의 행복도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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