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비롯 GS·신세계·동부·한신 등
5개사 재무부담 등으로 등급 하향
태영·롯데·현대·HDC·GS·KCC·신세계 등
7개사는 자기자본 대비 PF비율 50%이상

사진=이미지투데이 제공
사진=이미지투데이 제공

[데일리임팩트 이승석, 최태호 기자] 시공 능력 평가 16위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하면서 건설업계 전반으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 3곳에서 올해 신용등급(전망 포함)을 하향 조정한 건설사는 태영건설을 비롯해 GS건설, 신세계건설, 동부건설, 한신공영 등이다. 분양경기 위축과 건설 원자개 가격 상승으로 재무 부담이 커져 등급을 낮췄다는 것이 신용평가사의 분석이다.

태영건설, PF우발채무 1조..1900억 내년 2월까지 만기도래 

지난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만기연장에 차질을 빚으면서 재무 부담이 확대된 곳으로 드러났다. 특히 과중한 PF우발채무 수준, 비우호적 조달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유동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한국기업평가에서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등급을 낮췄다.

태영건설은 특히 올 하반기부터 PF 유동화증권 차환 여건이 악화되면서 직접 매입이 늘어 9월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전년말 대비 2299억원 증가한 1조8176억원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업평가는 태영건설의 착공 사업 가운데 지방자치단체 관련 청년주택 등을 제외한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PF 우발채무' 규모가 약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 중 1900억원 가량이 올 12월부터 내년 2월에 걸쳐 만기가 도래한다.

GS건설, 주차장 붕괴사고로 재무 악화

한국기업평가는 GS건설의 신용등급을 무보증사채 부문 A+에서 A로, 기업어음 부문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4월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인한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재무구조를 악화시켰다는 이유다.

또 △연내 주택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예정원가 재산정 △영업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플랜트 및 환경부문과 관련한 추가원가 반영 등에 따른 영업손실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국내주택 경기 저하 △원자재가 및 인건비 부담 △지에스이니마 상장 일정의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현금흐름 개선 및 자본 확충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은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세계건설, 영업적자 지속-추가 대손 가능성

신세계건설은 무보증사채 부문 등급이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고 현금흐름 저하, 당기순손실 확대 등으로 역시 재무부담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신세계건설은 올해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9월말 누적 기준으로 영업 현금흐름 172억원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총 차입금은 작년 1125억원에서 올해 9월말 3785억원까지 크게 늘었다. 또 대규모 당기순손실에 따른 자본 감소로 부채 비율도 작년말 265.0%에서 올해 9월말 470.0%까지 급증했다. 

특히 △분양경기 위축에 따른 추가 대손인식 가능성 △진행 프로젝트의 리스크 수준 등 당분간 과중한 재무부담을 가중시킬 요인이 있다고 한국기업평가는 분석했다.

동부건설, 대규모 자체사업 용지대금 부담

동부건설은 기업어음과 전단채 부문이 A3+에서 A3으로 강등됐다. 신세계건설과 마찬가지로 수익성 하락, 용지 투자로 재무부담이 확대된 가운데 분양경기도 좋지 않아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적다는 분석이다.

현재 동부건설은 인천 검단신도시, 영종하늘도시 주상복합 등 대규모 자체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용지대금 소요가 2021년부터 지속되고 있다. 올해에만 9월말까지 1006억원의 자금이 투입됐고, 내년말까지 1457억원의 토지대금 납부가 예정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들로 인해 올해 9월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전년말 대비 약 1000억원 증가한 520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 또한 171.0%에서 206.3%로 급등하는 등 재무부담이 가중됐다.

한신공영, 분양실적 부진...만기도래 차입금 대응 변수 

한국신용평가는 한신공영의 무보증사채 부문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일부 사업장의 분양실적이 부실한 가운데 공사원가 부담도 증가돼 수익성 저하가 우려된다는 평가다.

한국기업평가는 한신공영이 공급과잉 우려로 분양경기 저하가 두드러진 대구·인청 등에 토지 매입을 진행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재무부담 추이를 지켜본다는 계획이다.

외부 차입규모가 확대된 상황에서 만기도래 차입금에 대한 대응과 재무부담 변동에 따라 앞으로의 전망이 달라질 것이라고 한국신용평가는 밝혔다.

주요 건설사 PF 보증규모는

그럼 각 건설사의 PF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주요 건설사의 자기자본 대비 PF 보증 규모는 업체별로 차이를 보였다. 

한신평은 지난 15일 ‘건설: 점증하는 PF·유동성 Risk, 재무적 대응력이 필요한 시점’이란 보고서를 내고 건설사의 PF에 대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신평이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16개 주요 건설사 중 PF 보증규모가 자기자본의 절반을 넘는 곳은 △태영건설(373.6%) △롯데건설(212.7%) △현대건설(121.9%) △HDC현대산업개발(77.9%) △GS건설(60.7%) △KCC건설(56.4%) △신세계건설(50%) 등 7개에 달했다.

태영건설은 지방 분양시장 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PF 우발채무가 줄어들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PF차입금 및 유동화증권의 차환 여부, 자산매각을 포함한 유동성확보 방안을 핵심 모니터링 요소로 꼽았다.

롯데건설은 9월 기준 미착공 사업장 규모가 70%에 달한다는 점이 지적됐다. 향후 사업추진 과정과 분양실적에 따라 위험성이 달라질 것으로 봤다.

반면 PF 보증규모가 자기자산 대비 50% 미만인 기업은 △한양(47.3%) △DL건설(41.5%) △DL이앤씨(39.1%) △포스코이앤씨(35.8%) △아이에스동서(28.5%) △한신공영(21%) △SK에코플랜트(19.9%) △서희건설(9.7%) △호반건설(9.6%) 등이었다.

16개 건설사 합산 PF 보증 규모는 △2020년 16조1000억원 △2021년 21조9000억원 △2022년 26조1000억원 △올해 9월 28조3000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신평은 내년도 건설산업에 대해 PF우발채무 위험 해소가 지연되며 산업전반의 신용도 부담이 지속되고, 유동성 대응력이 떨어지는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신용도 하방압력이 증가할 것이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중견 이하 건설사들뿐 아니라 상위권 건설사들도 신용위험 확산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