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부동산PF 연체율 4~5%대 급등
높은 브릿지론 비중도 문제
금융당국 진화 나서..."부실 사업장 정리"
“브릿지론 절반 회수 못할 수도" 비관론

사진=이미지투데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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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제 2금융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는 등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현실화 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 수장들까지 부동산 PF를 한국 경제의 잠재 위험 요인으로 꼽으며 '질서있는 정리'를 언급할 정도다. 

부동산 PF는 금융회사가 아파트 건설 등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부동산 개발 사업에 돈을 빌려 주고 수수료와 이자를 받아 수익을 올리는 금융 기법을 의미한다.

2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 급등

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전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34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조2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17%에서 2.42%로 0.25%p(포인트) 올랐다. 연체율은 2021년 0.37%에서 지난해 하반기 본격화한 고금리 기조로 연체율이 급등하며 2% 중반선까지 치솟았다.

2금융권의 연체율 급등이 전체 연체율에 영향을 미쳤다. 시중은행 등 1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대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저축은행은 9월 말 5.56%로 전분기 말과 비교해 0.95%p 올랐고 여전사는 0.55%p 상승한 4.44%를 기록했다. 상호금융권(새마을금고 제외) 연체율 역시 4.18%로 3.05%p 올랐다.

특히 부동산 PF 대출에서 가장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브릿지론이 2금융권에 집중돼 있는 점이 더욱 큰 문제로 지목된다.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부동산 PF 대출 중 브릿지론 비중은 저축은행 58%, 캐피탈사 39%에 달했다.

브릿지론은 사업 초기 단계에 일으키는 고금리 단기 대출로 일반적으로 토지매입잔금이나 토지구입 계약금을 치를 때 일으킨다. 보통 시행사들은 브릿지론 대출을 받고 향후 분양 수익이 확보되면 본 PF를 발생시킴과 동시에 브짓지론 대출을 갚게 된다. 

브릿지론 단계에서는 사업이 좌초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주로 저축은행을 비롯한 2금융권이 높은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준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본 PF로 넘어가지 못하는 사업장이 속출하다 보니 연체율이 급등해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당국 "부동산 PF 키워드는 질서있는 정리"

상반기만 해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던 금융당국은 연체율 등 각종 지표가 임계점에 다다르자 부동산 PF 사업장을 대상으로 질서 있는 정리를 언급하고 나섰다.

지금까지는 주로 내년 부동산 경기 회복을 기대하면서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는 방식으로 접근했지만 예상보다 고금리와 부동산 시장 부진이 길어지자 연일 업권별로 PF 회의를 열고 부실 사업장을 가려내기 위한 재평가 작업과 함께 금융회사들의 충당금 쌓기를 유도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2일 “부동산 PF에 대한 키워드는 ‘연착륙’과 ‘질서 있는 정리’“라며 “지난해부터 정상적인 사업장은 계속 지원하며 문제가 있는 곳은 조금씩 정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지난 17일 국회 인사청문회 답변에서 “부동산 PF 부실은 금융시장과 건설사·부동산 등 실물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어 면밀히 살펴야 하는 과제“라며 “부동산 PF 연착륙을 정책 우선순위에 두고 철저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경매나 공매가 진행 중인 PF 사업장은 120개에 달한다. 당국의 지휘 아래 빠른 속도로 부실 사업장이 정리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브릿지론, 내년 상반기 진짜 위기 닥치나?

당국의 위기 진화 노력에도 내년 2금융권의 전망이 어두운 가장 큰 원인은 브릿지론 때문이다. 

몇몇 사업장을 정리한다고 해결될 자금 규모가 아닌 탓이다.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브릿지론만 7조3000억원이다. 만기 도래 전 사업장 시공이 무산돼 본 PF로 전환되지 못할 경우 건설사는 물론 자금을 빌려준 금융사까지 유동성 위기에 몰리고 최악의 경우 연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저축은행 대출 자산 중 브릿지론 비중은 55%에 달하며 금액은 6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부실 시행사 및 건설사들은 이미 곳곳에서 문을 닫고 있다. 올해 폐업한 종합건설사는 총 551곳에 달하며 이는 지난 2006년(557곳) 이후 최대치다. 내년에는 대형 건설사들까지 위기를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부동산 시장 침체로 PF가 사실상 중단된 점을 고려하면 브릿지론 비중이 높은 차주들을 중심으로 부실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일각에서는 2금융권이 취급한 브릿지론 절반 가량이 회수되지 못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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