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매출 2조425억원, 영업익 1135억원 달성
사상 첫 분기 매출 2조원 돌파…영업익 33.7% 감소
SM엔터 편입 효과 '톡톡'…AI 투자 부담 더 커져
카카오톡 고도화…광고·커머스 시너지로 수익 확대
초거대 AI 모델 10월 공개…버티컬 서비스 연내 출시

카카오 판교 오피스. 사진. 카카오
카카오 판교 오피스. 사진. 카카오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카카오가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SM 엔터테인먼트 편입 효과 덕분이다. 다만 인공지능(AI) 개발,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투자로 인해 영업이익은 두자릿수로 후퇴했다. 

하반기에도 AI연구 개발 인력 증가와 차세대 언어모델(LLM) 구축으로 카카오브레인의 손실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다소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이같은 투자를 통해 가시적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내 초거대 AI 모델과 이를 접목한 버티컬 서비스가 공개되기 때문이다. 

이에 카카오는 주력인 카카오톡 고도화를 통해 수익 기반을 다진다. 카카오톡의 친구탭과 오픈채팅탭을 보다 개선해 이용자 체류시간을 늘리고 광고매출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비욘드 코리아 전략도 속도를 낸다. SM엔터테인먼트와의 IP 협력을 이어가며 북미를 포함한 글로벌 진출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SM 편입 효과 '기대 이상'

3일 카카오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425억원, 영업이익 113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1%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33.7% 감소했다. 전분기와 비교해서는 매출은 1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0%나 폭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5.6%로 1년 만에 3.8%포인트 떨어졌다.

카카오의 2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보다 부진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매출 2조709억원, 영업이익 1244억원이다.

카카오 2분기 실적 요약. /사진= 카카오
카카오 2분기 실적 요약. /사진= 카카오

카카오가 전망보다 부진한 성적, 특히 수익성이 후퇴한 이유는 영업비용이 늘어서다. 이 기간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1조9290억원으로 집계됐다.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편입 비용, AI 인프라 투자, 데이터센터 다중화 등의 영향으로 영업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난 1조929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실제 카카오의 자본 지출(캐펙스)는  전년 동기 대비 28% 늘어난 2379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SM엔터 편입은 실보다 득이 많았다는 게 카카오의 입장이다. SM엔터 편입 효과를 제외했을 경우 카카오의 2분기 매출은 1조8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1007억원으로 감소폭이 41%로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SM엔터의 편입은 2분기 사업부문별 실적에도 영향을 줬다. 지난해 2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카카오 전체 매출에서 플랫폼사업이 콘텐츠사업을 앞섰지만 올 2분기 상황이 역전됐다. 카카오 내 게임과 미디어 사업 매출이 두 자릿수로 줄고 웹툰 등 스토리 사업도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었지만 뮤직 부문이 세자릿수로 늘려 전체 콘텐츠 매출을 견인했다. 

플랫폼·콘텐츠 고른 성장

사업별 실적을 살펴보면  플랫폼 사업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9887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반해 콘텐츠사업에서는 같은 기간 18% 증가한 1조538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의 플랫폼 사업은 카카오톡 관련 톡비즈· 포털 다음(DAUM) 관련 포털비즈·기타 모빌리티·페이·엔터프라이즈 등으로 구성된다. 콘텐츠 사업의 경우 게임·뮤직·스토리·미디어 4가지로로 나뉜다.

플랫폼 사업에서 매출 비중이 높은 톡비즈는 5030억원을 기록했다. 광고형 매출은 4% 증가했지만 선물하기 등 거래형 매출이 21% 늘며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플랫폼 기타 매출은 카카오모빌리티의 고른 성장과 카카오페이 해외결제 거래액 상승으로 같은 기간 6% 증가한 3963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포털비즈 매출은 13% 감소한 895억원에 그쳤다. 

콘텐츠 사업은 게임과 미디어 실적이 악화됐다. 게임은 전년동기 대비 20% 줄어든 2686억원, 미디어는 38% 감소한 735억원을 기록했다. 스토리 사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유사한 2310억원의 매출을 나타냈다. 다만 SM 편입 효과로 뮤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한 4807억원을 기록해 콘텐츠 매출 중 가장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카카오의 2023년 2분기 플랫폼, 콘텐츠 부분 매출. /사진=카카오
카카오의 2023년 2분기 플랫폼, 콘텐츠 부분 매출. /사진=카카오

카톡으로 수익기반 강화

AI 투자를 지속하는 가운데 실적 회복을 위해 카카카오톡을 활용할 방침이다. 카카오톡 이용자들의 체류시간을 더 늘려 광고, 커머스 등과 시너지를 꾀하갰다는 것이다. 이에 비지인 기반 커뮤니티로서 역할할 수 있도록 관련 기능을 고도화한다. 

SNS처럼 오픈채팅을 분리해 세 번째 탭에 넣는 등 지난해 하반기부터 카카오톡 개편을 진행해왔다. 그 결과, 카카오톡 친구탭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는 지난해 말 2200만명에서 2분기 말 3000만명으로 증가했다. 반년 만에 36% 성장한 것이다. 오픈채팅탭 DAU 역시 1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톡 내 DAU 1000만명 이상인 탭이 친구·채팅·오픈채팅까지 3개가 되면서 카카오톡 이용자의 체류시간도 증가했다. 6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홍은택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는 개인화된 큐레이션과 소셜 인터랙션 기능으로 각각의 탭을 고도화하고 이용자와 지역 소상공인들을 연결하는 로컬탭도 추가하는 등 구조적 변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용자의 관심사, 취향에 맞는 오픈채팅방을 추천하는 기능을 도입한다. 이 경우, 각 방의 특징에 따라 맞춤 광고가 가능해진다. 더 많은 오픈채팅방이 개설될 수 있게 방장에게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홍 대표는 "구독을 하거나, 광고를 붙인 뒤 광고비를 나눠주는 것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유사한 '펑' 기능을 프로필에 도입한다. 원하는 사람에게만 일상 콘텐츠를 공유한 뒤 24시간 뒤에 사라지는 기능이다. 카카오톡을 SNS처럼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친구탭에는 '로컬 서비스'가 추가된다. 우리동네 마트, 가게의 행사나 할인 혜택과 같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당근마켓식 하이퍼로컬을 접목해 광고, 커머스 사업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배재현 투자 총괄 대표는 "오픈채팅에서 지역 커뮤니티가 잘 성장하면, 카톡에 입점하려는 로컬 파트너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것"이라며 톡채널이 대표적인 사업 툴이자 소통창구로 자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톡의 5가지 탭 모두 중장기적으로 매일 10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종합 커뮤니티탭으로 육성한다는 게 카카오의 계획이다.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 실용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과정이 운영된다. 사진=이지미투데이. 
생성형 인공지능 관련 이미지./ 사진=이지미투데이. 

AI 버티컬 서비스 상용화 '속도' 

이날 카카오는 초거대 AI 기반 차세대 대규모 언어모델(LLM)인 코GPT 2.0 출시 계획도 구체화했다. 코GPT 2.0은 기능과 비용효율성을 고려한 모델로, 오는 10월 카카오브레인을 통해 공개된다. 홍 대표는 "코GPT 2.0 출시 연기는 없다"고 강조했다. 

카카오가 코GPT 2.0 출시를 서두르는 이유는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어서다. 홍 대표는 "많은 AI 모델이 나왔지만 아직 비용, 속도, 최신성, 정확성 네 가지 요소 모두 갖춘 모델은 나온 적이 없다"며 "누가 먼저 초거대 생성 언어모델을 구축하느냐의 게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비용 합리적으로 적정한 모델을 만들어서 서비스에 적용하느냐의 싸움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경제성 있는 운영이 가능하고, 속도감 있게 다양한 영역의 버티컬 서비스에 결합될 수 있는 경량화 언어 모델을 공개한다는 목표다. 최소 60억에서 최대 650억까지 다양한 매개변수(파라미터)를 적용하며 '최적의 모델'을 찾고 있다. 카카오의 다양한 버티컬 서비스와 잘 결합되면서도 운영 부담을 낮춰주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다. 해당 모델의 성능에 대해 홍 대표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과정 중 진행된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는 글로벌 모델들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혀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기반으로 AI 서비스를 다각화한다. 연내 대화형 챗봇, 코챗 GPT를 출시한다. AI 모델과 연동한 버티컬 서비스도 선보인다. 홍 대표는 "카카오톡과 AI의 접목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는데 주문·예약·상담·결제와 같은 거래형 서비스들과 잘 접목될 것으로 본다"며 "파트너사들이 대부분 1대 다로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해 왔는데, AI를 통해 수많은 이용자들에게 개인화된 메시지를 전달할 경우 양방향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AI 관련 서비스가 출시되면, 하반기 인프라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는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에 필요한 인프라 수수료 지출이 증가함에 따라 2분기 들어 카카오브레인의 영업손실이 전분기 대비 확대됐다"며 "하반기에도 AI 관련 연구 개발 인력과 차세대 언어모델 구축에 따른 인프라 수수료 증가로 카카오브레인의 손실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봤다. 

앞서 배 대표는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카카오브레인·카카오헬스케어를 포함한 뉴이니셔티브의 손실 규모가 연간 3000억원 후반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었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제공하는 AI 학습 추론 관련 클라우드 인프라 활용을 확대하되, 집행되는 투자 비용을 내재화해 투자 효율을 높이는 한편, 경영 효율화를 통해 연간 손실 규모를 3000억원 이하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올해 AI 관련 서비스가 출시되면 내년부터는 투자 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 배 대표는 "올해 인프라 투자 비용은 전년 대비 50% 증가했는데 올해 크게 늘어난 만큼 내년에는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부에서 감당할 수 있는 적정카카오의 체력 내에서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투자가) 집행되도록 적정 수준으로 조율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반기에는 SM엔터와의 협업도 본격화된다. 이미 북미 통합법인도 설립했다. 글로벌 글로벌 매니지먼트 시스템 구축하고 걸그룹 에스파·아이브의 북미 활동을 지원한다. 카카오브레인의 AI 모델을 SM엔터 버츄얼 휴먼에 접목하고, 팬 플랫폼을 글로벌 팬덤의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키운다. 

이 밖에 타파스 앱을 개편하고 10여편의 신작을 선보인다. 또 20여편의 드라마와 영화, 예능 콘텐츠의 기획·제작하는 한편, 오딘·아키에이지워의 업데이트와 게임 신작 출시를 통해 콘텐츠 매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키워드

#카카오 #AI #코GPT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