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 중심의 임원인사체계 도입…직급→직책으로 변경

업무 중요도·직무 적합도 따라 승진·이동·보상 수준 결정

성장 잠재력-전문성 갖춘 인재 전진 배치…승계 염두한 듯

한화그룹 CI. 사진. 데일리임팩트.
한화그룹 CI. 사진. 데일리임팩트.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한화그룹이 직책 중심으로 임원인사 체계를 개편했다. 

12일 한화그룹은 포지션 중심의 임원인사체계를 도입했다. 업무의 중요도와 직무 적합도에 따라 임원의 승진과 이동을 결정되고 보상 수준이 정해지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상무, 전무 등 직급으로 불렸던 임원 호칭이 담당, 본부장처럼 수행하는 직책으로 변경됐다. 

이에 대해 ㈜한화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사업 영역이 글로벌로 확장됨에 따라 글로벌 기업 방식을 도입했다”면서 “전략, 사업 실행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분야별 전문성과 성장 잠재력에 초점을 맞춰 임원 발탁을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화는 각 부문별 사업 현황을 고려해 글로벌부문, 전략부문, 지원부문 임원 인사를 먼저 단행했다. 방산부문, 모멘텀부문은 추후 시행된다. 임원 승진자는 모두 6명이다. 

한화솔루션은 26명의 신임 임원이 배출됐다. 기술 인력과 해외 현장 인력이 대거 별을 달았다.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과 미래 성장 동력 발굴, 글로벌 사업 강화를 고려한 결과다. 첨단소재 부문 미국 아즈델 법인과 큐셀 부문 말레이시아 법인에 현지 채용으로 입사한 조지 본듀란트와 혹관 리가 승진해 현지 법인장을 맡게 된다.

또 갤러리아 부문 김혜연 프로, 전략 부문 정눈실 프로 등 40대 초반 여성 임원도 탄생했다. 이 가운데 김혜연 승진자는 1981년생으로, 한화솔루션 사상 첫 1980년대생 여성 임원이 됐다.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 한화토탈에너지스 3개사에서는 총 9명이 임원으로 승진했다. 한화에너지 스페인법인을 담당하고 있는 홍승희 법인장을 회사 최초 여성임원으로 발탁했다. 1979년생인 홍승희 법인장은 유럽지역 신재생에너지 사업개발에 성과를 인정 받아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임팩트는 대산공장장으로 장천동 공장장을 선임했다. 한화토탈에너지스는 김완근 선행기술연구담당을 포함한 총 7명의 신임 임원을 선임했다. 김완근 선행기술연구담당은 탄소중립 및 친환경소재 개발 분야의 전문가로 회사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방침에 맞춰 한화토탈에너지스의 미래 기술을 선도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한화그룹은 주력사업 중 에너지 계열사부터 인사를 단행했다. 방산, 첨단 소재 등 사업 재편이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내용적으로 보면 조직에 혁신 기조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여성, 현지 채용, 기술 전문가처럼 차기 경영리더군의 다양성과 전문성이 강화됐다. 성과 중심 기조가 더욱 뚜렷해진 셈이다. 

특히 젊은 인재를 전진 배치하고 호칭을 모두 바꿈으로써 조직에 유연성을 불어넣은 점이 눈에 띈다. 이전보다 수평적이고 역동적인 문화를 심겠다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구상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한화 그룹은 현재 3세 승계 작업이 한창이다. 젊은 오너와 연륜 있는 경영진 간의 조화, 차기 경영리더 발탁을 염두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인사체계 변화는 조직의 활력을 높이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방법”이라며 ”다만 김동관 부회장이 맡고 있는 에너지 계열사 임원 인사가 먼저 발표된 점이나, 성장 잠재력을 거듭 강조한 점을 보면 포스트 김승연 체게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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