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팬데믹 이전 실적 회복, 모멘텀 유지 과제로

롯데, 바이오·모빌리티 등 신사업 집중해 볼륨 효과 기대

신세계 온오프라인 ‘유니버스’ 구축...유통 본업 고도화 초점

14일 시그니엘 부산에서 2022 하반기 롯데 VCM이 열리고 있다. 사진. 롯데그룹
14일 시그니엘 부산에서 2022 하반기 롯데 VCM이 열리고 있다. 사진. 롯데그룹

[데일리임팩트 김성아 기자] 국내 유통업계 양강인 롯데와 신세계의 사뭇 대조적인 '포스트 엔데믹' 전략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 빅2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각각 엔데믹에 대한 비전을 담은 투자 방안을 연이어 제기하고 있다. 두 그룹 모두 이번 2분기 견조한 실적 향상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의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보이면서 더 이상 리스크 방어가 아닌 공격적인 넥스트 스텝을 준비하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14일 2022 하반기 사장단회의(VCM)를 통해 각 사업부문별 산업 트렌드, 신사업 계획 등 사업 전략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해 말 헤드쿼터(HQ)제로 조직 개편 후 처음으로 각 HQ별 중장기 전략이 제시됐다.

눈에 띄는 것은 신사업이다. 롯데그룹은 사업 확대와 재편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고도화 방안을 논의하면서 △헬스&웰니스 △모빌리티 △인프라 부문의 신사업을 주력 사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37조원에 달하는 5개년 투자 계획에서도 엿볼 수 있다. 롯데는 37조원 가운데 41%에 달하는 금액을 신사업 계획에 투자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러한 사업 방향은 실적 개선에 안주하지 않고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신동빈 롯데 회장의 포부가 드러난 지점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 등 주요 유통계열사의 실적 회복으로 턴어라운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쇼핑 2022년 2분기 실적 전망 보고서를 통해 “롯데쇼핑은 6년 만에 당기순이익 흑자 기회를 맞았다”며 “백화점 실적이 양호한 가운데, 마트와 슈퍼 사업의 구조조정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신 회장은 VCM에서 “금리인상, 스태그플레이션 등 경제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출, 영업이익 등 단기 실적 개선에 안주한다면 더 큰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며 사장단에 끊임없는 혁신을 주문하기도 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 당시 올해를 피보팅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사진. 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 당시 올해를 피보팅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사진. 신세계그룹

반면 신세계그룹은 본업인 ‘유통’ 그 자체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신세계그룹은 패션 등 리오프닝 호조로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마트 역시 밥상물가 상승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지만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익은 시장 기대치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호실적 가운데 신세계그룹은 본업, 특히 가장 잘해왔던 오프라인 사업에 주력한다. 신세계그룹은 20조원 규모의 5개년 투자 계획에서 전체 투자금액의 55%를 오프라인 사업에 집중한다. 이는 온라인 비즈니스 추가 투자 금액인 3조원의 4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팬데믹 기간 지마켓글로벌(옛 이베이코리아)를 비롯한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 인수 등으로 온라인 사업을 키워왔다. 엔데믹 이후 수요를 회복하는 오프라인 사업에 있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온·오프라인 고루 성장하는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데일리임팩트에 “엔데믹으로 외부 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업들이 경영 전략의 축을 빠르게 바꿔나가고 있다”며 “기업의 DNA나 오너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피보팅 전략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기업의 성장을 도모하는 핵심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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