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전반 데이터 사업 점차 늘어나며 시장 공략 주력

포트폴리오 확장·관련 부서 신설 등 수익 산업 시작

사진. 롯데카드.
사진. 롯데카드.

[데일리임팩트 최동수 기자] 21세기는 정보가 곧 돈으로 직결되는 시대다. 상권 데이터로 지역에 맞는 마케팅을 진행하고 소비 트렌드를 파악해 분야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활용되고 있다. 빅테크는 물론 금융업 전반에서 데이터 사업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수수료 인하 등 위기에 봉착한 카드사들이 데이터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카드 결제를 기반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해당 빅데이터를 이용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최근 금융감독원에 데이터 전문기관 지정을 위한 신청서를 접수하고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데이터 전문기관은 신용정보법에 따라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가명 처리한 뒤 결합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대주주 적격성 이슈로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등 신사업 진출에 제한을 받았던 삼성카드는 데이터 전문기관 지정을 통해 새 수익원 창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카드업계에선 삼성카드를 비롯해 신한·BC가 데이터 전문기관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카드는 데이터 상품 개발·납품으로 신사업 기회 확보, 공공기관·기업이 활용 가능한 데이터 제공, 정부 추진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미래 사업 차원에서 회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빅데이터, 디지털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을 마련했다"며 "특히 대주주 적격성 이슈와 무관하게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통해 신사업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데이터 관련 사업에서 모든 카드사 중 가장 앞서있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작년 데이터 관련 판매액이 100억원을 넘어섰다. 현재까지 330여개 기업·기관 대상으로 데이터 판매와 컨설팅 프로젝트는 총 550건에 달한다. 이는 우리·롯데·현대·KB국민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보다 2배 이상 넘어서는 수치다. 여타 카드사들의 데이터 매출은 대부분 50억원 이하다.

앞서 신한카드는 빅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 역량을 인정받아 개인사업자 CB(신용평가업) 혁신금융사업자로 최초 선정됐으며 금융회사 중 첫 번째로 본허가까지 획득했다. 더불어 신한카드는 데이터 산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내부에 데이터 거버넌스팀을 신설하고 데이터 전문기관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향후 가맹점 매출 정보, 자영업자를 위한 상권정보, 부동산정보 등 비금융데이터까지 활용해 기존 외부 신용평가와 차별화된 개인사업자 평가 모델을 제공하겠단 계획"이라고 밝혔다.

BC카드는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에 가명 정보(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정보) 결합 전문기관 부수 업무를 신고했다. BC카드는 내년 KT그룹 내 데이터 결합 사업도 본격화해 데이터 기업으로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카드의 경우 지난달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판매 관련 부수 업무를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현대카드가 자체적으로 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업이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하도록 돕는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것이다.

KB국민카드도 카드 빅데이터를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통합된 온라인환경에서 분석하고 시각화된 보고서와 각종 부대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데이터루트(Dataroot)'를 출시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현재 전국 228개 기초자치단체(제주시, 서귀포시 포함)에 '데이터루트'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적절한 데이터 상품을 토대로 신규 수익 사업으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도 지난 1월 데이터 기반의 비즈니스 협업 플랫폼인 '데이터스'를 오픈하고 유통·소비 데이터 중심의 데이터 판매와 분석, 맞춤형 광고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데이터 관련 실적이 부족했던 우리카드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데이터를 통한 수익 사업을 시작한다.

사진. KB국민카드.
사진. KB국민카드.

수수료 수익 줄어 '데이터 사업' 필연적 변화

이처럼 카드사들이 데이터 기반 신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본업인 결제시장에서 이익을 내기 어렵고 카드론 수익도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14차례 걸쳐 인하된 가맹점 수수료로 인해 카드사는 고객이 카드를 긁을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신한·KB국민·삼성·현대·BC·롯데·우리·하나카드 등 8개 카드사의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2013~2015년 5000억원에서 2016~2018년에는 245억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2019~2020년에는 가맹점수수료에서 1317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카드사들은 '데이터 전문회사'로의 전환을 돌파구로 삼고 해외 사례도 벤치마킹하고 있다. 글로벌 결제기업인 비자는 카드 사업을 축소하고 데이터 전문 회사로 전환했고 지난해 초부터는 빅데이터를 기반한 분석 컨설팅 업무를 회원사에 제공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결제시스템의 발전으로 인해 수수료 사업은 점차 자리를 잃을 수 있다"며 "미래를 봤을 때 카드사는 결제사업보다 데이터 기반의 수익모델을 하루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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