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고객 유치·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고객도 혜택 극대화로 관심↑

과도한 PLCC로 '혜자 카드' 실종은 아쉬워, 선택권 제한도 보완해야

BC카드의 PLCC '로스트아크 카드'. 사진. BC카드.
BC카드의 PLCC '로스트아크 카드'. 사진. BC카드.

[데일리임팩트 최동수 기자] 타 업종과 협업으로 서비스 기능이 업그레이드 된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가 카드업계 대세로 자리하고 있다. 신규회원 유치·마케팅 비용 절감 등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카드사들은 앞다퉈 PLCC를 출시하고 있다. 고객들도 자주 이용하는 업체의 PLCC를 통해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어 관심이 높아졌다.

PLCC가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하면서 카드사도 히트 상품 찾기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게임, 연예인, 여행 등 다양한 PLCC 협업을 통해 일명 '덕후'라고 불리는 충성고객을 끌고 오기 위함이다. 실제로 많은 고객이 해당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 PLCC를 발급받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PLCC로 인해 좋은 혜택을 갖고 있던 일명 '혜자' 카드들이 점점 단종되면서 그에 대한 불만도 쌓이는 추세다.

29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최근 BC카드는 스마일게이트와 손잡고 PLCC인 '로스트아크 카드' 발급을 시작했다. 로스트아크는 스마일게이트에서 만든 국내 인기 MMORPG 게임이다.

이 게임에서 각종 유료 상품 및 아이템을 구매하는 데 필요한 게임머니인 '로열크리스탈'을 로스트아크 카드로 충전하면 10%의 청구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 카드는 출시 이틀 만에 누적 발급 1만 좌를 돌파했다.

BC카드는 이러한 PLCC 인기를 '가상화폐'로 이어갈 예정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 중인 두나무와 올 상반기 중 '메타버스 신용카드'를 내놓기로 했다. 카드사와 암호화폐·블록체인 기업 간 협업은 국내 최초다.

BC카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카드 기반의 현실 속 경제 활동을 두나무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에 접목하려는 시도"라며 "점차 발전하는 메타버스 세상을 빠르게 선점하기 위한 협업"이라고 설명했다.

BC카드가 작년 11월 출시한 '인디비주얼(Indi-visual) 카드'도 신개념 PLCC로 업계에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김계란, 강형욱, 오은영 등 국내 유명 유튜버(인플루언서)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카드의 혜택을 직접 기획하는 콘셉트로 이 또한 카드 업계에선 최초 사례였다.

신한카드는 상생 플랫폼을 추구하며 PLCC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2019년 처음으로 11번가와 제휴한 이후 메리어트, 이케아, 아모레퍼시픽, GS리테일 등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 제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도 글로벌 팬덤 플랫폼인 위버스 컴퍼니와 PLCC 출시 계약을 맺고 '방탄소년단 카드'를 선보이며 빠르게 입지를 다지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권 최초로 배달앱 '땡겨요'의 PLCC를 신한카드와 협업해 출시했다. 신한은행 배달앱 '땡겨요'는 지난 1월 출시 이후 두 달 만에 주간 이용자 수 1만명대를 넘어서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 2015년 처음으로 PLCC를 만들었던 현대카드도 각 분야 1위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PLCC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업종도 점차 다양해져 이베이, SSG, 코스트코,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대한항공, 쏘카, 무신사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왔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강점인 PLCC 효과로 지난해 신용판매 점유율에서 4년 만에 KB국민카드를 제쳤다.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해 신용판매 취급액(개인+법인)에서 전년도 보다 12.3% 증가한 111조9346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전체 대비 점유율은 16.9%를 기록했으며 연간 기준으로는 4년만에 3위에 올랐다.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는 지난해 4개의 PLCC를 선보였으며 삼성카드도 지난해에만 3개를 출시했다.

현대카드 PLCC '배달의민족' 카드. 사진. 현대카드.
현대카드 PLCC '배달의민족' 카드. 사진. 현대카드.

기업 협업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

PLCC카드는 일반 제휴 카드와는 다르다. 카드사 브랜드가 아닌 제휴 기업의 이름을 앞세우고 모든 혜택을 한 기업에 ‘올인’하는 게 특징이다.

PLCC는 특정한 하나의 브랜드에만 혜택이 집중되기 때문에 불리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특정 브랜드에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이 몰리기 때문에 카드 회사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또 제휴사와 함께 마케팅을 펼치고 수익을 나누는 구조기 때문에 카드사는 마케팅 비용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다. 제휴 기업의 충성 고객을 카드사 고객으로 끌어올 수도 있다.

PLCC카드가 갖고 있는 디자인적 특성이 카드사 이미지 변신에 큰 도움을 준다는 점도 PLCC 인기의 이유로 꼽힌다. 평범한 광고보다 오히려 브랜드 쇄신 효과가 크다는 것.

고객 입장에서도 PLCC를 통해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여러 곳에서 혜택을 제공하는 일반 '제휴 카드'를 기본으로 쓰되 자신이 자주 소비하는 분야에 혜택을 몰아주는 PLCC를 몇 개 발급받을 경우 똑똑한 소비가 가능하다.

현대카드 PLCC '스타벅스' 카드. 사진. 현대카드.
현대카드 PLCC '스타벅스' 카드. 사진. 현대카드.

단점·'혜자' 카드 실종 아쉬워

일각에선 PLCC의 단점도 크다고 지적한다. PLCC는 제휴 카드와 달리 기본 혜택이 없다. 결제일 청구할인이나 포인트 적립 등 일반적인 기본 혜택을 누릴 수 없다는 것이다. 신용카드 사용에 따라 적립된 카드 포인트가 계좌 입금, 카드 이용대금 결제 등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에 따라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더불어 혜자 카드 단종 속도가 가속화되는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롯데카드 ‘라이킷펀’, 우리카드 ‘카드의정석 위비온플러스’ 등 많은 혜택을 담은 혜자 카드가 자취를 감췄다. 2017~2018년 100개 안팎이던 신용·체크카드 단종 건수가 2019년 이후 매년 200여 개로 늘어났을 만큼 카드사들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카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상품, 카드 혜택, 마케팅 등을 전담하는 제휴 카드보다 기업과 협업을 통해 마케팅 비용이 절반가량 줄어드는 PLCC에 매진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PLCC 출시에 전념할수록 혜자카드의 입장 가능성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PLCC에 치중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점차 PLCC가 많아질 경우 다양한 혜택을 받기 위해 소비자들이 더 큰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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