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통과... OTT 사업자 법적 규정 이뤄져

세제 지원·자체등급제 도입 등 업계 요청 반영 움직임 ‘활발’

자체 콘텐츠 제작 ‘속도’... “한국 특화 콘텐츠로 경쟁력 확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OTT) 관련 이미지. 사진. 이미지투데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OTT) 관련 이미지. 사진. 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최문정 기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의 숙원인 제작비 세제 지원과 자가등급평가 등의 길이 열렸다. 업계는 세제 감면 등 보다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사업자와 맞설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등 사업 규모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 통과에 따라, OTT 사업은 법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부가통신역무’로 규정됐다.

OTT 사업자의 법적 지위 부여는 지난 2020년 6월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문화체육관광부 등의 유관기관들이 논의해왔다. 이를 통해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에서 법률 개정을 통해 OTT 사업자에 법적지위를 부여하고, 콘텐츠 제작 시 세제 지원을 제공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동안 OTT 사업은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각각 ‘특수한 유형의 부가통신사업자’와 ‘시청각미디어서비스’로 정의해왔다. 양 부처가 권한 다툼을 이어가는 가운데, OTT 사업은 지원과 규제 대상이 특정되지 않아 실효성 있는 정책 등장이 어려웠다.

한 국내 OTT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OTT 사업자 규정은 ‘업계의 숙원’이라고 불렸을 만큼 시급한 현안이었다”라며 “사업자에 대한 정의가 없으니 세제 지원 등의 혜택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내 OTT 플랫폼보다 사업규모와 매출이 월등히 뛰어난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 사업자들은 고정비용 세제지원 등의 혜택을 받는다”라며 “제대로 된 지원도 없이 글로벌 공룡들과 생존 경쟁을 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방송프로그램 및 영화’ 등의 영상콘텐츠에 대해서만 제작비용 세제 공제가 이뤄지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영상 콘텐츠 제작비의 3%,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7%, 10%의 제작비를 소득세나 법인세에서 공제를 받을 수 있다.

OTT 업계는 이번 법적 지위 마련을 계기로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자 지위가 마련된 만큼, 조세특례제한법에 별도의 지원 조항을 둬 OTT 콘텐츠의 제작비 세액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이날 영상물등급위원회는 OTT 콘텐츠 자가등급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시범사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OTT 사업자가 온라인 자가등급평가표 설문 항목(40개)을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즉시 '권장 등급' 결과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또한 작품별 주요 등급 결정사항을 세부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할 수도 있다.

OTT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자가등급제의 도입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며 이를 정부와 민간이 함께 미리 대비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라며 “향후 자가등급제도의 도입 시 사업자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기보다는 안정적이고 원활한 등급분류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시스템이 정착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OTT 업계는 원천 지적재산권(IP) 발굴부터 자체 콘텐츠 등에 속도를 더해 전체 시장 규모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웨이브는 오는 2025년까지 자체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에 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 사장이 7일  KT그룹 미디어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KT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 사장이 7일  KT그룹 미디어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KT

CJ ENM의 OTT 서비스인 티빙도 내년까지 4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CJ ENM은 KT의 OTT 서비스인 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의 투자도 진행하며 공동 콘텐츠 제작에도 나서는 등 다양한 방안에서 협력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티빙과 스튜디오 지니의 서비스 통합 등의 보다 적극적인 협업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 사장은 지난 7일 열린 KT그룹 미디어데이에서 티빙과 시즌의 통합 계획에 대해 “CJ ENM과의 협력관계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지만, 국내 토종 OTT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향에서는 항상 열려있다”라며 가능성을 밝히기도 했다.

토종 OTT 왓챠는 종합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지난 2011년 서비스를 시작한 콘텐츠 기록 및 추천 서비스인 왓챠피디아 데이터를 공연, 웹툰, 음악 등 문화예술 전반으로 확장해 서비스를 현재의 영상 콘텐츠에서 음악, 웹툰 등의 종합 구독 플랫폼 '왓챠 2.0'으로 저변을 넓힌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1억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이 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OTT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투자 확대를 통해 한국 고객들의 정서·문화에 맞는 예능이나 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라며 “이는 글로벌 사업자들이 파고들기 어려운 부분인 만큼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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