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상품 내 관련 주식·채권 보유 비중 0.004%~0.17 %
직접운용 상품엔 없어..대다수 기초지수 추종·해외 ETF
전체 운용액 가운데 비중 낮아 수익률 영향 크지 않아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 본사 전경 사진. 위키피디아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 본사 전경 사진. 위키피디아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CB), 크레디트스위스(CS) 등 연이은 은행 파산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별다른 직간접적 영향을 받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운용중인 ETF 등 자산운용사들의 상품 내 해당 은행과 관련된 주식이나 채권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인데, 펀드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 또한 제한적일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운용자산(AUM) 기준 국내 주요 10대 자산운용사들이 직접 운용하는 상품 중 CS, SB, SVB에 투자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나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경우, 채권이나 주식을 보유한 사례는 일부 확인됐다. 

앞서 CS는 SVB 파산 사태로 금융시장 불안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재무건전성 문제와 추가 자금 지원이 어려워지면서, CS 주가와 채권 가격이 일제히 폭락했다. 실제 CS 주가는 지난 21일 종가 기준으로 5일간 50% 가량 빠졌다.  

다행히도 지난 19일 스위스 최대금융사 UBS가 32억3000만 달러(4조 2000억 원)으로 CS 인수를 발표했다. 하지만 UBS가 CS채권 가운데 170억달러(약 22조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AT1)은 모두 상각 처리하겠다고 말하면서, 채권자들이 보유한 AT1 의 가치가 '0'원이 됐다.

이러한 흐름속에 대규모 자금으로 해외투자에 중인 국민연금과 국내 자산운용사들에 미칠 영향에도 자연스레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운용자산 내 비중 최대 0.17% 수준...CS 사태 영향 크지 않아

일단, 이번 CS사태의 경우 자산운용사들이 입은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투자 비중이 작았다는 이유에서인데, 실제 업계 내부에서는 CS가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CS는 지난 2021년 말부터 매분기 적자를 기록했고, 특히 2022년에는 적자규모가 확대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5%까지 하락했다. 

일부 자산운용사는 운용 펀드 내 CS 주식과 채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비중은 낮다.  한화자산운용의 경우 총 9개 펀드에서 CS에 투자하고 있는데, 펀드 내 평균 CS  보유 비중은 0.004%∼0.17%였다. 이 가운데 재간접펀드인 '글로벌본드인컴펀드'에서는 UBS가 전액 상각하기로한 CS 티어 1채권도 0.07% 보유 중이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운용 펀드 중에서는  CS 채권이나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건은 없다"라며  "대다수 기초지수나 해외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ETF에 CS 지분이 들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데일리임팩트가 운용규모(AUM)기준으로 한화자산운용을 제외한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 9개 자산운용사에 CS 주식이나 채권이 포함된 직접 운용 중인 상품 보유 여부를 확인했지만 공통적으로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SVB·시그니처뱅크도 비중 크지 않아

CS와 동일하게 이미 파산한 SVB와 시그니처뱅크에 대한 자산운용사들의 투자 비중도 크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두 은행 모두 특수 목적은행이기에 파산 이전에도 매력적인 투자처는 아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자산운용사들이 운용상품에 보유한 지분도 낮았다.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SVB에 투자하는 펀드 7종을 보유하고 있으나 대부분 펀드 내 투자 비중이 0.01∼0.02%다.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SVB를 비롯해 미국 은행 주 비중이 큰 펀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추종 지수에서도 SVB의 지분 1%를 갖고 있다"며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이번 사태가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수추종·해외 ETF상품 '리밸런싱' 바라기

현재 자산운용사들은 상품 내 SVB와 시그니처뱅크, CS 흔적을 지우기 위해  추종지수와 해외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ETF의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조정)만을 기다리고 있다. 

두 상품은 직접 운용하는 자산이 아니기때문에, 지수 개발사나 운용사의 조정을 기다릴수 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KB자산운용은 최근 지수가 리밸런싱되면서 판매중인 ETF 내 SVB와 SB 지분을 없앴다. 이를 통해 'KBSTAR 미국고정배당우선증권ICE TR'과 'KBSTAR 미국 S&P500'등 2가지 ETF 포트폴리오 내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주식은 모두 상각됐다. 

자료. KB자산운용
자료. KB자산운용

이 가운데, 'KBSTAR 미국 S&P500 펀드'의 경우 추종하는 S&P500가 지수 리밸런싱 되면서 SVB 222주와 SB 보통주 237주가 상각되기도 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SVB와 SB는 현재 거래 재개가 불확실한 상황이고, 매각도 어려운 상태이기에 외부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상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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