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주주 581만명…전년 대비 15% 증가
20~30대 MZ세대 급증…ESG 활동 부각
갤럭시S23 등 체험존 운영…소통 강화

제54기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열린 수원컨벤션센터 입구. 사진.이상현 기자
제54기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열린 수원컨벤션센터 입구. 사진.이상현 기자

[데일리임팩트 이상현 기자] 15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 아버지의 손을 잡고 들어선 아이들부터 나이 지긋한 노부부까지 성별과 연령대를 막론하고 사람들이 이른 아침부터 이 곳을 찾은 이유는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나도 주주다" 가족 단위 참석자 많아

이날 삼성전자는 제54기 주총을 개최했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의 주주는 581만명, 전년도와 비교하면 15%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횡보했지만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크다는 방증이다. 

실제 지난해 주총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지난해엔 주총장에 줄을 서고 들어갈 정도로 많았다“고 귀띔했다. 때문에 올해도 삼성전자는 건물 3층 전체를 대여하고 온라인 생중계를 진행, 주주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부모님과 함께 주주총회에 방문한 학생. 사진. 이상현기자
부모님과 함께 주주총회에 방문한 학생. 사진. 이상현기자

다만 올해 현장을 찾은 주주는 지난해(1600명)의 3분의 1 수준인 약 600여명에 그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이번 주총엔 주주들이 주목할 만한 안건이 없었던 데다 온라인 생중계 또는 전자투표로 참여하는 주주들도 있어서 예상보다 적은 주주들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가족 단위로 방문한 주주들이 유독 많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배당주이자 성장주로서 매력이 유효한 까닭에 부모들이 자녀를 위한 미래 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날도 자녀들에게 미리 경제적 감각을 가르쳐주기 위해 현장학습 장소로 삼성전자 주총을 찾은 가족들이 눈에 띄었다. 

밀양에서 초등학교 4학년 딸과 함께 방문한 30대 A씨는 데일리임팩트에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1위인만큼 교육적인 차원에서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어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초등학생 아들과 방문한 또다른 30대 B씨도 데일리임팩트에 “우리애도 한 명의 주주”라며 “꾸준히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데, 이번 기회로 아들이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부모님을 모시고 주총장을 찾은 주주도 있었다. 휴가를 내고 부모님과 함께 주주총회에 방문한 한 30대 C씨는 데일리임팩트에 “부모님과 저, 2대가 삼성전자에 투자하고 있기에 휴가를 내고 왔다"고 말했다.

15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4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이 응원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15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4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이 응원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친환경·체험 강화…ESG 부각

삼성전자 주가가 5~6만원대의 박스권에 갇힌 터라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날 주총장에서도 향후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주주들의 관심이 드러났다. 다리에 깁스를 한 채 절뚝거리며 등장한 주주도 있었다. 60대 D씨는 데일리임팩트에 “한 사람의 주주로서 내가 구매한 주식의 주가가 떨어진 이유와 회사의 대응책에 대해 듣고자 왔다”고 밝혔다.

하이페리온(높이 115.9m로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을 본뜬 응원 메시지 월에도 주가 상승에 대한 주주들의 바람으로 가득했다.

삼성전자는 주요 경영진이 주주들의 질문에 직접 답하며 이들을 달랬다. 응원 메시지 월에 적힌 일부 메시지를 전자표결이 진행되는 동안 화면에 노출해 주가 부양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됐다. 

삼성전자가 주주총회에서 선보인 팝업스토어 ‘SLBS 스튜디오’. 사진.이상현기자
삼성전자가 주주총회에서 선보인 팝업스토어 ‘SLBS 스튜디오’. 사진.이상현기자

특히 MZ세대 주주가 급증한 점을 고려해 기업가치를 각인시키는 데에도 공들였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을 알리고 체험공간을 꾸린 것이다. '지속가능한 일상'을 주제로 주총장 입구에는 포토존을 만들었고, 에코패키지 체험존을 설치했다. 의자부터 책상까지 골판지로 꾸민 이 공간을 통해 에코패키지가 생활소품으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어린이 주주들은 에코패키지 미니키트를 직접 조립하며 새활용의 가치를 체험했다. 

친환경 상품을 모은 삼성 에코 프렌즈 팝업스토어도 꾸려졌다. 삼성 에코 프렌즈는 최신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액세서리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했다. 유명 캐릭터를 활용해 현장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회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20~30대 주주들을 타겟으로 준비했는데 50~60대 주주들도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만큼 찾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주총 현장 물품들 또한 친환경을 강조했다. 안내장 등 인쇄물은 재생지를 이용하고 주총 의안은 재사용이 가능한 무표백지 종이 가방에 담아서 제공했다. 다회용 음료컵을 사용하고 곳곳에 수거함을 마련했다. 

동사애 삼성전자는 주총장을 자사 브랜드를 알리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했다. 갤럭시S23 시리즈 포토부스, 갤럭시탭을 활용한 캐리커처존이 운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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