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노동부, 지난해 말 CPI 상향 조정
1월 중고차 가격 상승 반전, 기대인플레이션도 올라
일부 투자자들, 강한 CPI 대비한 포지션 취하는 중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내일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CPI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올 수 있다는 조짐이 잇달아 감지돼 투자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실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증시 충격과 함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시장 일각에서는 이런 위험을 회피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8월 미국의 8월 CPI가 시장의 전망치(전년동월비 +8.0%, 전월비 –0.1%)보다 강하게 (전년동월비 +8.3%, 전월비 +0.1%) 나오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나스닥, S&P500은 4~5%씩 급락 마감한 바 있다. 단, CPI가 강하게 나오더라도 반드시 이런 사태가 재연된다는 법은 없지만 당시 사태를 기억하고 있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강한 CPI가 상당한 부담 요인일 수밖에 없음은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한국시간 14일 오후 10시 반에 나오는 미국의 1월 CPI가 전월비 0.5% 전년동월비 6.2% 상승하고, 근원 CPI는 전월비 0.4% 전년동월비 5.5% 올랐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동부 11·12월 CPI 상향 조정

최근 며칠 사이 1월 CPI를 둘러싼 증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높이는 소식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등장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노동부는 작년 11월과 12월 CPI 수정치를 발표했는데, 전월비 0.1% 하락한 것으로 발표됐던 12월 CPI는 전월비 0.1% 상승한 것으로 수정됐다. 11월 CPI 역시 당초 발표됐던 전월비 0.1%보다 높은 0.2% 상승한 것으로 조정했다.

노동부는 계절조정요인을 다시 다시 계산해서 이와 같은 수정치를 발표했는데, 이는 노동부가 매년 하는 통상적인 절차다.

CPI 상승률이 이처럼 상향 조정되자 JP모건의 다니엘 실버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새로 갱신된 계절적 요소들로 인해 인플레이션 전망이 전반적으로 크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계절조정 데이터가 더 강하게 변하는 최근의 추세는 앞으로 물가 지표의 추가 상승 리스크를 야기한다”고 말했다.

노동부의 수정치는 전문가들을 상대로 한 CPI 전망 조사가 실시된 이후 나온 것이다.

美 1월 중고차 가격 상승 반전 + 기대인플레이션도 올라

CPI를 구성하는 항목 중 작년 하반기 하락했던 일부 항목에서 두드러진 상승세가 나타난 점도 불안 요인이다. 대표적인 게 중고차 판매다.

미국의 중고차 경매플랫폼 만하임은 8일 1월 중고차 평균 거래가격이 전월비 2.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년간 15% 하락한 뒤 상승한 것이다. 1월 만하임 중고차 가치 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8% 하락했지만, 최근 2개월 연속 상승했다.

기대인플레이션도 올라갔다. 10일 미국 미시건 대에 따르면 2월에 향후 1년간의 기대인플레이션 평균치는 4.2%로 1월의 3.9% 대비 반등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반등한 건 3개월 만에 처음이다. 단, 5년 기대인플레이션은 2.9%로 3개월 연속 변동이 없었다.

이번 달 기대인플레이션이 이처럼 올라간 이유는 휘발유 최근 상승했기 때문이다.

록펠러글로벌패밀리오피스의 지미 창 최고투자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인플레이션이 시장이 기대하는 만큼 빠르게 하락하지 않을 수 있는 단기적 위험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 예상보다 강한 CPI에 대비 움직임

이런 가운데 투자자들이 CPI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올 가능성에 대비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12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향후 30일 동안 S&P500을 추종하는 최대 상장지수펀드(ETF)가 10% 하락을 대비한 계약이 현재 10% 랠리 시 수익을 내는 옵션보다 1.7배 비싸졌다. 이런 가격 관계를 ‘풋투콜 스큐(put-to-call skew)’라고 하는데, 이것이 두 달 동안 이어온 S&P500의 랠리가 갑자기 반전됐던 작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CPI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와 증시가 급락하더라도 장기투자자들에게는 이것이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래퍼텡글러인베스트먼츠의 낸시 텡글러 최고투자책임자는 “시장이 강한 CPI에 부정적으로 반응할지 모르지만 그때가 장기 투자자가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면서 향후 3~5년을 보고 애플 같은 기술주들을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이진원 객원기자 주요 이력>

▶코리아헤럴드 기자 ▶기획재정부 해외 경제홍보 담당관 ▶로이터통신 국제·금융 뉴스 번역팀장 ▶ MIT 테크놀로지 리뷰 수석 에디터 ▶에디터JW 대표 (jinwonlee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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