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올 상반기 내 제프월드에 가상 점포 30개 오픈
세븐일레븐, CES 통해 초실감형 메타버스 점포 공개
차세대 O4O시스템 등 온오프라인 연계서비스 본격화

세븐일레븐은 5일 'CES 2023'에서 롯데정보통신, 칼리버스와 협업한 초실감형 메타버스 점포를 선보인다. 사진.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은 5일 'CES 2023'에서 롯데정보통신, 칼리버스와 협업한 초실감형 메타버스 점포를 선보인다. 사진. 세븐일레븐.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편의점업계가 가상세계에 빠졌다. 

지난 2022년부터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젊은 세대의 소비 패턴에 업체들도 따라가기 바쁜 상황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3에서 초실감형 메타버스 점포를 공개한다. 칼리버스가 개발중인 허브월드에 위치한 점포는 보다 고도화된 미래형 가상 점포를 구현했다.    

기존 업계에서 선보이던 메타버스 점포는 게임이나 소셜 네트워크 공간에 한정됐다. 그러나 세븐일레븐의 편의점은 실제에 가까운 그래픽을 구현한 공간에서 아바타가 직접 삼각김밥이나 커피 등을 먹고 마시는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편의점업계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가상 편의점을 속속 오픈해왔다. CU는 지난 2021년부터 제페토 공식맵에 CU제페토한강점을 오픈한 것을 시작으로 CU제페토교실매점, CU제페토지하철역점을 오픈했다. 이마트24도 지난해 6월 스타필드제페토점 오픈에 이어 이마트24삼청동점을 오픈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11월 이프랜드를 통해 가상 점포를 선보였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와 3차원 가상세계를 혼합한 공간으로 증강현실(AR)기술 등을 활용해 가상 현실에서 나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다양한 이들과 온라인상에서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궁극적으로는 의식주를 지외한 모든 행위를 가능한 세계를 구현하는 게 목표다. 

편의점 CU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선보인 CU제페토한강점. 사진. CU.
편의점 CU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선보인 CU제페토한강점. 사진. CU.

다만 메타버스 서비스는 이제 초창기다. SK텔레콤, 네이버제트를 제외하면 메타버스 상용화에서 진전을 보인 사례는 손에 꼽힐 정도다. 그럼에도 편의점 업계가 메타버스에 뛰어든 건 핵심 고객층과 관련이 깊다. 주 이용자인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유행에 민감하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메타버스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메타버스 점포는 시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과 소통을 강화할 수 있고, 잠재고객들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를 처음 도입한 CU의 사례만 봐도 편의점 업계가 기대하는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 CU는 지난 2021년 유통업계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 가상 편의점을 열었다. 빙그레, CJ제일제당과 브랜드 협업을 통해 CU에 대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CU의 메타버스행은 화제가 되면서 홍보 효과가 발생했다.

메타버스 진출로 소기의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지난해 10월 편의점 시뮬레이션 체험을 로블록스에 선보였는데, 연말까지 방문자 수가 230만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GS25는 지난 10월 로블록스에 편의점 시뮬레이션 체험 '모여봐 GS25'를 오픈했다. 사진. GS25.
GS25는 지난 10월 로블록스에 편의점 시뮬레이션 체험 '모여봐 GS25'를 오픈했다. 사진. GS25.

특히 최근에는 오프라인과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CU는 올 상반기 내 메타버스 플랫폼 제프월드에 30개 이상 점포를 선보일 계획이다. 메타버스 상에서 사용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온라인 경제활동이 현실로 이어지는 메타커머스(메타버스+커머스)를 본격화하기 위해서다. CU는 제프와 함께 사용자의 콘텐츠 활동이 보상으로 연결되는 생태계를 기반으로 쇼핑, 레저, 엔터테인먼트 등 현실의 일상 소비 경험이 가상현실과 이어지도록 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도 올해 말까지 가상 편의점을 통해 대표 상품을 소개하고, 해외 인지도를 향상시킨다는 전략이다. 더불어 메타버스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현실에서 배송을 받을 수 있는 O4O 시스템을 연내 구축할 계획이다.   

일부 편의점은 메타버스를 보다 다각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팀까지 꾸렸다. GS25는 전략TFT팀을 구성해 메타버스 사업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키울 방침이다.

편의점 업계가 메타버스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가교로 활용하는 이유는 뭘까. 유통업계는 업종 내 경쟁이 치열해진 데서 원인을 찾는다. 편의점 업계는 1~3위까지의 격차가 크지 않다. 게다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점주들의 부담이 증가하면서 매장을 정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CU에서 GS25로 간판을 바꿔다는 것처럼 경쟁사로 갈아 타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홍보가 중요해졌지만, 프로모션 비용을 늘리기엔 부담이 크다. 때문에 경제적 비용으로 더 큰 판촉효과를 얻을 수 있는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0년 4787억달러(약 607조7100억원)였던 메타버스 시장은 내년에 7833억달러(약 990조60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메타버스 서비스가 대중화되면, 다양한 서비스 수요가 창출되기 때문에  편의점 업계가 터를 닦고 있다는 해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온라인처럼 메타버스도 하나의 통로가 될 것"이라며 "온라인 기반 서비스가 다양하게 발전하듯이 메타버스도 같은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전환에서 애를 먹었던 편의점 업계가 메타버스 진출에 서두르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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