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기준 총 11명...지난해 대비 3명 늘어

신한은행, 등기이사 2명 포함 4명으로 가장 많아

은행권 ESG 경영 확대 및 여성인력 프로그램 운영 영향

4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4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국내 4대 시중은행의 공고했던 '유리 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금융권 내  ESG 경영 확산에 따른 성 평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능력 위주의 여성 리더를 기용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특히 여성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은행들의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여성 임원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주요 은행들의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여성 임원은 총 11명으로 동년 대비(2021년 3분기 8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임원 대비 여성 임원 비율은 2021년 3분기 7.01%에서 올해 9.01%로 소폭 상승했다.

4대 은행 중 여성 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에서는 여성 임원 4명이 활동 중이다. 박현주 소비자보호 그룹장(부행장)과 김혜주 마이데이터 유닛장(상무)가 상근직이며, 김명희 비상임 이사와 이인재 사외이사를 비상근 임원으로 두고 있다.  전체 임원 내 여성임원 비중은 12.12% 이다.

KB국민은행은 총 3명의 여성 임원을 두고 있으며, 오순영 상무, 허유심 상무, 문수복 사외이사 등이다. 이 가운데  올해 선임된 문수복 사외이사는 후보추천 위원회 위원장과 평가 보상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하나은행은 총 3명의 여성임원을 보유하고 있다. 김소정 부행장은 디지털경험본부장으로, 이인영 상무는 소비자보호그룹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현자 사외이사는 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우리은행의 여성 임원은 1명이다. 전체 임원 26명 중  유일한 여성 임원인 송현주 투자상품전략그룹 부행장보는 지난 2월 임원으로 임명됐다. 우리은행의 경우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여성 이사가 없다.

ESG 경영·여성인력 양성 프로그램, 여성임원 확대 영향 

이 같이 은행권의 여성임원 상승폭은 크진 않다. 하지만  ESG 경영 확산에 따라 자발적인 여성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 등을 통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비상장사인 은행들은 최근 개정된 여성이사 관련 법안의 영향도 받지 않는다.  지난 8월부터 시행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서는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사의 경우에만 '이사회 내 여성이사 선임'을 의무화 하고 있다. 우리은행에 여성 이사가 여전히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은행권 내 트렌드가 된 ESG에서 성 평등을 강조해 여성 임원 수가 늘었 다는 평도 나온다. 실제 기업 ESG 수준을 평가하는 ESG 평가에서 여성 임원 수는 '지배구조' 내 가점 항목이다. 한국ESG기준원의 경우 등기임원 가운데 여성 임원 수를 평가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추진 중인 여성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여성 임원 수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KB은행은 그룹사 차원에서 오는 2025년까지 여성 인재 비중을 본부 부장급 20%·팀장급 30%·팀원급 40%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여성 임원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2019년부터 임원과 신임 여성 부점장을 멘토 멘티로 매칭하는 프로그램  'WE(Womans Empowerment) 스타(STAR) 멘토링'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 2018년부터 그룹사 차원의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인 ‘신한 쉬어로즈(SHeroes)’를 통해 여성 리더십 강화를 위한 그룹 멘토링과 맞춤형 코칭을 제공하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제 4회 신한 쉬어로즈 컨퍼런스'에서  쉬어로즈 4기 맴버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

하나은행은 그룹 차원의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인 '하나 웨이브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1기 수료생 가운데 2명이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여성 리더 양성 프로그램 '우리 WING'을 선보이며 내부 여성 소속장·관리자·책임자급 인력 60명 대상으로 리더십 특강과 그룹 코칭을 진행하기도 했다. 최초 여성 임원인 송 부해장보도 해당 프로그램 출신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우수한 여성 인력들이 균형감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여성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중장기적 로드맵을 마련해 여성 리더 양성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4대은행 여성임원, 여전히 여성 직원 비중 및 국제 기준보다 낮아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은행권 여성 직원 대비 임원 비중이 낮아 여성 임원 확보를 위해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주요 은행들의 남녀 임직원 성비가 절반에 가깝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성이 내부 승진으로 고위직까지 올라가는 과정엔 유리천장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한 국제사회 여성 임원 비율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코노미스트가 조사한 OECD 회원국의 이사회 내 여성 임원 비율은 25.6%다. 9.01%인 올해 3분기 기준 4대 은행의 이사회 이사와 비등기 이사를 더한 여성임원 비율과 비교해도 2배 이상 차이 나는 셈이다.

이은경 한국UNGC협회 실장은 데일리임팩트에 "여전히 국내 은행들의 여성임원 수는 전 임직원 대비 여성직원 수와 국제사회 기준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ESG에서도 꾸준히 성 평등을 포함한 다양성이 강조되고 있기에, 여성 육성 프로그램 등 여성 임원 확대를 위해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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