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입 신청 안해, 강제성 없으나 투자자 주주활동·투자시 고려
4대금융 여성이사 비중도 '꼴찌'...우리금융 "내년도 편입 노력 "

사진. 우리금융그룹.
사진. 우리금융그룹.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국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우리금융지주 만이 유일하게 기업 양성평등 수준을 나타내는 블룸버그 양성평등지수(GEI)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금융측은 GEI 편입 신청 자체를 하지 않은데 따른 불가피한 결과라는 해명을 내놨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결과가 자칫 다양성을 고려한 해외투자자들로부터 투자 기회를 놓치는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KB국민·신한금융지주는 2023년 블룸버그 양성지수에 연속 편입됐다. GEI는 블룸버그가 제작한 성평등 지수로서, 동종사와 다양성과 평등 정책의 성과를 비교 분석해 편입 여부를 매년 1월 말 발표한다. 

대상은 시가총액 10억 달러 이상인 미국 증권거래소 상장기업으로, △여성 리더십과 인재육성 △동일 임금과 양성 임금 동등성 △포용적 문화 △성차별 예방 정책 △ 대외 브랜드 등 총 5개 부문을 평가해 선정한다.

GEI는 강제성은 없지만, 대다수 다양성 성과가 양호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GEI평가를 신청하고 있다. 

비록 GEI는 재무적 벤치마크가 아닌 참고 지수지만, 일부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GEI나 젠더 이슈를 고려한 투자나 주주활동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실제 ISS, 글래스 루이스, 블랙록 등은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에서, 일정비율의 여성이사를 선임하지 않는 경우 해당기업의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 혹은 이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는 이사에 대한 재선임안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양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GEI 편입 기업도 증가했다. 2023 블룸버그 양성평등 지수 편입 기업은 국내 3대 금융지주사를 포함해 484개로, 전년 대비(418개) 66개사가 늘었다.

GEI 신청하지 않은 우리금융

이처럼 GE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유독 우리금융의 이름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 

실제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우리금융은 한번도 GEI 평가를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GEI에도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우리금융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특히, 유일하게 GEI 편입 신청 하지 않은 우리금융의 여성이사 비중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작다는 점은 주목해볼 만 하다.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KB금융은 24%(8명) 신한금융은 11%(3명), 하나금융은 13.6%(3명)이 었으나 우리금융은 5%(1명)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8월 자본시장법 개정안(자산총액 2조원 상장기업 여성이사 선임 의무화)도입 후 법적인 책임만을 준수하고 있는 수준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2019년 지주 설립 후 편입된 이력은 없다"며 "내년도 GEI지수 편입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한국ESG기준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단순 GEI 편입이 ESG 평가에서 긍정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며 "다만 기업이 자발적으로 다양성 목표를 세우고, 개선해 여성임원이나 이사가 늘어나면 가점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GEI편입 국내 금융지주...여성 역량강화·양성평등 문화 확산 PG 활발   

반면, 올해 GEI 편입된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사내 성평등 문화 확산과 여성 임원 양성 프로그램을 활발히 추진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5년 연속으로 GEI에 편입됐다.  KB금융은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연근무제와 가족돌봄제도 등 워킹맘을 배려하는 가족 친화적 정책△여성 인재 역량 강화 프로그램 운영 △직급별 여성 임직원 비율 △성희롱 예방 정책 공개 등의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5년 연속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관리자급 여성 인재 육성 프로그램 ‘신한 쉬어로즈(SHeroes)’ 운영 △스마트 근무제도 시행  △임신 전기간 단축 근무 △출산 및 육아 휴직 사용 △직장 어린이집 운영 등 다양한 양성 평등 문화 정착을 위한 지속적인 사업 성과를 인정받았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비대면으로 열린 신한 쉬어로즈 4기 출범식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신한금융.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비대면으로 열린 신한 쉬어로즈 4기 출범식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신한금융.

게다가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양성평등을 포함한 조직 내 다양성 관리를 위해 관련 성과와 목표를 담은 '다양성 보고서'도 발간하고 있다.

'하나금융 그룹은 이보다 길지 않지만 2년 연속 편입에 성공했다.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 '하나 웨이브스(Hana Waves)'는 지난 2년간 전문성과 리더십을 겸비한 70명의 여성 리더를 배출했고, 이 중 6명이 임원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또한 △임신기 단축근무 개선 △초등학교 입학 자녀 돌봄 단축근무 확대 △육아휴직 분할 사용 확대 △가족돌봄·난임·태아검진 휴가 확대 등 여성 복지 증진을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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