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사업 본격화…온·오프라인 통합 광고 솔루션 구축

앱-택시-주차장 등 아우르는 생태계로 노출 효과 극대화

택시 호출·대리운전, 기존 사업자 반발에 정부 규제로 불안

수익성 및 사업 경쟁력 강화…브랜드 충성도 제고에 긍정적

세부 전략 빠진 상생 계획…중소 사업자 입지 축소 우려도

카카오모빌리티 광고 마케팅 웨비나에서 사업 담당자들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 광고 마케팅 웨비나에서 사업 담당자들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광고 사업에 무게를 실었다.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광고 사업을 추진,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호출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불안한 상황이다. 규제산업이다 보니 카카오모빌리티가 새 사업모델을 발굴, 적용하기에 한계가 있어서다. 이윤 확대에 기여했던 대리운전 역시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사실상 사업 확대가 불가능해졌다. 카카오 본사에서 매각을 검토할 정도로 카카오모빌리티의 사업성은 물음표가 달린 상황. 안정적 이익 창출과 지속적 성장세를 달성할 수 있는 광고 사업을 통해 회사의 가치를 입증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멀티미디어‧광고 생태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브랜드 발전소·틱톡·LG유플러스·KT is 등과 광고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제결했다. 

핵심은 연결성을 광고의 다각화다. 카카오T 앱은 물론 가맹택시 뒷자석, 주차장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동시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시켜 노출 효과를 극대화 한다. 

카카오T 앱의 경우, 광고 모델을 고도화한다. 현재 앱 대기 화면, 배너, 메뉴 아이콘, 택시 위치 핀, 전면 팝업 등을 통해 광고가 노출되고 있다. 광고주의 이벤트에 참여하는 대신 무료로 포인트를 지급하는 리워드 광고도 진행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동영상·이미지를 활용한 배너광고 등을 내놓고, 참여형 리워드 광고 모델을 다듬는다. 

이와 함께 오프라인 광고 모델을 새로 출시한다. 가맹택시인 카카오 T 블루 뒷좌석을 광고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블루 RSE다. 차량 주행정보 등을 보여주는 인포테인먼트와 유사하다. 태블릿 화면 한쪽에서는 셀럽 인터뷰, 생활 정보, 예능 등 3~4분 가량의 솟폼 콘텐츠를, 다른 한쪽에서는 택시 위치를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위치 핀에 광고를 붙이는 식으로 광고 노출시간을 늘린다. 주차장이나 엘리베이터, 지하철 등에 설치되는 상업용 디스플레이(디지털 사이니지)를 활용한 광고도 선보인다. 

카카오T 앱에서 노출되는 광고. 택시를 호출하면 위치를 알리는 핀을 통해 브랜드가 노출된다. 사진. 카카오T 갈무리.
카카오T 앱에서 노출되는 광고. 택시를 호출하면 위치를 알리는 핀을 통해 브랜드가 노출된다. 사진. 카카오T 갈무리.

카카오모빌리티가 온·오프라인 통합 광고 솔루션을 구축하는 이유는 기존 사업방식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 대리운전, 주차, 셔틀, 카풀까지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어왔다. 서비스 신청은 온라인에서 하지만, 실제 이용은 오프라인에서 이뤄진다. 사실상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업을 펼쳐온 셈이다. 

게다가 택시는 광고플랫폼으로서 꽤 유용하다. 이용자 1명이 하루 평균 택시에 탑승하는 시간은 약 15분, 1회 평균 이동 거리는 10km다. 택시 한 대가 하루 동안 운행하는 건수를 추산해보면 최대 30건에 이른다. 대당 30명에게 광고를 노출할 수 있는 것이다. 

카카오T 이용자 규모를 생각하면 노출 효과는 더 커진다. 카카오T 가맹택시 기사는 23만명, 카카오T 앱 누적 가입자는 3100만명에 달한다. 월 활성 이용자(MAU) 역시 1000만명을 넘겼다. 고객층이 넓은데다 타깃층을 세분화할 수 있어 비용 대비 광고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 RSE 광고는 잠재 수요는 물론, 실제 구매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RSE 광고를 도입한 일본의 경우, RSE 시청자의 반응을 조사했더니 해당 제품·서비스에 대한 관심도가 77.4% 증가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내부적으로도 광고 효과가 확인됐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카카오T 앱 전면 팝업 광고만 집행했을 경우와 블루 RSE를 함께 집행한 경우를 비교한 결과, 블루 RSE를 같이 진행한 쪽의 구매전환율(CTR)이 약 45% 이상 높았다. 

보다 실질적 이유도 있다. 기업 가치의 입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에 비로소 280억원의 흑자를 올리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카카오 본사는 모빌리티 사업 매각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엔데믹 전환으로 국내외 여행이 활성화 되고, 모빌리티 산업 성장세가 기대되는 상황이지만 카카오는 위험성이 크다고 봤다. 택시 호출, 대리운전 등 사업을 확장할 때마다 관련업계의 반발에 직면했다. 

택시 호출을 둘러싼 업계와의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콜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택시 호출 서비스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야심차게 진출한 대리운전은 더 이상의 확장이 어렵게 됐다. 유선 콜 대리운전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3년 간 사업 확장을 할 수 없다. 여기에 티맵모빌리티가 대리운전 호출 중개 1위 업체인 로지소프트를 전격 인수하면서 틈새 공략의 길도 막혔다. 로지소프트는 호출 중개 시장의 70%를 점하는 과점 사업자다. 향후 사업 추진력을 확보하고, 플랫폼 사업자로서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 광고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한 것이다. 

올해 국내 광고 시장 규모는 약 15조원으로 전년 대비 9.3%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장은 디지털·온라인 광고로 무려 61.4%를 차지한다. 규제가 적은 신규 시장을 선점하면 수익성과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련 사진. 구혜정 사진기자
카카오모빌리티 관련 사진. 구혜정 사진기자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데에도 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업간거래(B2B)로 카카오T포인트, 쿠폰 등을 판매 중이다. 카카오T 포인트, 쿠폰을 받은 소비자의 이용률은 91.2%나 된다. 광고 효과는 물론, 카카오T 서비스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실 사용자를 늘리는 효과가 강력하다. 

관건은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피할 수 있느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오픈형 광고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회원가입만 하면 광고를 집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 광고 비용을 낮춰 지역 소상공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역량 있는 중소 협력사도 발굴한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오픈형 플랫폼은 장기적으로 지향하는 목표”라며 “광고주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를 회사가 검수하거나, 소상공인 광고주와 콘텐츠 제작사를 연결하는 등 상황에 맞춰 다양한 지원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오픈형 플랫폼의 구체적 방향성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는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상당수의 영세업체들이 있는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위협적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며 “강력한 광고 플랫폼을 가진데다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열린 웨비나에서도 카카오모빌리티의 독과점을 우려하는 질문이 이어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저희 혼자 모든 것을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불가능”이라며 “모든 매체와 제휴·협력이 열려 있고, 광고시장 특성상 각각 전문성을 가진 업체들이 공존하는 생태계가 구축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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