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지난해 인뱅 3사 중 유일한 역성장
토스뱅크 맹추격, 수신 잔액은 추월당해
리더십 교체, IPO 재추진으로 반전 모색

케이뱅크 본사/사진=케이뱅크 제공
케이뱅크 본사/사진=케이뱅크 제공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지난 2017년 인터넷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출범한 케이뱅크가 위기에 빠졌다. 업계 1위 카카오뱅크와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것은 둘째치고 지난해 상반기까지 적자에 시달리던 토스뱅크가 첫 분기 흑자를 기록하며 맹추격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인터넷은행 중 유일하게 역성장하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지난해 말 은행장을 교체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고 2022년 10월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는 기업공개(IPO)를 다시 추진하기로 결정하는 등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케이뱅크, 인터넷은행 3사 중 유일한 역성장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8.4% 줄어든 124억원을 기록했다. 10분기 연속 흑자 기록은 이어갔지만 경쟁사들의 성장세가 워낙 가팔라 상대적으로 뒤쳐지고 있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작년 3분기 당기순이익 9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 증가했고 토스뱅크도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86억원을 기록하며 설립 후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고객 수 역시 마찬가지다. 토스뱅크는 지난달 기준 고객 수 900만명을 돌파하며 1000만명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인터넷은행 가운데 가장 늦게 출범했지만 케이뱅크(953만명)를 거의 따라잡은 것이다. 같은 해 출범한 카카오뱅크와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월까지 고객 수 2300만명으로 압도적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반면 케이뱅크는 지난해부터 고객 수가 더디게 증가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고객 수는 2020년 219만명에서 2021년 말 700만명으로 약 1년여 만에 빠르게 성장했다. 문제는 그 이후 2년여 동안 약 250만명 늘며 증가세가 멈췄다는 점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여·수신 잔액에서도 토스뱅크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수신 잔액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토스뱅크가 23조6000억원으로 케이뱅크(19조6000억원) 대비 4조원 넘게 더 끌어모으며 앞서기 시작했다. 여신 잔액은 13조8400억원으로 토스뱅크(12조3500억원)보다 1조5000억원 정도 앞서고 있다. 

다만 토스뱅크가 현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취급하지 않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토스뱅크가 여·수신 잔액에서 케이뱅크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는 것과 다름 없다는 업계 일각의 주장도 있다.

리더십 교체, IPO 재추진...반전 가능할까?

케이뱅크도 토스뱅크의 맹추격에 맞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먼저 지난해 12월 리더십 교체를 통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케이뱅크의 새로운 수장 최우형 은행장은 17년간 금융권 IT 컨설팅 경험을 가져 금융과 IT 기술 모두에 능한 전략가로 평가받고 있다. 

최 행장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대학원 재무관리 석사를 마쳤다. 1992년 하나은행에 입사해 금융업을 경험한 후에 삼성SDS, 글로벌 전략 컨설팅업체인 액센츄어·IBM 등을 거쳤다. BNK금융에서는 디지털·IT부문장으로서 그룹의 디지털 전략을 수립, 비대면 금융 강화를 이끌었다.

최 행장은 취임 직후 IPO 재도전을 발표하며 빠른 실천력을 보여주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초 IPO 작업에 착수하며 상장 추진 당시 IPO 대어로 꼽혔지만 대내외 시장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하면서 IPO 계획을 연기한 바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18일 이사회를 열어 IPO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 연내 IPO 상장을 목표로 이른 시일 내에 지정감사인 신청 및 상장 주관사 선정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2년 전과 달리 인터넷은행 3사의 실적이 모두 평균 이상을 기록하고 있어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IPO 재도전은 성공할 전망이다.

몸값으로는 5조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케이뱅크 주가는 1만340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현재 케이뱅크 발행 주식수(3조7569만5151주)를 곱하면 추정 시가총액은 4조6586억원이다. 여기에 신주 발행을 가정하면 시총은 5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케이뱅크는 토스뱅크에 뒤처진 수신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지난 2일 신규 고객 1만명을 대상으로 연 10% 금리의 파격적인 적금 특판도 시작했다. 해당 특판 상품은 당초 2주간 판매를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출시 하루 만에 한도가 소진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인터넷은행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케이뱅크가 2위 자리를 지키려면 올해 IPO 성공은 물론 카카오뱅크 주담대, 토스뱅크 외화통장 같은 대표적인 상품을 개발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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