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 법인 선정, 조만간 운영위원회 구성 예정
브릿지론만 18곳,업계 침체로 처리 방안 미지수
사업장 수·사업 형태·채권자 다양해 변수될 듯

태영건설 본사/사진=태영건설 제공
태영건설 본사/사진=태영건설 제공

[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지난 11일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절차를 개시한 태영건설의 자산 실사가 본격화됐다. 실사 과정의 핵심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가 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삼일회계법인을 실사 회계법인으로 선정하면서 본격적인 실사 절차에 들어갔다. 삼일회계법인은 태영건설의 자산부채 실사를 거쳐 존속 능력에 대한 평가를 진행한다. 

분쟁 조정을 위한 '주 채권단-PF 대주단 운영위원회'도 조만간 구성될 예정이다. 운영위원회가 구성되면 현재 태영건설이 참여하고 있는 60개의 PF 사업장에 대한 처리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 될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것은 이 중 사업 초기인 브릿지론 사업장이 18곳이라는 점. 워크아웃 개시 이전부터 일각에서는 첫 삽조차 못 뜬 브릿지론 사업장이 시공사 교체·재구조화·사업장 매각 등의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된 본 PF 사업장 상황도 안심할 수 없다. 특히 이 중 17곳은 비주거 시설 사업장으로 이 역시 정상적인 사업 진행이 어렵다 판단될 경우 정리 수순을 밟을 수 있다.

불투명한 사업성에 대출만기가 여러 차례 연장된 사업장들이 어떤 방식으로 처리될지에 관심이 자연스레 쏠리고 있다. 전반적인 업계 침체로 인해 대체 시공사를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태영건설의 경우 워크아웃에 불을 붙인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을 비롯해 서울 구로, 경기 광주·김포, 대전, 강원 강릉, 부산 등에 PF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다.

보유한 PF 보증 사업장 가운데 미착공 사업장은 △강릉 남부권 관광단지 조성 사업 △김포 걸포4지구 도시개발사업 등이 있다. 특히 '성수동 오피스 2차’는 아직 토지 매입도 끝나지 않은 미착공 사업장이었으며 매각 1순위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구미 꽃동산공원 조성 사업 △대전 유천동 주상복합 △천안 제6 일반산업단지 조성 △동대전 홈플러스 △독산동 노보텔 개발사업 등 사업 형태도 다양하다.

특히 태영건설 채권자는 최대 400여 곳에 이른다. 채권자와 사업장 수가 많다는 것은 실사 과정에서 고려할 요소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워크아웃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실제 그간 건설사 워크아웃은 PF 사업장별 대주단과 주 채권단의 의견 대립에 있어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태영건설 여파가 커지자 당국도 부동산 PF 부실 위기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지난 21일 한 지상파 방송에 출연해 태영건설 워크아웃 영향으로 대두된 부동산 PF 위기에 대해 "PF를 갑자기 줄이게 되면 금융시장에 큰 문제가 올 수 있다"며 "충격이 덜하도록 연착륙시키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의 PF는 기본적으로 땅은 자기자본으로 사고 이후 사업을 할 때 현금 흐름을 일으키지만, 우리나라는 95%가량을 대출을 일으켜 땅부터 산다"며 "그러다 보니 분양 가격이 폭락하면 줄줄이 영향을 받는, 쉽게 말해 ‘폭망’ 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약 3개월간 실사를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태영건설의 PF 처리 방안을 포함한 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후 4월11일 2차 금융채권자협의회를 소집해 결의 절차를 거친다. 다만 실사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1개월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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