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9월 무선통신 가입자 KT 역전
통계허점 지적한 KT, 2위 굳히기 공세
3분기 무선사업 매출격차 1200억원
내년 3만원대 5G요금 확대…접전예상

왼쪽부터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김영섭 KT 대표. /사진= 각 사
왼쪽부터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김영섭 KT 대표. /사진= 각 사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이동통신 2위 자리를 놓고 KT와 LG유플러스 양 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5G가입자 수와 현재까지의 실적 면에선 KT가 앞서 있지만 LGU+ 역시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며 KT를 뒤쫓고 있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9월 무선통신 가입자 수 통계 결과에선 만년 3위인 LG유플러스가 KT를 역전하며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에 대해 KT가 이례적으로 긴급 브리핑을 자청해 통계에 대한 해명까지 나선 걸로 볼 때 KT 내부에서도 이번 상황을 심상치 않게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LG유플러스는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SK텔레콤과 KT에 이은 이동통신 만년 3등 자리에서 2위와 견줄만큼의 유의미한 지표를 일부 획득했다는 것만으로도 소득이 있었다는 판단에서다.

통신사 2위 경쟁은 이제 본격화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LG유플러스는 무선통신 전체 가입자 수에서 KT를 추월한 것을 계기로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혀 나가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자존심을 다친 KT 역시 2위 수성을 위해 고삐를 조일 전망이다. 이달 진행될 임원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김영섭 KT 대표의 사업 구상도가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전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무선통신(MNO) 시장에서 지난 9월 기준 LG유플러스(LGU+)가 1801만6932명의 가입회선을 확보하며 1713만3388명의 회선을 기록한 KT를 추월했다. LGU+가 무선통신 회선 수로 KT를 추월한 것은 최초다.

이에 대해 LGU+는 고무적인 분위기다. 7일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여명희 LGU+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같은 내용을 강조하며 "무선 가입자 부문에서 사물인터넷(IoT) 가입자 증가로 역대 최고 수준의 성장을 이뤘고 가까운 시일 내에 가입 회선 수 순위 변화도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무선통신 가입자 수. / 사진=LGU+
LG유플러스의 무선통신 가입자 수. / 사진=LGU+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SK텔레콤 · KT · LGU+ 이상 3사가 독점한 가운데 순위 변동도 1 · 2 · 3위로 오랫동안 고정돼 있었다. 이 가운데 LGU+는 꾸준히 시장점유율을 늘리면서 존재감을 발휘하더니 최근 KT를 위협할만큼의 성장을 증명하는 실적도 내놓고 말았다. 이번 무선통신 가입자 수 통계 결과 역시 그 중 하나다. LGU+는 6개 분기 연속 가입 회선을 두 자릿수로 꾸준히 늘리며 KT를 제친 것이다. 

다만 통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선통신 사업을 차지하는 세부 내역에서 KT는 인 당 매출 규모가 높은 휴대폰 비중이 약 79%를 차지하는 반면 LGU+는 사물지능통신이 33%로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휴대폰 비중은 약 61% 수준이다. 무선통신은 휴대폰과 함께 가입자기반 단말장치(태블릿·웨어러블 기기 등), 사물지능통신(IoT)으로 나뉜다. 

KT가 강조하는 점은 사물지능통신보다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높은 휴대폰 가입자면에서 자사가 월등히 높으니 통계 수치만 보고 무선통신 2, 3위를 판단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김영걸 KT 커스터머부문 상품기획담당(상무)은 전날 열린 온라인 브리핑에서 "사람에게는 (휴대폰으로) 월 평균 3만원대 수익을 내서 이통3사 합산 총 23조 규모의 시장인 반면 사물지능통신의 경우 가입자당 평균매출은 수백원에서 수천원 규모로 전체 시장규모는 5000억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KT와 LGU+ 간 무선통신 사업 실적은 큰 차이가 나야 할텐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3분기 무선사업에서 KT와 LGU+ 간 매출 차이는 1211억원 수준이며, 접속매출을 제외한 무선서비스 매출로만 보면 1162억원으로 격차는 더 좁아진다. 무선서비스 매출은 기본료와 통화료 데이터 등의 수익을 합산해 산정된다.

먼저 KT는 올 3분기 무선사업에서 1조708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수치다. 이중 접속 매출을 제외한 무선서비스 매출은 1조6233억원으로 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는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1조5870억원의 매출을 무선사업에서 달성했다. 접속매출을 제외할 경우 1조507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3.1% 증가폭이 더 크다.

KT의 무선가입자 수. /사진=KT
KT의 무선가입자 수. /사진=KT

KT와 LGU+ 간 무선사업 실적 차이는 매출 비중인 높은 핸드셋 기준 5G 가입자수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 3분기 KT는 핸드셋 기준 5G 가입자가 951만4000명으로  70%를 돌파했다. LGU+도 핸드셋 기준 전체 가입자 중 5G 고객 비중이 61.9%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3% 증가했다. 가입자 수 면에서는 아직 KT보다 적다.

다만 과거에는 매출 비중이 높은 5G 가입자의 양적 확보가 중요했지만 앞으로는 5G 가입자의 질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통신시장 경쟁 촉진에 따라 내년부터 3만원대 5G 요금 경쟁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5G가입자 중에서도 데이터를 많이 쓰는 고가 요금과 중저가 요금 이용자가 나뉘는 만큼 단순히 5G 가입자 수나 무선사업에서의 상대적인 비중만으로 경쟁력을 판단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그간 무선사업은 아무래도 매출 비중인 높은 핸드셋 기준 5G 가입자 수가 중요하지만 앞으로도 가장 중요한 항목이라고 볼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LGU+는 최근 이통사 중 최초로 월 3만원대 요금을 포함한 5G 맞춤형 요금제 '너겟'을 출시, 16종에 달하는 상품을 내놓으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통신의 플랫폼화를 추진하는 U+3.0 전략의 일환이다.

눈길이 가는 점은 KT 역시 LGU+와 유사한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일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KT 관계자는 "통신 본연의 원가구조를 개선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서비스 안정성 강화, 고객 편의 강화를 추진하겠다"라며 "통신의 플랫폼화를 통해 통신 판을 바꿔 나가겠다. 요금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서비스 플랫폼화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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