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 21%가 여성
등기이사도 증가…여성이 13.7% 차지

100대 기업 이사회 내 여성 등기이사 비율. 자료. 유니코써치.
100대 기업 이사회 내 여성 등기이사 비율. 자료. 유니코써치.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의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이사회에 합류한 여성 임원의 비중도 10%를 돌파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이 여성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정 자본시장법은 자산 2조원이 넘는 기업 이사회를 구성할 때 특정 성별(性別)로만 채우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12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447명) 가운데 여성(94명)의 비율은 21%에 달했다. 사외이사 5명 중 1명은 여성인 셈이다. 100대 기업 내 여성 사외이사는 2020년 7.9%(35명)에서 2021년 15%(67명)로 2배 가량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0%대에 진입했다. 

특히 1980년 이후 출생한 MZ세대 사외이사 6명이 모두 여성인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여성 사외이사들의 경력을 보면, 학계 출신이 44.7%로 가장 많았고, 변호사 등 법조계 출신은 24.5%로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의 심수옥(롯데쇼핑), 두산퓨얼셀코리아 대표를 역임한 신미남(에스오일), 매일유업 사장인 김선희(SK), AIG손해보험 부사장을 지낸 김소희(코리안리) 등 최고경영자(CEO)나 임원 출신 여성 사외이사들이 늘었지만, 아직까지는 비재계 출신들이 더 많았다. 기업의 생리를 잘 파악하고 있지만, 대기업 등에서 여성 임원 인원이 적은 까닭에 비재계 출신들이 더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성 사외이사가 활약하는 기업의 수도 증가했다. 2020년에는 30곳에서 2021년 60곳으로, 지난해에는 82곳까지 늘었다. 

100대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가 가장 많은 곳은 한국가스공사였다. 8명의 사외이사 중 4명이 여성으로 채워졌다. 삼성전자, 한국전력(한전), 기아, 에스오일, LG화학, 롯데쇼핑, LG에너지솔루션, 삼성전기, 금호석유화학도 2명의 여성 사외이사가 활동하고 있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여성 비율이 66%나 됐고  LG화학·삼성전기도 4명의 사외이사 중 절반이 여성이었다. 기아·에스오일·롯데쇼핑은 40%, 삼성전자는 30% 이상이 여성이었다. 

이에 여성 등기이사도 증가세다. 100대 기업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여성 등기이사는 모두 99명이었다. 이에 전체 등기이사 중 여성은 13.7%를 차지했다. 여성 등기이사는 2020년 5.2%, 2021년 9.2%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통계의 함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성 사외이사의 이사회 진출이 늘어나 전체적으로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향후 여성 사외이사 영입을 활발해질 전망이다. 유니코써치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일부 기업의 경우 기존 사외이사의 임기가 남아 있고, 마땅한 여성 사외이사 후보를 찾지 못해 여전히 남성 중심의 이사회를 운영하는 대기업도 있다”면서 “올해 3월 주총을 전후로 여성이 이사회에 진출하는 기업과 인원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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