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절하 우려 커지며 올해 상장 철회 11곳 달해

티쓰리엔터, 유비온 등 소형 IPO에는 기관 수요 몰려

이달 소형 IPO 잇달아 예정…투심 유지 여부 '주목'

한국거래소 여의도 사옥. 사진. 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 여의도 사옥. 사진. 한국거래소.

[데일리임팩트 이상현 기자]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기대주로 주목받던 ‘밀리의 서재’와 ‘제이오’가 상장 철회를 선택한 가운데, IPO시장의 문을 두드린 시가총액 1000억원 전후의 소형 기업들은 상장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IPO '알짜 흥행'에 성공한 공모주의 상당수가 대형주보다는 소형기업에 집중되면서 이러한 흐름 또한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전반적인 IPO 시장의 약세가 공모액 축소와 같은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공모조건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공모 투자자에게 더 유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이번 달 소형 공모주들의 수요예측 일정이 계획돼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어진 국내 IPO시장의 냉각 속에서도 '틈새 공략'에 나선 시가 총액 1000억원 전후의 소형 공모주들의 선전이 눈길을 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넷마블 등 대형 IPO가 이어지며 광풍이 불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으로 IPO시장 역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실제로 최근 상장을 철회한 밀리의 서재, 제이오 뿐 아니라 올해 상장을 철회한 기업은 지금까지 총 11곳에 달한다. 이들은 수요 예측 과정에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수준의 낮은 경쟁률, 공모가를 받아들자 연내 상장 철회를 결정한 바 있다.

이처럼, 상장 철회 소식이 잦은 IPO 시장에서도 소형 공모주는 유의미한 평가를 받으며 흥행에 성공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소형 공모주인 △티쓰리엔터테인먼트 △유비온 △티에프이의 경우 공모가가 희망 밴드 최상단에서 결정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리듬게임인 ‘오디션’으로 잘 알려진 티쓰리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이번 수요예측에서 총 1586곳의 기관이 참여해 1744.0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수요예측 신청가격의 경우, 희망 공모가 최상단인 1700원 이상을 제시한 비중이 92.21%에 달했다.

에듀테크 전문기업인 유비온과 반도체 패키지 테스트 핵심부품 전문기업 티에프이는 각각 수요예측에서 736.72대 1, 1295.1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또 수요예측 신청가격에서 희망 공모가 최상단인 1만500원, 2000원 이상을 제시한 비중은 각각 71.03%, 92.54%를 기록했다.

반면, 예상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소위 ‘대어급’ 기업들의 IPO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금리 인상 및 IPO 시장의 약세에 예상 공모가보다 낮게 책정될 것이란 우려로 상장 연기 및 철회를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상장 예정이던 현대오일뱅크는 심사 승인을 받았음에도 상장 절차를 중단했고, CJ올리브영과 SSG닷컴은 상장 계획을 미뤘다.

케이뱅크 사옥. 사진.케이뱅크
케이뱅크 사옥. 사진.케이뱅크

케이뱅크도 내년 1분기로 상장 시기를 연기했다. 특히 9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며 연내 상장에 자신감을 내비쳐왔던 케이뱅크의 경우, 증시 부진 및 상장한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 주가의 하락을 이유로 상장 시기를 미룬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금리 상승으로 인한 매크로 변수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면서, 당분간 국내 IPO 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시장의 약세에도 소형 공모주들의 경우 수급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중대형주에 비해 견조한 성적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업계 내부에서는 11월 중 수요예측 일정이 예정돼있는 △펨트론 △인벤티지랩 △바이오인프라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 등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최근 IPO를 강행한 기업들의 경우 기존 공모가가 기대보다 낮게 책정되고 있는데, 이러한 시장 전반의 약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다만, 성수기 효과로 시장의 관심이 분산돼 공모가가 낮아지는 만큼, 낮은 공모가로 상장하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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