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개 증권사 서비스 순차적 시행

목돈 없는 투자자에 투자 기회 제공

한국거래소 여의도 사옥. 사진. 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 여의도 사옥. 사진. 한국거래소.

[데일리임팩트 최동수 기자] 국내 증시에도 소수점 주식 거래 서비스가 시행된다. 적은 투자금으로 주식을 살 수 있어 MZ세대 등 목돈이 없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최소 주문 금액·종목·수수료 모두 증권사별로 달라 하락장을 겪고 있는 현재 주식 시장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 삼성증권 등 24개 증권사가 이날부터 국내 주식에 대해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시행한다.

소수점 거래 서비스는 주식을 1주 단위가 아닌 소수점 단위로 매매하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1주를 사려면 5만4500원이 필요하지만 소수점 거래를 이용하면 0.1주(5450원) 단위로도 거래할 수 있다. 서비스는 증권사가 소수점 거래 주문을 취합해 한국거래소에 직접 호가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다만 공정거래법상 출자 제한 규정으로 인해 일부 증권사에서는 해당 회사 계열사 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매매할 수 없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예를 들어 삼성증권에서는 삼성 계열사를, 카카오페이증권에서는 카카오와 카카오페이를 거래할 수 없다. 최소 주문 금액도 100원에서 1000원까지 증권사별로 제각각인 상황이다.

또 소수점 주식은 배당을 받을 수 있지만 의결권은 없고 특정 시간에 한 번에 거래가 처리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원하는 가격이나 시기에 거래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요소도 존재한다.

앞서 증권사들은 해외 주식에 대해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해왔지만 그간 국내에선 '주식 불가분' 원칙으로 인해 불가능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권리의 분할이 용이한 신탁방식을 활용해 주식 불가분 원칙과 기존 인프라를 훼손하지 않는 방안을 고안했고 지난해 9월 국내 주식에 대해서도 소수 단위 거래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소수점 주식은 배당소득세·양도소득세 대상에서도 배제된다. 기획재정부는 소수점 거래 시행을 앞두고 최근 이 같은 세법 해석을 내놨다.

증권업계에선 이번 소수점 거래 서비스 시행에 대해 앞으로의 상황을 더 지켜봐야 된다는 입장이다. 한때 30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가 지난 23일 2300선 이하로 떨어지면서 증권 시장 자체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아직 제한적인 부분도 많고 살 수 있는 종목도 많지 않아 실효성 면에서 커다란 변화를 주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