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포르쉐 등 고가 외제차 다수 피해

역대 최고 손해액 가능성에 보험료 인상 여론 ↑

사진. 김동영 기자.
사진. 김동영 기자.

[데일리임팩트 최동수 기자] 지난 이틀간 수도권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인해 2000건이 넘는 차량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의 피해 보상에 비상이 걸렸다. 포르쉐, 벤츠 등 고가의 외제차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손해액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 영향으로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면서 업계에선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보험료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번 폭우로 인해 보험료 인하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관측이다. 오히려 보험료 인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12개 손보사에 접수된 피해 신고는 8600건, 손해액은 1184억1000만원으로 추정된다.

그중 국산 자동차는 5771건에 492억8000만원, 수입차는 2829건에 691억3000만원이다. 이는 지난 2002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번 집중호우가 수도권 중에서도 전문직과 자산가가 많은 서울 강남에 집중되면서 초고가 차량의 피해가 많았고 손해액도 큰 폭으로 늘었다.

실제 피해를 입은 차량 중에는 5억원에 달하는 페라리와 2억3000만원의 벤츠S클래스, 1억8000만원의 포르쉐 파나메라, 1억7000만원의 벤틀리 등 초고가 차량도 포함됐다. 침수 피해 차량 보상은 자동차 가액을 기준으로 지불된다. 차량 가액이 높을수록 손보사들이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의 규모와 손실도 커질 수밖에 없다.

역대급 폭우가 강남에 집중되면서 손해보험사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강남 지역에 있는 고가의 차량들이 침수되면서 전손 처리 등을 고려하면 손실액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구혜정 기자.
사진. 구혜정 기자.

손해율 감소했지만 이번 폭우로 보험료 인상 가능성도

앞서 손보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영향과 더불어 상반기 유가 급등에 따른 자동차 운행량 감소로 사고 건수가 줄면서 자동차 손해율 역시 안정적으로 관리해왔다.

지난 6월 말 자동차보험 부문 빅5의 손해율은 삼성화재 76.3%, 현대해상 78%, KB손해보험 75.9%, DB손해보험 76.5%, 메리츠화재 74.1%를 기록했다. 빅5 손보사의 상반기 손해율 평균은 76.2%다. 보험업계에서는 통상적인 자동차 보험 적정 손해율을 78~80%로 보고 있다.

안정된 손해율로 인해 손보업계는 2017년 이후 4년 만에 생보사 실적을 앞지르는 등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개선세는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개선된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이유로 연초에 이어 하반기에도 자동차 보험료를 추가로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업계 내부에서도 보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휴가철 차량 증가와 이번 폭우 피해가 겹치면서 손해율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제기됐던 자동차 보험료의 추가 인하는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손보사 관계자는 "8~10월은 태풍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라 통상적으로 손해율이 상반기 대비 5~7%가량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 폭우까지 오면서 손해율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히려 업계에서는 손해를 메꾸기 위해 손보사가 보험료 인상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자동차보험의 보험료는 손해율에 따라 인상·인하를 결정하는 데 이번 폭우로 손해액 규모가 역대 최대액을 기록할 수 있단 전망이 나오면서 보험료 인상 압력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침수 피해 규모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이면서 손해액 역시 계속 증가하고 이에 따른 보험료 인상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수도권 폭우로 인한 손실 수준을 국내 손보사가 관리 가능한 수준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오면서 보험료 인상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반응도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10일 보고서를 통해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는 효율적인 재보험 활용으로 순손해액을 제한할 수 있다"며 "상반기 손해율 관리도 잘 되어있어 세전 이익 대비 예상 손실 규모는 관리 가능한 수준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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