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ESG 보고서 내 스코프 3 목표 강화·온실가스 배출 부채 공개

국내외 기관 투자자 기후변화 중장기 데이터 요구 늘어

SK이노베이션 본사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소재 SK서린사옥 전경 사진.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본사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소재 SK서린사옥 전경 사진. SK이노베이션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SK이노베이션이 국내외 투자자의 주주 관여 활동에 대응해 온실가스 저감 전략과 기후 리스크 정보 공개를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발간한 2022 ESG 리포트를 통해 '이해관계자 요구를 수렴해 넷제로 로드맵 내 공급망 배출량(Scope 3) 목표를 담고 추진 계획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투자자들이 기후 리스크와 관련한 구체적인 목표와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어 대응하는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다수 투자자는 SK이노베이션의 넷제로 전략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일부는 감축 옵션 별 투자비용, 단기 및 중장기 감축 목표 명시,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옵션 제시 등 보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정교화한 넷제로 전략을 보고서에 담았다. 2050년까지 계열사 통합 공급망 배출량 90% 감축을 장기 목표로 설정했다. 지난해 설정한 75% 감축보다 더욱 도전적인 목표다.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TCFD) 자료도 구체화했다. SK이노베이션은 TCFD 전략 부분에 시나리오에 따라 2050년까지 발생할 수 있는 배출부채(배출권 거래제 하에서 온실가스 배출권 구입을 위해 지출해야 할 비용)도 담았다. 

SK이노베이션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에 따른 배출권 구매 비용 증가와 유상할당 비율 상승을 반영해 “탄소 배출 저감 노력이 없을 시 2025년에는 최대 460억 원, 2030년 1100억 원, 2040년 4000억 원, 2050년에는 1조 원의 배출부채가 예측된다”고 보고했다. 

SK이노베이션은 투자자들의 개선 요구를 반영한 넷제로 특별 보고서를 이달 중순 중에 공개할 계획이다.  

블랙록 등 국내외 기관투자자, 기후변화 전략 보완·자료 공개 요구 확대

이 같이 기후 변화가 기업 재무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기정 사실화 되면서,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국내 기업에 온실가스 감축 전략 보완과 관련 데이터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APG)은 지난 2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10대 기업에 기후 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당시 박유경 APG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 총괄이사는 "탄소 배출량을 실제로 감축할 뿐 아니라 이행 계획을 주주와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올해 초 국내 기업들에게 보낸 주주 서한에서 기후변화에 적극적인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기업들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단기·중기·장기 목표 설정이 필요하고, 기후 변화 관련 재무 정보 공개 협의체(TCFD)의 공시 기준에 따른 보고서 발행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자산운용사도 투자 기업에 환경 데이터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메리츠자산운용은 카카오에 서면 질의서를 보내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정보공개 요청에 3년 연속 무응답 한 사유를 묻고 기후 관련 정보공개 계획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기업이 주주 관여 활동에 대응해  탄소중립 전략을 강화하거나 비재무적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성장에도 도움이 되는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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