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성·접근성은 기본, ESG 경영 전략과 정보 일치성 높여야

ESG 투자 정보, 위험과 기회 시계열로 담고 산업 특성 반영 주문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사진 : 데일리임팩트 DB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사진 : 데일리임팩트 DB

[데일리임팩트 이승균, 박민석 기자] ESG 투자가 확산하는 만큼 기업 ESG 공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토대로 공시는 물론 투자자,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와 적극 소통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책자 발간과 함께 웹 기반 보고 사이트를 구축하거나 정성적인 내용이 담긴 부분과 정량적 수치가 담긴 부분을 구분, 사용자 편의를 위해 인터렉티브 기능을 추가하는 등 세심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 공인회계사에 따르면 지난해 ESG 보고서 발간 기업은 179곳으로 전년 대비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많은 지속가능경영, ESG 보고서 중 투자자에게 매력적이고 특별히 우수하다고 평가받을 수 있는 보고서의 특징을 알아보고 투자자에게 반드시 선별 제공해야 하는 정보를 탐색하기 위해 국내 ESG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ESG 공시 우수 기업 요건, '신뢰성, 접근성'은 기본

국내 전문가들이 ESG 공시 우수 기업 요건으로 중복 선정한 3가지 테마는 신뢰성과 접근성, 비교 가능성이다. 정보 공시, 기업의 업과 관련한 리스크 요인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보 공개 과정, 제3기관을 통한 검증 체계 전반에 대한 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웅희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센터장은 데일리임팩트에 "과거 기업이 자발적인 설문조사를 통해 외부에 영향력 있는 정보만을 공개했다면 이제는 자본시장 내 공개된 데이터에 책임지는 공시로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검증 되지 않은 정보는 소송으로 연결될 수 있어 검증 체계를 갖추는 것이 기업들에게 최우선 선결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국내외 기업들은 ESG 공시 내역이 자본시장법상 '중요사항'으로 분류될 경우 향후 투자자와의 분쟁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내외 규제당국과 증권 거래소 등은 ESG 공시를 사업보고서 내에 통합하는 방식으로 보고 데이터의 신뢰성과 책무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컨설팅 업체들도 기업이 판별하는 '중요성' 정보도 법률적 책임을 질 수 있는 정보에 한해 포함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한 체계적인 데이터 관리도 요구되고 있다. 윤덕찬 지속가능발전소 대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명확히 식별해 제공하지 않으면 기업이 보여주고 싶은 정보만 보여주게 된다"며 "이러한 기업은 중대성 평가가 잘못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ESG 경영 전략과 정보 일치성 높여야

공개 정보가 기업의 ESG 경영 비전과 미션, 전략과 일치하거나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 나왔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데이터 별 목표와 비전, 미션, 목표, 전략, 실천 과제가 존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사무국장은 "모든 ESG 정보는 전략적으로 공개되어야 하며 정보 공개 취지를 이해해야 하며 설명 가능해야 함을 전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덕찬 대표도 "공시가 우수한 기업은 목표와 전략이 잘 정리되어 있다"며 "이를 토대로 많은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정보 접근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장윤제 법무법인 세종 ESG연구소장은 대표적인 사례로 제너럴모터스, 코웨이를 예로 들며 "ESG 투자자 입장에서는 결국 필요한 정보를 잘 보여주는게 공시 잘하는 기업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코웨이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뿐 아니라 ESG 데이터센터를 통해 ESG 경영과 관련한 거의 모든 정량적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심지어 윤리강령 위반 조치, 변칙영업 위반 건수 등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소지가 있는 정보도 모두 공시하고 있다.

ESG 투자 정보, 위험과 기회 시계열로 담고 산업 특성 반영해야

한편, 전문가들은 ESG 투자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비교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나아가 산업별 특성을 반영하고 과거, 현재, 미래 순서로 위험과 기회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웅희 센터장은 "국제 표준(SASB 등)에서 말하는 기업 가치에 영향을 주는 미래 위험이나 기회와 관련한 정보를 최대한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의 외부의 이해관계자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다시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므로 미래 리스크와 관련한 정보 공시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기업의 과거, 현재, 미래 ESG 리스크와 이에 대응하는 전략을 담아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윤덕찬 대표는 "투자자들은 기업이 속한 산업의 중대성 이슈를 파악하고 이를 기초로 해당 기업의 관리 수준을 판단하는 특성이 있다"고 봤다.

장윤제 소장 역시 정보의 연속성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내 기업의 ESG 보고는 업종 내 비교가 어렵고 정보 연속성도 부족한 편"이라며 "데이터 신뢰도 문제가 발생하기에 피어 평가 가능한 연도별 공통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민석 지속가능연구소 소장은 비교가능성 등 TCFD 작성 7가지 원칙에 따라 공시를 하면 투자자에 필요한 ESG 정보를 잘 선별해 전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홍보성이 짙어 요즘 투자자들이 잘 안 본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TCFD에서 말하는 4개 분야 목표처럼 거버넌스, 전략, 리스크, 목표 등 기업이 갖고 있는 ESG 리스크 수준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오 국장은 "기업 가치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거나 비교 가능해야 한다"며 "기후변화 데이터, 오너의 횡령, 반부패 사건 및 배임 건수, 중대재해 발생 건수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