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성 판별 기준 없으면 ESG 회계 어렵다 토로

비재무 중요성 개념 정립해야 회계 통합 가능

대한상공회의소가 30일 오전 세종대로 대한상의회관에서 개최한 ‘제2차 대한상의 ESG 아젠다그룹 회의’에서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가 30일 오전 세종대로 대한상의회관에서 개최한 ‘제2차 대한상의 ESG 아젠다그룹 회의’에서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대한상공회의소 

[데일리임팩트 이승균 기자] 재계가 국제 표준으로 안착할 것으로 예상되는 ESG 공시와 관련해 재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성’ 판별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중요성 판별 기준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재무와 비재무 정보를 함께 공시하는 'ESG 회계'의 실무 적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단체들은 이같은 의견이 담긴 ESG 공시 표준 개선안을 금융위원회에 전달했다.

금융위는 국제 ESG 공시 표준과 관련해 수렴한 의견을 오는 29일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에 제출한다. ISSB는 각국 의견을 반영해 올해 하반기 ESG 공시 표준을 공표한다.

국내 기업 ESG 및 회계 전문가들은 회계정보에서 다루는 중요성 개념을 지속가능성과 관련한 중요성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IFRS 회계기준 실무서에 따라 재무정보의 중요성은 비교적 손쉽게 판단 가능하나 정성적으로 작성된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를 정량 정보로 전환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특정 유형자산이 지속가능성 위험으로 시장가치가 급락해 손실 처리해야 할 경우 이를 적합하게 평가해 재무제표에 반영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재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성’ 이슈를 선별하는 것은 ESG 회계 안착을 위한 최우선 선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ISSB는 중요성과 관련해 “주요 이용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것"으로 제한적으로 정의하고 있어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요성 평가 결과 활용 가능성 낮아, SASB 주목

실제 기업들은 중대성 평가를 통해 ESG 경영과 관련한 중요 이슈를 도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스탠다드를 참조해 이슈 풀을 구성하고 미디어 및 경쟁사 분석 국제 평가 기관의 가중치 등을 참고해 사회, 환경 영향도를 반영, 우선 순위를 정한다.

기업들이 ESG 공시 표준을 적합하게 반영하려면 해당 방식으로 도출한 중요성 ESG 이슈 중 재무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를 별도로 선별하거나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ASB)를 활용해야 한다.

ISSB는 SASB의 산업기반 공시 사항을 토대로 중요성 이슈를 판별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대성 평가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 인권경영, 인재개발 및 임직원의 삶의 질, 순환경제, 기업 지배구조, 준법 윤리경영, 산업안전보건, 폐기물 관리, 지역사회 발전 등 10대 이슈를 도출했다.

해당 이슈 중 일부는 ISSB가 말하는 재무에 영향을 미치는 지속가능성 중요 이슈로 분류될 수 있으나 상당수는 전환이 쉽지 않아 SASB의 활용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SASB를 통해 하드웨어 부문은 제품 안전, 제품 수명주기 관리, 공급망 관리, 원료 공급을 반도체는 온실가스 배출 등 제한적인 항목을 공시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기업 입장에서 재무에 영향을 미치는 비재무 정보 판별은 SASB가 유리하다"며 "비용 편익 측면에서도 SASB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ESG 투자업계에서는 향후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중요성 평가가 주요하게 활용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ESG 투자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가장 범용적으로 활용되는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인 지속가능성 보고 가이드라인(GRI)이 국제 공시 표준에 대응해 올해 하반기 중요성 평가 프로세스를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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